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메이커 남양·한샘 M&A도 난항

노유선 기자 2021. 8. 2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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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새 주인 찾는 기업들.. 하반기 M&A 큰 장(3) - 갑질 논란 중견기업, 승계 대신 매각 꼼수?

[편집자주]역사상 최고 주가를 달리는 글로벌 자산시장의 영향으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불이 붙었다. 매각을 기다려왔거나 주가 상승의 기회를 틈타 회사 지분을 내놓으려는 기업들이 여러 형태로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M&A 시장에서 기업 사냥에 나선 사모펀드(PEF)들의 활약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조 단위 빅딜이 잇따라 예고됐고 규모는 작지만 업계 1위 강자인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들도 M&A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M&A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연기한 배경에 대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증여세도 줄이려는 꼼수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박지혜 기자

창립 50년을 넘긴 남양유업과 한샘, 유통업계 두 장수기업이 경영권 승계 대신 기업 매각을 택했다. 남양유업은 사회적 파장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한샘은 마땅한 후계자가 없다는 이유로 각각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매각을 결정한 이면에는 대외 이미지 회복을 노린 계산이 깔려 있거나 주식을 현금화해 증여세를 줄이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남양유업은 매수인과의 임시주총을 일방적으로 연기했고 한샘은 시장가격의 두 배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제시한 상황이다. 두 회사의 무리수가 매각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꼼수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남양유업 임시주총 돌연 연기… 경영권 유지 포석?


남양유업은 지난 4월 한 심포지엄에서 자사의 요거트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과거 대리점주 갑질 논란과 창업자 외손녀의 마약 투여 사건, 경쟁사 비방 댓글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남양유업은 결국 홍원식 전 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과 함께 사임 의사를 밝히기에 이르렀다.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 27일 한앤컴퍼니에 지분 52.63%(37만8938주)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매각 의지에 진정성이 있는지는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홍 전 회장은 매각 과정에서 ‘상식 밖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남양유업은 임시주총(7월 30일) 하루 전날 밤 주총을 9월 14일로 연기한다는 내용의 팩스를 한앤컴퍼니 측에 전달했다. 그 배경에 대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증여세도 줄이려는 꼼수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전 회장은 물론 장남 홍진석 상무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보직해임됐지만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몰래 승진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홍 전 회장은 회장직 사퇴와 남양유업 대주주 지분 매각계약을 체결한 후에도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일각에선 임시주총 연기 이유에 대해 홍범석 본부장의 잔류 전략이란 관측도 있다. 홍 본부장이 음료 프랜차이즈 브랜드 ‘백미당’을 성공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데다 형인 홍진석 전 상무와 달리 사건 사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홍진석 전 상무는 지난 4월 자금 유용 의혹으로 보직 해임돼 대기발령 상태다. 홍 전 상무는 회사가 리스한 수입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자녀 생일 등 가족행사에 사용된 비용을 회사에 청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임시주총에서 남양유업은 새 사내이사와 비상임이사를 선임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집행임원제도는 집행임원이 이사회로부터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권과 집행권을 위임받고 이사회는 집행임원을 감독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계약서상 홍범석 본부장을 잔류시킨다는 내용이 빠져 있었다면 남양유업으로선 임시주총을 연기하는 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인수가격 높이려는 전략?


임시주총 연기의 또다른 배경으로 남양유업이 인수금액(3107억원)에 불만을 가졌을 가능성도 있다. SPA 체결 당시 남양유업 주당 매각가는 81만3000원이었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주가의 52%였다. M&A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인수금액이 남양유업 가치보다 낮다는 시각도 있다. 남양유업의 현금과 부동산 자산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의 현금과 부동산 자산은 총 3890억원으로 인수금액을 넘는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520억원으로 이 중 340억원의 부채를 빼면 남양유업이 보유한 현금은 1180억원으로 집계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1964빌딩 사옥과 지방 공장 및 물류센터의 공시지가를 계산하면 부동산 자산이 약 2710억원에 달한다.

본사로 사용 중인 1964빌딩은 약 1500억원, 기타 부동산은 1210억원으로 알려졌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재협상 제안이 결렬될 경우 남양유업은 거래대금의 10%를 위약금으로 내더라도 계약을 파기하는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샘 사옥 / 사진제공=한샘



시가 2배 요구한 한샘, 과거에도 가격협상 실패


남양유업과 마찬가지로 과거 대리점주 갑질 논란, 사내 성추행 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한샘 역시 M&A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샘은 지난 7월 14일 “최대주주 조창걸 회장(15.45%)과 특수관계인 7인이 보유한 기명식 보통주식 전부(지분 30.21%)와 경영권 양도에 관해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가격은 1조원대 중반으로 추정되며 최대 1조7000억원까지 예측하는 시각도 있다.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은 83세 고령의 나이로 슬하에 4남매를 뒀지만 아들은 2012년 사망했고 남은 세 자매는 경영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을 물려줄 후계자가 없다 보니 매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샘으로선 올해가 최고가격으로 기업을 매각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주거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수요가 급증했고 가구업계 1위 한샘의 기업가치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IMM PE는 온라인 가구회사 오하임아이엔티를 보유해 M&A 과정에서 한샘의 요구사항을 상당수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IMM PE 측은 한샘의 희망 가격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이 제시한 주당 가격은 20만~25만원으로 전해졌다. 이는 시장가격의 두 배 수준이다. 인수 소식이 알려지기 전 한샘 주가는 10만원대 초반이었다.
업계는 IMM PE가 인수금액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샘은 2~3년 전에도 사모펀드 ‘칼라일’, ‘MBK파트너스’ 등과 매각 논의를 진행했지만 번번이 가격 협상에 실패해 매각을 불발시켰다. 일각에선 장수기업의 창업자가 가업 승계 대신 M&A를 선택하는 배경으로 높은 증여·상속세를 지목하기도 한다.

현행법상 증여재산이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인 경우 20% 할증평가되고 과세표준 30억원을 초과하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18년 보고서에서 “대주주에 대한 상속세 누진세율을 보면 OECD 평균 26.3%, 한국 65.0%”라며 “기업 총수에게 가업 상속보다 PEF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2020년 중견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 80.8%가 가업 승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가업승계 시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71.7%가 ‘조세 부담’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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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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