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수철 레드로버 고문 "애니메이션 지재권에 메타버스 더한다"

박지영 기자 입력 2021. 8. 23. 16:05 수정 2021. 9. 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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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박스오피스 2위 오른 애니메이션 '넛잡' 제작
기존 강점에 꿈 해몽 서비스 등 신규 사업 더해
"궁극적으로는 메타버스 플랫폼 만드는 게 목표"
이수철 레드로버 중국사업파트 고문이 마이몽체험센터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레드로버 제공

지난 2014년 콘텐츠 전문 기업 레드로버가 제작한 국산 애니메이션 ‘넛잡’이 개봉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이후 레드로버는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과 제작 기술에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애니메이션 제작 인력만 300명에 달했다. 하지만 후속작 ‘넛잡2′가 흥행에 실패하고, 2018년 중국 기업과의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리면서 레드로버는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결국 2019년 주식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레드로버는 지난해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면서 쇄신에 나섰다. 사업도 주력인 애니메이션 IP에 더해 해몽 서비스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해몽 서비스 ‘마이몽’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토대로 꿈을 분석해 개인에 맞춤 해석을 해준다. 현재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8월 말 정식 버전이 출시된다. 지난 20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마이몽체험센터에서 레드로버 의장을 맡았던 이수철 레드로버 중국사업파트 고문을 만났다.

―레드로버는 어떤 회사인가.

“초창기 레드로버는 애니메이션 3D 장비 회사로 출발했다. 2014~2015년에는 애니메이션 용역을 받아 작업했는데, 2014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넛잡’이 큰 성공을 거뒀다. 그때 당시 애니메이션 인력만 200~300명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당시 후속작인 ‘넛잡2′의 흥행이 실패했고, 이후 중국 소닉이라는 회사가 경영권을 가지고 들어오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2019년에는 주식 거래 정지 조치를 받았다. 지난해 2월부터 사모펀드가 인수하면서 경영진을 전면 교체했다. 현재 거래 재개를 목표로 달려가는 중이다.”

―어떤 사업에 주력하고 있나.

“주력 사업은 애니메이션이다. 이외에도 소셜미디어(SNS)·모바일 콘텐츠 사업부, 전시 사업부, 웹툰 사업부 등이 있다. 이번에 회사를 탈바꿈하려는 시도로 인공지능(AI) 기반 꿈 해석 프로그램 ‘마이몽’을 출시했다. 현재는 베타 버전 운영 중이고 8월 말에 완성 버전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몽은 무슨 서비스인가.

“마이몽은 기존 키워드 방식으로 똑같은 해몽만 하는 서비스와 다르게, 스토리 방식으로 꿈을 분석한다.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서 개인에게 맞춘 꿈 해석을 해주는 것이다. 개인 맞춤형 분석이 이뤄지기 때문에, 예지몽처럼 꿈에서 본 것이 현실로 넘어올 수 있는 확률(현실율)이나 그 시기 등을 예측해주기도 한다. 마이몽 서비스를 사업 쪽으로 확장하는 기회로는 기업 간 거래(B2B)를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회사 등에서는 매일 고객에게 오늘의 운세를 제공하는데 마이몽 서비스가 그런 식으로 해몽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 광고 서비스 역시 수익을 낼 수 있는 큰 부분이라 본다. 궁극적으로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플랫폼 속에서 각자 개인이 꿈을 저장하는 ‘꿈 하우스’를 만들고, 자기 꿈과 타인의 꿈을 사고팔거나, 해석하고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꿈과 관련된 전체적인 플랫폼 서비스 제공하는 게 목표다. ‘마이몽 꿈 스토어’, ‘꿈 하우스’ 등은 8월 말에 완성 버전이 나온 이후인 9월, 10월 등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콘텐츠 전문 기업 레드로버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꿈 해석 서비스 '마이몽' 베타 버전을 최근 출시했다. /레드로버 제공

―마이몽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

“국내 포털 검색에서 가장 검색 수가 많은 항목 중 하나가 해몽이다. 그런데 AI를 기반으로 개인의 꿈의 의미나 느낌에 대해 해석하는 서비스가 없더라.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는 꿈 해석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수요가 있으니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 봤다. 게임 등을 통한 과금 모델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1차 해몽은 무료로 하지만, 꿈과 연관된 장소에 찾아가서 보물을 찾는 게임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돈을 받는 것이다. 또 꿈을 통해 거래가 이뤄질 경우 거래 수수료가 발생할 거라 본다. 추후에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 일반적인 아바타 서비스에서도 수익 발생할 거라 본다.”

―중국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있나.

“콘텐츠 시장 중에서 북미 다음으로 큰 시장은 중국 시장이다. 레드로버가 새 경영진으로 교체하기 이전에 ‘넛잡’으로 북미 시장에서 굉장히 큰 성공을 거뒀다. 북미 시장 영화관 매출 기준으로 하면 넛잡이 한국 전체 영화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이제 중국 시장도 크니까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매출을 창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원래 진시황 병마용 전시회 등을 준비 중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됐다. 이제 새로 개발한 마이몽 서비스를 가지고, 기존 레드로버 IP 콘텐츠와 함께 중국 시장을 개척해나갈 예정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애니메이션 부문 사업을 지속하면서 이번에 새로 출시한 꿈 해석 프로그램 ‘마이몽’과 꿈을 기반으로 한 관계 서비스 ‘마이유’, 심리 서비스 등으로 꿈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다. 자기 꿈이 곧 게임의 스토리가 되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특히 중국 시장과 일본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해나갈 생각이다. 두 시장은 한국과 다르게 해몽 서비스가 일반적으로 유료로 제공된다. 꿈이 현실에서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지 관심도 높은 편이다. 중국은 과금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어 플랫폼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외에도 기존 애니메이션 사업과 IP에도 집중할 것이다. 현재 일본 영화 4편을 수입해 배급할 계획이다. 그 중에는 큰 인기를 끈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중점 사업부인 애니메이션 부문은 애니메이션 제작 뿐만 아니라 IP를 가지고 라이선스 사업 등 다른 사업도 하고 있다. 또 레드로버는 현재 애니메이션 IP 완성작을 7개 정도 가지고 있다. 기획 단계 작품은 15개 정도다. 이제 이런 IP를 기반으로 기존 히트작의 시즌2를 제작한다거나 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기술도 보유 중이다, 넛잡의 IP를 활용해 15분짜리 VR 영상을 만든 바도 있는 만큼 이런 기술적인 부분을 더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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