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흐름' 보여주는 여론조사 불가능할까?

김미나 2021. 8. 2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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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마다 출렁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구심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여론조사업체에선 "개별 여론조사가 아닌 추세를 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지난 7월 기준 한달에 44건, 하루에 1.4건꼴로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흐름'으로 보는 일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전문가들은 '동질성'이 큰 한국 특유의 정치 문화에서 개별 여론조사 결과가 과도한 '밴드왜건(편승) 효과'를 견인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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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여론조사 이면을 보다 ②
누적된 데이터값 분석해 예측하는 메타분석 기법 등 호평

사안마다 출렁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구심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여론조사업체에선 “개별 여론조사가 아닌 추세를 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지난 7월 기준 한달에 44건, 하루에 1.4건꼴로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흐름’으로 보는 일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이 때문에 조사기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성이 있다면, 이 또한 제대로 인지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학계에서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누적된 데이터값을 분석해 예측치를 산출하는 방식인 ‘메타분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메타분석이란 동일한 주제로 나타난 결과를 객관적·계량적으로 종합해 바라보는, 이른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연구 방법이다. 편향성이 보이는 조사 결과를 최대한 배제하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평가된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도 여론조사를 추세로 보는 기류가 나타난다.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블로그 ‘파이브서티에이트’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선 개별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값을 활용해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보도하고 있다. 같은 주제로 실행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으면 많을수록, 흐름을 보는 데는 도움이 된다.

<한겨레>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국제정치데이터센터와 함께 진행한 메타분석 사례. 누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예측치를 산출하는 방법으로 민심의 추이를 정확하게 짚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흐름을 보면 어떨까.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진행하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6월 중순부터 35.1%(6월 2주차)→32.3%(6월 4주차)→27.8%(7월 2주차)→27.5%(7월 4주차)→26.4%(8월 2주차)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인다. 이재명 경기지사 경우에는 같은 기간 23.1%(6월 2주차)→25.9%(8월 2주차)로 완만한 상승·하강 곡선을 오갔으나 최종지점에선 상승세를 띠었다. 면접조사로 진행하는 한국갤럽의 3개월치(6월3일~8월5일)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윤 전 총장은 21%→25%→19%로 고점을 찍고 하강했다. 이 지사는 24%→24%→25%로 미세한 상승세다. 개별 여론조사를 봤을 땐 등수가 엇갈리거나, 상승·하강세가 반복되며 변화가 두드러진 듯했지만 실제로 몇개월치 흐름을 보니 조사 방식과 관계없이 지지율 변화는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파이브서티에이트’ 누리집 갈무리. 흐릿한 점은 개별 여론조사, 굵은 선은 평균치다.

전문가들은 ‘동질성’이 큰 한국 특유의 정치 문화에서 개별 여론조사 결과가 과도한 ‘밴드왜건(편승) 효과’를 견인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흐름’이 강조되는 이유다. 함현호 한양대 정책과학대학 교수는 지난 19일 <한겨레>에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언론 환경은 밴드왜건 효과를 부추긴다”며 “선택적 미디어 소비 행태가 유난히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개별 여론조사가 선거 과정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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