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마지막 보루 키옥시아, 미국 기업에 인수될까

조미덥 기자 2021. 8. 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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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9월 합병 타결 가능성"
합병하면 1위 삼성전자 바짝 뒤쫓는 2위로
일본, 중국 당국 허가 얻긴 어려울 듯

키옥시아 요카이치 공장 전경. 키옥시아 제공


낸드플래시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옥시아의 합병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에서 1위 삼성을 바짝 뒤쫓는 2위에 오르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양사가 오래전부터 합병을 논의했고, 최근 몇 주 새 논의가 급물살을 타 이르면 9월 중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전했다. 거래 대금은 200억 달러(약 23조원)를 웃돌 것이며 웨스턴디지털이 주식으로 거래 대금을 지불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날 기준 시장 가치가 약 190억 달러인 웨스턴디지털이 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보장은 없으며, 키옥시아가 당초 계획대로 기업공개(IPO)에 나서거나 다른 회사와 합병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합병이 성사되면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인 낸드플래시 시장이 크게 바뀔 수 있다. 현재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의 점유율은 삼성전자(33.4%)-키옥시아(18.4%)-웨스턴디지털(14.2%)-SK하이닉스(12.2%)-마이크론(11.9%)-인텔(7.4%) 순이다. 업계 3위인 웨스턴디지털이 2위인 키옥시아를 인수하면 합계 점유율 32.6%로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를 마무리하면 합계 점유율이 19.6%다. D램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순의 3강 체제가 굳건한 것처럼 낸드플래시에서도 새로운 3강 체제가 구축될 수 있다.

다만 양사가 합병을 선언하더라도 일본과 중국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해 난관이 예상된다. 일본은 전 세계가 자국의 반도체 생산 역량을 키우는 분위기에서 자국 반도체 기업 중 마지막 보루인 키옥시아를 타국 기업에 넘기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중국은 반도체 패권을 두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어 순순히 허가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2018년에도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NXP반도체 인수를 무산시킨 바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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