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지' 신평, 홍준표 때렸다.."故 박정희씨, 어떻게 생각하는가"

권준영 2021. 8. 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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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윤석열·최재형 향해 "뜨내기 보따리상 배신자들로서 가장 혐오하는 부류의 인간들" 발언
신평 변호사, 해당 발언 비판하면서 홍준표와 이재명 비교
"만약 운명의 장난에 의해 두 사람이 여야 후보로 나서서 쟁패를 벌인다면, 그 결과는 홍 후보에게 참혹하게 나타날 것"
신평(왼쪽) 변호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개 지지 선언했던 신평 변호사가 윤 전 총장을 비판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홍 의원의 정치적 뿌리를 만든 고 박정희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공개 질의했다.

앞서 최근 홍준표 의원은 범야권 대선 주자로 이름을 올린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뜨내기 보따리상 배신자들로서 자신이 가장 혐오하는 부류의 인간들"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는데, 신평 변호사는 이같은 발언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 변호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정희씨의) 해방 전의 행적에 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기본적으로 나는, 36년이라는 세월은 너무나 긴 것이어서 그 시간의 공간에서 누구나 일편단심 민족의 해방을 바라고 살아야 한다는 주장은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허의의식에 가득 찬 것이라고 본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신 변호사는 "물론 그렇게 사신 분들은 우리의 귀중한 정신적 사표가 되지만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한다"며 "박정희씨는,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증거로 보아서는 남로당의 조직책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조직원들을 포섭하기 위해서 술 사고 밥 사고 하며 여기저기 다닌 행적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그가 5·16 쿠데타로 권력을 잡자 목표는 자본주의적 경제 질서를 통한 팽창경제를 야심차게 전개하면서, 그 방법은 경제개발 5개년계획 등 사회주의적 수단을 썼고, 사상의 통제 등에서는 파시즘적 수법을 썼다"며 "하지만 그의 모든 과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지도력에 힘입어 가난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이것은 향후 닥쳐올 민주화의 튼튼한 발판이 되었다. 지금 우리가 이 정도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지고 여러 복지제도의 혜택 하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것의 상당 부분은 그에 힘입었다고 본다"고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평가했다.

이어 "홍 의원의 눈에는 박정희씨는 어떻게 보이는 것일까? 그를 단순한 변절자로 매도해버리는 것인가? 그의 논리에 따르면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럴 때 홍 의원의 인간상은 대단히 공허하게 보이고 나아가서는 극히 단세포적 논리에 치중하는 어설픈 인간으로 보인다"며 "고백하자면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 시절 사회주의 사상에 다가간 적도 있다. 판사를 하며 민주화 운동가, 노동 운동가들을 엄혹하던 권위주의 정권 시절이면서도 과감하게 석방했다"고 자신의 과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짧은 변호사 생활이긴 하지만 돈을 벌어서 가족들의 생계를 마련했다. 20년의 긴 교수생활을 하면서는 한국헌법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헌법의 실천자로 자신을 매김했다. 그러다 촛불혁명과 박근혜 씨의 탄핵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 중앙선대위에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다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주장하며 소위 '조국사태'의 방아쇠를 당겼다. 최근에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취하였다"고 최근 자신의 족적에 대해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홍 의원에게 묻는다. 어쩌면 당신 말에 따르면 내가 누더기처럼 더러운 변절자로 보일 텐데 과연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하지만 나는 조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삶의 전환점을 여러 번 겪었고, 또 그 전환 때마다 나에게는 뚜렷한 이유가 있었으며, 나는 그것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말이다"라며 "그리고 한 번 생각해보자. 윤석열과 최재형이 대한민국의 검찰총장, 감사원장을 했는가?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총장, 감사원장을 했는가? 이 단순한 물음에 대해서 홍 의원은 어떤 답변을 할지 궁금하다. 만약 그가 후자라고 답한다면 그의 지적 능력을 심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홍 의원을 정조준했다.

또 "공직자는 그 직무를 수행하며 올바르지 못한 일이 행해짐을 발견했다면 이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조직의 논리에 막혀 도저히 노력해도 안 된다면 그 자리에서 나와서라도 자신의 할 일을 찾아야 한다"며 "이것이 민주사회의 공직자가 취해야 할 도리이다. 과거 몸담았던 조직에 맞서서 싸우더라도 이는 하등 흠잡을 일이 아니고, 오히려 우리가 상찬해야 마땅한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홍 의원의 대권 도전을 향한 분투를 충분히 이해한다. 언더독이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비상한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불가피성도 이해한다. 그러나 조금 자애자중하며 신중하게 나아가면 어떨까 한다"고 홍 의원에게 조언을 건넸다.

그러면서 신 변호사는 "또 내가 다시 말하지만,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거의 결정된 이재명 후보를 그렇게 너무 얕잡아보지 말았으면 한다. 이 후보는 홍 후보가 갖추지 못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이 후보는 한국사회가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발호에 의해 너무나 일그러져왔고 이를 어느 정도 시정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없다는 탁월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그리고 그의 인식은 바로 지금의 시대정신을 온 몸으로 받아들여 체화한 것이다. 만약 운명의 장난에 의해 두 사람이 여야 후보로 나서서 쟁패를 벌인다면, 그 결과는 홍 후보에게 참혹하게 나타나리라고 나는 자신 있게 예측한다"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홍 의원이 대선에서 맞붙게 되면 이 지사가 승리할 것이라고 점쳤다.

끝으로 신 변호사는 "좀 퉁명스러운 말이지만, 지난 몇 년간 대선정국의 여러 징표들, 서울, 부산시장 보선의 결과 등에 관하여 내가 말해온 예측이 단 하나도 빗나가지 않았다는 전제에서 하는 말"이라며 "홍 의원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이 글을 쓴 것이 아닌가 저어한다. 미안하다"고 글을 끝맺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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