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회개하게 하소서" 사랑제일교회 800명, 광화문에 우르르[현장+]
"주여, 주여, 주여"
22일 오후 1시쯤 서울시 중구 광화문 광장에 모인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입을 모아 '주여'를 외쳤다.
'주여' 삼창(三唱)을 마친 신도들은 이윽고 두팔을 높게 들더니 입 밖에 소리를 내 기도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문재인이 회개하게 하소서" "성령의 불로 태우소서"란 말이 들렸다. "십자가 군병들아 주 위해 일어나"라며 큰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는 성도도 눈에 띄었다.
앞서 사랑제일교회은 방역 수칙을 연거푸 어긴 탓에 성북구 본 예배당이 '시설폐쇄' 처분을 당했다. 그러자 교회 측은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유튜브를 활용한 야외 예배를 진행했다. 경찰 측 추산 800여명 신도가 광장에 모였다. 교회 측은 예배에 앞서 "성도들이 광화문 일대에서 걷거나 찻집에서 예배에 참석할 것"이라며 "방역 수칙 위반은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달 수도권 내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됐음에도 대면 예배를 거듭 열어 지난 20일 성북구청으로부터 시설폐쇄 처분을 받았다. 현재는 건물 전체가 아닌 건물 안 예배당(본당)만 폐쇄된 상태다.
교회가 위치한 서울 성북구 장위동은 재개발이 한창이다. 사랑제일교회도 보상금 문제 두고 오랜 기간 재개발 조합과 대립해 왔다. 교회로 향하는 길 곳곳에 재개발의 흔적이 보였다. 머리 위를 허름한 인삼천이 덮고 있었고, 길 오른편엔 벽 없이 누런 천이 쳐져 있었다. 길 한가운데 출입을 막으려는 듯 방송 스크린을 실은 트럭이 가로로 주차돼 있기도 했다.
큰 길에서 5분쯤 걸어 도착한 교회의 철제 문 윗편에는 월담을 막으려는 듯 뾰족한 송곳이 곳곳에 박혀 있었다. 정문에 도착하자 교회 측은 "안에는 못 들어간다"며 취재진 앞을 막아섰다. 출입문 안편에선 신기한 듯 정문 앞에 모인 취재진의 사진을 찍어댔다. 교회 측은 철제 문을 조금씩 열어 서울시 단속팀 관계자들만 안으로 들여보냈다.
교회에 따르면 단속팀은 자가진단키트로 무증상자인지 확인한 후, 명부를 작성하고, 방역샤워기를 지났다. 이 모든 과정을 합쳐 본 예배당을 둘러보고 출입문으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분이다.
한 여성 성도(60대)는 경찰 펜스 앞 바닥에 앉아 양산을 펴고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그는 성경책을 펼친 채 그 위에 스마트폰을 올리고 유튜브 예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신도들은 영상에 실시간 댓글을 달고 있었는데 "아멘"이 연달아 올라왔다. 이 여성은 "지난해 8·15 집회 때부터 전광훈 목사의 예배를 드렸다. 지금 나라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힘줘 말했다.
흩어 앉은 성도들이 일제히 소리 내 기도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오후 한시쯤, 예배 인도자 측의 요청을 받은 듯 성도들은 일제히 두팔을 높게 들고 "아멘"을 외쳤다. '십자가 군병들'이란 찬양을 따라 부르며 팔을 휘적이고 춤추는 신도도 눈에 띄었다. 이윽고 소리 내 기도하는 이른바 '통성기도'가 시작됐는데 곳곳에서 "이 나라를 살리소서"란 말이 들렸다.
예배를 마치고 난 뒤 방역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포착됐다. 오후 1시 30분쯤 동화면세점 앞에서 한 50대 남성은 마스크를 벗은 채 스피커로 찬송가를 틀고 큰 소리로 따라 불렀다. 10m 떨어진 지점에선 중년 여성 3명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마스크를 벗고 도시락을 나눠 먹기도 했다. 동화면세점 앞 공터에는 예배가 끝났음에도 성도 50여명이 모여있다.
현장 근처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20대 여성은 신도들이 일제히 "아멘"을 외치자 흠짓 놀라며 뒤를 쳐다봤다. 그는 "원래 종교에 부정적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모두가 정부의 방역 지침을 지키는데, 본인들 교리에 빠져 이를 무시하는 것을 보니 무섭기도 하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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