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인 '기적처럼' 한국 왔지만.."진천에 돈쭐" vs "할랄도시락 웬말"

이사민 기자 2021. 8. 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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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후발대로 출발한 13명이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탈레반을 피해 한국에 들어온 아프가니스탄 국민 390명이 모두 충북 진천에 있는 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임시 보금자리를 꾸리며 입성하며 '미라클'은 말 그대로 기적처럼 성공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여론은 갈린다. 한쪽에서는 아프간인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한 진천군민들에게 감동해 진천산 물품을 구매하는 '돈쭐' 행렬이 이어진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이슬람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코로나19 방역 문제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아프간인 환영한 진천에 '돈쭐'…"다 품어줘야 한다"
지난 27일 오후 진천몰 홈페이지에는 '감사 인사 및 배송 지연 안내' 공고문이 떴다. 진천몰은 "아프간 특별기여자에 대한 진천 주민의 수용입장에 대한 보도 이후 많은 분이 주문해주고 계신다"며 "감사하다"고 밝혔다.

진천몰 고객상품후기에는 주문 내역 인증과 함께 응원 인사가 줄을 이었다. 누리꾼들은 "난민들 환영해주시는 것을 보고 감동 받아서 찾아왔다" "큰 배려와 고마움의 표시로 진천쌀을 주문했다" 등의 글을 올렸다.

진천 군민들은 인재개발원 입소한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을 환영했다. 입소식 당일 아침 개발원 주변에는 환영의 뜻을 담은 현수막 10여 개가 설치됐다. 이날 진천 거주 20년차 이모씨(62)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어린아이들과 탈출한다는 게 마음에 걸려 아침부터 나와 봤다"며 "과거 우한 교민 입소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주민들의 경계가 훨씬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충북 음성에서 개신교 목회활동을 하는 서모씨(56)는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조금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다 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이모씨(28)도 "아프간 난민들은 우리나라를 도와준 이들"이라며 "무슬림의 할랄 식문화 등도 존중해야 한다. 이들의 문화를 무조건 우리에 동화하려는 건 이기주의"라 지적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교사로 일하는 양모씨(57)는 "언제나 외국인이나 다문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있었다"며 "이들은 다문화 반대를 위해 어떤 구실이든 끌어들인다. 그래서 진천군민의 온정마저도 왜곡하며 여론을 호도할 것"이라 말했다.
'할랄' 도시락에 "우리가 미국 가면 '한식' 주겠나" 성토도
아프가니스탄인 조력자 및 가족들이 29일 충북 진천군 공무원인재개발원에 마련된 임시 숙소에서 자가격리 생활 중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반면 국내 입국한 아프간인들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특히 아프간인들이 한국에서 '무슬림'이란 정체성을 고수할 경우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는 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아프간인들에게 이슬람 율법에 따라 제조된 할랄(Halal) 도시락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법무부와 사전 접촉한 할랄 음식 전문 업체는 매일 390명분의 세 끼 도시락을 진천 인재개발원에 배달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프간인들이 우리나라에 융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다.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는 유모씨(27)는 "아프간인들이 우리나라에 온 만큼 우리 문화에 동화돼야 한다"며 "만약 우리가 난민이 돼 미국에 간다면 미국인들이 과연 우리에게 한식을 가져다주겠나"라고 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직장인 남모씨(33)는 "아프간인이 사실상 난민으로 우리나라에 이주할 생각이라면 원래 관습에서 탈피해 우리 국민으로 융합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며 "유럽 이주 무슬림과 같은 행태를 보이면 그들을 향한 편견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아프간 입국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 나오면서 방역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8일 법무부에 따르면 인천공항 입국 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재검 대상자였던 17명 중 4명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된 4명 중 2명은 성인이며 2명은 남자 어린이(10)와 여자 어린이(11)다.

이에 대해 서울 용산구에 사는 학부모 이모씨(27)는 "주변에 외국인이 많이 살아 외국발 감염에 예민한 편"이라며 "혹시라도 더 전염력이 큰 변이바이러스가 유입될까 걱정된다. 결국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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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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