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을 사람이 없다"..역대급 저질 대선, 국민만 괴롭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암담하다. 정치권이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지만 여야는 집안싸움에만 골몰한다. 비전과 시대정신 언급은 사라졌고 경쟁자를 깎아내리는 소모적 논쟁만이 남았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달 넘게 '명낙대전'이라는 소모적 논쟁을 벌였다. '김부선 스캔들'부터 시작해 '형수 욕설', '노무현 적통 논쟁', '경선 불복', '백제 발언', '도지사 찬스' 등 온갖 네거티브가 오갔다. 잠시 휴전했던 명낙대전은 지난 12일 이 지사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하면서 재발한다.
'황교익 사태'는 일주일 내내 집권여당을 폭격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황씨에게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하자, 황씨는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반발했다. "이낙연 측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짐승", "이낙연 꼴사납다", "미개한 대한민국" 등의 막말까지 쏟아졌다.
결국 이 전 대표측이 사과하고 황씨가 사장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가 했지만 이 지사가 지난 6월 경기도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한창이던 때 황씨와 유튜브 콘텐츠용 '떡볶이 먹방'을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이 지사는 이외에도 음주운전, 검사 사칭 등 전과가 있기도 하다. '형수 욕설', '김부선 스캔들'과 같은 리스크도 여전하다.
양측 갈등이 잠잠해지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은 곧 정리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이 대표는 곧바로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며 "곧 정리된다"의 대상이 '윤석열'이 아닌 '당내 갈등'이었다고 반발했다. 두 사람이 한 발씩 물러서며 사태는 수습 국면에 들었지만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이란 비판을 받으며 지지율이 내려갔다.
대선주자들의 지지율도 추락세다. 윤 전 총장은 처가 논란에 이어 '대구 민란',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은 없다', '부정식품 선택할 자유' 등의 발언으로 '1일 1구설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역대 대통령 후보들은 당시 시대정신과 비전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대 대선에서는 그러한 무게감을 가진 후보가 실종됐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번 대선에 찍을 사람이 없다'는 푸념"이라며 "거의 모든 후보들에게 도덕적 흠결이 있고, 또 '말실수'도 연일 거론된다. 국가를 이끌어갈 '비전'을 말하고 논하는 경우도 전무하다"고 말했다.
네거티브 공세는 어느 선거에나 있었지만 이번 대선이 유독 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치열하지 않은 대선이 언제는 있었겠느냐마는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해진 거 같다"며 "우리 정치의 후진성과 현주소를 명확히 보여주는 현상이다. 기본적으로는 모든 후보 캠프의 잘못이다"고 설명했다.
야권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4차 산업혁명 등 여러모로 질서가 변동하는 전환적 시대에 여야를 떠나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얘기해야 한다"며 "네거티브보다 희망을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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