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옆 발가벗고..그놈은 악마" 20개월 딸 살해범 장모 증언

하수영 2021. 8. 3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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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0개월 된 딸을 학대하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를 받는 A(29)씨가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2021.7.14 연합뉴스.

생후 20개월 아기가 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아기의 외할머니가 “그놈은 악마보다 더한 악마였다”며 “내가 없을 때 아기 옆에서 발가벗고 있었던 적도 있다”고 밝혔다.

외할머니 A씨는 3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해자인 계부 B씨에 대해 “그게 사람이냐. 악마보다 더한 악마다. 언제는 내가 잠깐 시장 다녀온 사이에 아기 옆에서 발가벗고 있더라”며 “느낌이 조금 싸해서 ‘대낮에 뭐하는 거냐’고 하면서 나오라고 했던 일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그랬더니 (B씨가) ‘알지도 못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면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나한테 소리를 지르더라”며 “그 당시는 내가 제대로 안 본 게 맞다고 생각해서…(더 말을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A씨는 “내가 가슴이 찢어지고 피눈물이 나서 살 수가 없다. 지금도 애가 살아있는 것 같고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B씨가) 아기가 지칠 때까지 이불을 몇 개 뒤집어씌우고 때리고 울다 지쳐서 자면 그만 때리고 그랬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딸부터 때렸다고 한다. (그걸 보고) 아가가 막 소리 지르고 놀라고 울고 발발 떠니까 어느 순간부터 아가도 같이 때렸다고 한다. 한 번 때리기 시작하면 3일을 때렸다고 한다”며 “심지어는 엄마와 아기의 무릎을 꿇려놓고 같이 번갈아가면서 유사 성행위를 시켰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계부 B씨와 친모 C씨는 2019년 1월 택배회사에서 일하면서 만났다. 당시 B씨는 사기 죄 등으로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출소한 뒤에 집행유예 기간이었고 C씨는 몸이 편치 않았던 A씨를 대신해 취직한 것이었다고 한다.

A씨는 “우리 딸이 조금 다른 엄마들하고 다르다. 아기 케어(돌봄)를 못하고 아기를 어떻게 할 줄을 모른다”라며 ‘지적인 부분이 다른 사람보다 떨어지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말을 잘 맞춰서 할 줄을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에 아기 아빠(B씨)를 내 아들이라고 삼고 (집에) 들였는데, (B씨는) 내가 없을 때 밤마다 (딸을) 때렸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몰랐다. 울음소리도 못 내게 하고 나한테 얘기하면 가만 안 둔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입 막고 머리끄덩이를 잡아채고 목 중앙 두 군데를 치고 발로 차고 그랬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유도 없이 그랬다는 것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20개월 된 여아를 학대, 살해한 혐의를 받는 친부 A(26)씨가 14일 오후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2021.7.14 뉴스1


A씨에 따르면 B씨와C씨는 지난 4월 5일 집을 나가서 지인 집에서 지냈다. 그러다 7월 아기의 죽음을 A씨가 발견했다. 아기가 사망한 것은 6월 말께다. A씨는 “(계부 B씨가) 자던 아이를 깨우니까 딸이 ‘내가 재울 거니까 하지 말라’고 했는데 B씨가 칼을 들이대면서 ‘너 먼저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 있어’ ‘너희 엄마도 다 죽여 버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기한테 이불을 네 개 씌우고 창문을 닫고 소리가 안 나가게 한 뒤 막 때리고, 칼로 때리고 벽에 몇 번 던지고 발을 비틀어서 부러뜨렸다고 한다. 그리고 (딸에게) 목에 칼을 들이대면서 ‘너 화장실 들어가 있어’라고 했는데, 갑자기 ‘악’ 소리가 나고 (B씨가) ‘다 끝났어, 빨리 정리하게 나와’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악 소리가 난 것이 아기에 대한 성폭행이 있었던 것이냐’는 진행자에 질문에 A씨는 “국과수에서 직접 (조사 결과) 나온 거다. (B씨는) 그 아기를 덮어놓고 술 먹으러 나가자고 했단다. 아이스박스가 도착할 때 까지, 이틀 동안 (죽은 아기를) 이불로 덮어놨다고 한다”며 “딸이 ‘엄마, 아기 성폭행까지 한 것 같아’라고 말하면서 달달달 떨었다”고 전했다. A씨는 아이스박스에 외손녀가 사망한 채로 들어있는 것을 최초로 발견하고 신고한 사람이다. B씨와C씨는 사망한 아기를 함께 아이스박스에 유기했다.

A씨는 “아이스박스에 있어서 아기가 녹아내리니까 B씨가 ‘야, 산에다 버릴까? 강에다 버릴까? 바다에다 버릴까?’라고 웃으면서 말했다고 한다. 딸은 그 모습이 너무 공포스러웠다고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장모인 A씨에게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보냈다. 이 메시지는 A씨가 직접 언론에 공개했다. A씨는 “당시에 나보고 (집에) 혼자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다행히 그 당시 집에 가지 않았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A씨는 “지금 딸은 많이 아파하고 있고 나보고 ‘빨리 좀 죽여 달라’고 한다. 아기가 옆에서 놀고 있는 것 같고, 밖에도 나가기도 싫다고 하면서 피눈물 흘리고 있다. ‘내가 잘못했다’고 그런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 좀 해 달라. 힘이 있는 자가 아니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제발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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