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원지업체, 가격인상 '치킨게임'

2021. 8. 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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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께 진정한 승자가 가려진다.

원지가격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골판지업계와 '모르쇠'로 인상안을 던져놓은 원지업체간 '치킨게임'이 공급가격을 정산하는 다음달께 결판이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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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수요 급증 영향
원지가격 반년새 세차례 올려
골판지업계 "가격인상 수용 못해"
내달 10일께 '진정한 승자' 결정
성남 제1 스마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상자를 나르고 있다. [오아시스마켓 제공]

“원지값을 올린지 얼마나 됐다고 또 올리겠단 말이냐?”

다음달 10일께 진정한 승자가 가려진다. 원지가격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골판지업계와 ‘모르쇠’로 인상안을 던져놓은 원지업체간 ‘치킨게임’이 공급가격을 정산하는 다음달께 결판이 날 전망이다. 발단은 세 차례에 걸친 원지가격의 인상 통보다.

23일 골판지업계에 따르면, 태림페이퍼와 아진피앤피, 전주페이퍼 등 3곳이 이달부터 원지값 인상안을 통보했다. 골판지업체들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며 물밑협상을 하고 있다.

관례상 정산을 하고 세금계산을 마감하는 다음달 10일 전후에서야 원지가격 인상안 수용 내지는 철회 여부가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원지 공급량이 많은 아세아, 신대양, 고려제지 등이 인상안을 따라가지 않은 것이 긍정적인 신호라 보고 있다.

택배상자를 만드는 골판지는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지난해 10월 국내 원지 생산량의 7%를 담당하던 대양제지의 화재로 공급이 줄면서 ‘금(金)판지’가 됐다. 골판지를 만드는 원료인 원지 공급이 줄자 가격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원지값은 지난해 11월 평균 25%, 지난 4월에는 15% 올랐다. 6개월도 안되는 사이에 40%나 가격이 뛴 것. 여기에 태림페이퍼 등 제지기업 3곳은 이달부터 12~15% 가량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골판지업계는 반 년 새 세 번이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공급자 우위인 시장구조를 악용한 행동이라 반발했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지난달 원지 기업들에 ‘공급자 우위 시장지위 남용행위 중단 촉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등을 찾아 건전한 시장 구조가 정착되게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조합이 이번 인상안에 거세게 반발하는 배경에는 두 번의 원지가격 인상으로 인해 박스 단가를 조정한 직후라, 이번 인상분은 단가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진무 골판지조합 전무는 “대규모 택배 물량을 발주하는 대기업과 어렵게 협의해 이달부터 인상된 가격으로 박스 단가를 조정했다”며 “그것도 원지가격 인상분 40%의 절반(20%) 정도만 겨우 단가를 올려받기로 했다. 원지가격을 또 올리면 골판지업체들은 다시 단가 협의를 할 수 없고 원가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호소했다.

원지업계는 원료인 폐지가격이 올라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골판지업계는 원지 제작에 폐지가 들어가는 비율이 절반도 안되는데다, 지난해까지 폐지가격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폐지값은 2019년 7월 1kg당 62.9원이었던게 지난해 3월 55.6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상승세를 타 지난달에는 138.3원으로 올랐다.

골판지업계는 일부 제지기업들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긴요하지 않은 가격인상을 추진한다고 본다. 실제 원지를 만드는 제지기업들은 지난해부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태림페이퍼는 지난해 매출이 7433억원으로, 전년보다 72.8% 올랐다. 전주페이퍼도 전년보다 200%나 오른 4785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도 2019년의 손실을 털어내고 7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제지업체들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아세아제지는 올해 반기 매출이 451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0.2%나 성장했고, 영업이익(661억원)은 1년새 97.5%나 증가했다. 삼보판지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2525억원)은 지난해 동기보다 38.0%, 영업이익(446억원)은 110.3% 증가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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