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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 세상] 칠흑 어둠 뚫고.. "해난 구조 언제, 어디든 간다"

최현규 입력 2021. 09. 0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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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하늘이 붉게 물든 지난 19일 저녁.

인천 영종도 해양경찰중부청 항공구조대 활주로에서 헬기 한 대가 순찰을 위해 이륙하고 있었다.

그 임무를 감당하기 위해 항공구조대원 29명은 헬기 3대로 매일 세 차례씩 이렇게 순찰비행을 하고 있다.

박용희 정비대 팀장은 "우리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마음으로 헬기를 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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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해경 항공구조대
인천 영종도 해경 항공구조대 활주로에서 지난 19일 헬기가 야간 순찰 비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붉은 원처럼 보이는 것은 신호수가 양손에 지시봉을 들고 머리 위로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며 이륙신호를 보내는 모습. 3700시간 조종 경력을 가진 항공구조대 이진보 경감은 “야간의 해상에선 시야가 차단돼 비행착각을 일으키기 쉽다”며 야간 작전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든 지난 19일 저녁. 인천 영종도 해양경찰중부청 항공구조대 활주로에서 헬기 한 대가 순찰을 위해 이륙하고 있었다. 곧 깜깜해질 이 시간에 조종사들은 가장 예민해진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줄기 하나 없는 바다를 날다 보면 내 헬기가 수평인지 기울었는지 감각만으론 판단하기 어려워 매순간 계기판을 살펴야 한다. 누군가를 구조하러 가면서 나의 안전을 계기판 바늘과 숫자에 의존하는 위험한 비행. 그 임무를 감당하기 위해 항공구조대원 29명은 헬기 3대로 매일 세 차례씩 이렇게 순찰비행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인천 영종도 하늘에서 밝게 뜬 달 앞으로 해경 구조헬기가 순찰 비행을 하고 있다.


주된 임무는 해상 치안과 인명구조, 환자 후송. 악천후에도, 한밤중에도 신고가 접수되면 이들은 바다 한복판이든, 외딴 섬이든 그곳을 향해 출동한다. 지난해 6월 인천 무의도 해수욕장에서 조개를 캐던 일가족 5명이 물때를 놓쳐 바다에 고립됐다. 여름철 긴급출동을 위해 헬기를 미리 격납고에서 꺼내놓았던 항공구조대원들은 불과 1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고립된 이들은 이미 차오른 바닷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당시 출동했던 이태현 구조사는 “지체없이 바다로 뛰어들어 혼자 떨어져 있던 아이에게 먼저 구명튜브를 건넸는데, 그 아이가 튜브를 받으면서 엄마와 동생의 안부부터 묻더라. 다급한 와중에도 뭉클해져서 다른 가족들에게 달려갔다. 결국 5명 모두 살렸다”고 말했다.

해경 항공구조대원이 지난 12일 인천 영종도 앞바다에서 입수 훈련을 하고 있다.
20년 무사고의 해경 중부청 항공정비대 격납고로 지난 12일 운용시간을 다 채운 헬기가 점검을 위해 들어오고 있다.


올여름에도 크고 작은 해상 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이들이 그곳에 있었다. 이런 활약 뒤에는 불철주야 헬기 상태를 점검하는 정비대가 있다. 창설 이후 20년간 단 한 번의 사고도 없도록 조이고 닦았다. 바다를 다니기에 녹슨 부분을 확인하고 염분을 꼼꼼히 제거해야 한다. 철칙은 매뉴얼을 지키는 것이다. 아무리 간단한 실수도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박용희 정비대 팀장은 “우리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마음으로 헬기를 대한다”고 했다.

지난 12일 주간 순찰을 마친 항공구조대원들이 영종도 해경 중부청으로 복귀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영종도= 사진·글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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