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과급은 임금 아냐, 퇴직금 포함 안돼" 판결 나왔다

곽용희 2021. 8. 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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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경영성과급(PS·PI)은 임금이 아니므로 퇴직금 계산 시 포함시켜서는 안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2005년부터 재무·경쟁성과 평가, 경영실적 등을 고려해 경영성과급(PS·PI)을 지급해 왔다.

A는 지난 2018년 말에 나온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과 이번 사건이 같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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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2심 승소
퇴직금 계산할 때 성과급 포함시켜서는 안돼
"경영성과는 원래 주주의 몫
월급에 이미 근로자의 기여분 반영돼"
패소 이어졌던 경영계, 일단 한숨 돌려
사진=연합뉴스


LG디스플레이 경영성과급(PS·PI)은 임금이 아니므로 퇴직금 계산 시 포함시켜서는 안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삼성전자, 한국전기 판결에서 최근 패소 판결이 이어졌던 경영계 입장에서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4-1민사부(재판장 오연정)는 지난 20일 LG디스플레이 퇴직 근로자 A가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제기한 '퇴직금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LG디스플레이는 2005년부터 재무·경쟁성과 평가, 경영실적 등을 고려해 경영성과급(PS·PI)을 지급해 왔다. 성과급은 보통 150~300% 사이에서 지급됐고 최대 440%에 이르기도 했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지급되지 않았다. 회사의 취업규칙과 퇴직금 규정에서는 경영성과급이 따로 평균임금 항목으로 기재돼 있지 않았다. 

A는 "경영성과급은 2005년부터 제도화 돼 15년 이상 매년 1월 초 지급돼 왔으므로 '관행'으로 자리잡았다"며 "따라서 경영성과급도 회사가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임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과급 지급액이 매년 크게 달라 일률적이지 않고, 지급 사유나 지급 조건도 미리 정해진 게 아니라 경영진 재량에 따르기 때문에 불확정적이고 유동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금은 근로자가 회사를 다니면서 유지해 오던 평균적인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취지인데, 성과급 지급 시점에 퇴직하면 퇴직금이 크게 오른다는 것도 퇴직금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성과급은 주주의 이익을 희생해서 근로자들에게 배분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재판부는 "경영성과는 원래 주주의 몫이지만 경영자가 기업 내부에 유보하거나 성과급으로 지급해서 직원 동기부여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며 "본래 주주 몫인 이윤을 배분해 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근로자에게 당연히 주어진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A는 근로자의 근로 제공이 경영성과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기여분은 이미 급여에 반영돼 있다"고 판단했다.

A는 지난 2018년 말에 나온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과 이번 사건이 같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기업·준정부기관과 사기업은 설립 근거나 운영원리도 다르고, 기재부가 정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과 달리 사기업의 경우 성과급을 내부 경영 의사결정에 따라 재량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일축했다.  

최근 삼성전자 2차소송 1심, 한국유리 1심에서 연이어 패소했던 경영계는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는 평가다. 조상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회사마다 성과급 지급 규정이나 사실관계가 달라 이 판결을 전체 사업장에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공기관과 사기업의 성과급이 다르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 역시 대법원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미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1차 소송 사건에 이어 LG디스플레이 사건까지 총 3건이 계류되는 셈이다. 특히 가장 먼저 대법원에 올라간 SK하이닉스 사건에서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추후 '퇴직금 소송'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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