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만 지원"..토요타·닛산 '비상'

김규식 2021. 8. 2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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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NOW]
하이브리드 집중하던 日의 고민

전기차 ‘지각생’인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계가 유럽·미국 등의 ‘탈(脫)탄소’ 추세에 맞춰 전동화 차량(전기차·연료전지차 등) 개발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토요타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상용차 부문 등에서 전동화 기술 개발을 위해 연합군을 구성했고 닛산은 전기차 부품 협력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토요타가 아직 이렇다 할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지 못했고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전동화 차량 경쟁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또 전동화 차량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혼다는 인력 구조를 바꾸기 위해 2000여명을 조기퇴직시키는 등 변화의 ‘그늘’도 나타난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유럽·미국 등에서 ‘제로 배출차’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던 일본 자동차 업계는 부랴부랴 전기차 사업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매경DB>

▶토요타, 전기·연료전지차 개발

닛산, 전기차 협력 업체에 보조금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판매되는 신차에 대해 주행 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제로 배출차’로 대체해 사실상 가솔린 신차를 퇴출시키겠다는 계획을 지난 7월 발표했다. 미국은 최근 2030년 신차의 절반이 전동화 차량을 비롯한 친환경차로 바뀔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일본차 업계의 고민거리는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외부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가 지역·나라에 따라 ‘제로 배출차’나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유럽의 제로 배출차에 전기차나 연료전지차가 들어가지만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우 하이브리드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차 업체 입장에서 향후 사업을 위해서는 전기차나 연료전지차를 적극 개발하고 비중도 높여야 하는 셈이다.

토요타가 중심이 돼 히노·이스즈자동차 등과 설립한 상용차 기술개발사인 ‘커머셜재팬파트너십테크놀로지(CJPT)’에 최근 스즈키와 다이하쓰공업이 참여를 선언했다. 스즈키와 다이하쓰 가세에 따라 CJPT 협력 분야가 상용차에서 경자동차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PT는 특히 전동화·커넥티드 분야 협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등에 강점을 갖고 있고 그동안 차세대 전략으로 수소연료전지차 등의 연구를 많이 해온 만큼 전기차에서 다소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요타는 지난 4월 전기차 콘셉트카인 ‘bZ4X’를 공개했고 내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내세울 만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지 못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토요타가 미국의 전기차 전환을 위한 투자를 늦추고 하이브리드를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토요타의 경우 세계 판매량 1000만여대 가운데 2030년에 200만대가량을 전기차·연료전지차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닛산자동차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40% 정도를 전기차로 구성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특히 전기차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부품을 개발하는 협력사에 보조금을 주는 제도를 연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닛산은 협력사와 ‘얼라이언스 스트래티직 파트너(ASP)’라는 협업 체계를 구축해 개발 초기부터 긴밀히 연계할 방침이다. 전기차 경량화와 연결되는 차체나 구동 부문 부품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주요 지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차에서 전동화 차량·자율주행 등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혼다는 최근 인력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조기퇴직을 모집했고 2000명 이상이 여기에 지원했다. 이 회사가 조기퇴직에 나선 것은 내연기관에서 전동차·자율 운전 등으로 사업·생산 구조를 변화하는 과정에서 중장년층에 편중된 인력 구성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본 언론에서 나온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kks1011@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3호 (2021.08.25~2021.08.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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