밤 9시 취식 금지에 편의점들 분통.."영업 접는 게 나을 판"

조소진 2021. 8. 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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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상 밤에 문을 닫을 수도 없는데, 월급을 줄 방법이 없으니 심야 아르바이트 학생에게는 그만 나오라고 했어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날씨가 선선해 야외 테이블 매출이 급증하는 성수기인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특수를 날려 버리게 됐다"며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심야 영업을 아예 접는 게 나을 판인데, 24시 영업을 못 박은 계약 때문에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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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야외 테이블도 9시 이후 못 펴
편의점들 "가맹 계약 때문에 영업 단축도 못해"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편의점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계약상 밤에 문을 닫을 수도 없는데, 월급을 줄 방법이 없으니 심야 아르바이트 학생에게는 그만 나오라고 했어요."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서 4년째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이렇게 말하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점주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연장된 데 이어 야간 취식 제한시간까지 1시간 앞당겨지자 편의점 업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방역이라고 하소연한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였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편의점에도 강화된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편의점도 오후 9시 이후 점포 내 취식이 금지되며, 야외 테이블을 펼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의 야외 테이블. 정부는 23일부터 4단계 지역에서 카페·음식점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고 편의점도 오후 9시 이후 야외 테이블 이용 및 취식을 금지했다. 뉴시스

편의점 업계는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식당들이 일찍 문을 닫으며 야간 취식이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게 점주들의 얘기다. 이들은 편의점의 취식 가능 시간이 1시간 줄어들어 손님 자체가 감소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편의점들은 심야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싶지만 가맹 계약 때문에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날씨가 선선해 야외 테이블 매출이 급증하는 성수기인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특수를 날려 버리게 됐다”며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심야 영업을 아예 접는 게 나을 판인데, 24시 영업을 못 박은 계약 때문에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GS25 직원이 점포 내 취식공간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테이블에 붙이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편의점 업계는 배달 수요 증가에 대비해 자체 플랫폼에서 배달 가능 품목을 늘리거나, 할인전을 기획하며 위기 극복 방안을 찾고 있다. GS25는 배달전용 모바일앱 ‘우딜(우리동네 딜리버리)’을 이용하면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100원 딜' 상품, 여러 상품 주문 시 60%까지 할인해주는 '모아모아딜' 등을 준비했다. 추성필 GS리테일 마케팅팀 과장은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로 배달 주문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해 우딜을 통한 배달 주문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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