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히 문닫는 자영업자들.. 버티고 버티고 버티다, 버렸습니다
길고 긴 코로나 팬데믹의 터널은 언제 끝날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로 접어든 지 두 달째인 수도권에서 고강도의 방역 대책에 순순히 따르던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현장에 가보았다.
지난달 20일 막 폐업 신고를 마치고 돌아온 김영자(가명)씨는 벽에 걸린 꽃다발을 말없이 떼어냈다. 언젠가 단골손님들이 김씨에게 선물로 주고 갔던 꽃다발이다.
7년간 서울 신당동에서 호프집을 하던 김씨 가게는 코로나 사태 이후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언젠가는 끝날 것으로 알았지만 결국 권리금도 못 받고 가게를 닫았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재난지원금이라고 몇십만원이 나왔지만 그 돈으로는 매달 나가는 전기요금 내기도 부족했다.
“영업하지 말라면서 알아서 버티라니 미칠 지경”이라며 김씨는 눈물을 글썽였다. 이튿날 다시 찾은 가게엔 냉장고나 에어컨 등은 없고 빈 테이블에 꽃다발만 덩그러니 있었다.
같은 날 이른 아침부터 철거를 시작한 서울 역삼동의 식당 벽엔 근무자 이름이 적힌 달력이 걸려있다. 하지만 가게 문을 닫은 18일 이후 달력은 빈칸으로 남아있었다. 사무실이 밀집한 상가 지역이라 늘 손님이 북적이던 국밥집이었지만 코로나19 방역 수칙 강화로 저녁 장사를 못 해 손님이 끊기면서 임차료를 못 버티고 폐업했다. 새벽부터 시작된 철거 작업은 반나절도 안 돼 끝났다. 이날 가게를 정리하던 철거 업체 직원은 “요즘 문 닫는 가게가 많아 우리는 바쁘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한편 중고 주방기구를 거래하는 경기도 화성의 한 매장 뒤뜰에는 전국에서 수거해 온 주방 기구들이 가득 널려 있었다. 가게 주인은 폐업한 가게에서 나온 주방기구들은 계속 들어왔지만 중고 주방기구를 사려고 찾아오는 손님들은 거의 없다고 했다.
글= 오종찬⋅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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