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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세상]24시간 서해 책임지는 해경 항공구조대

최현규 입력 2021. 09. 01.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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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하늘로 해가 넘어가던 지난달 19일.

인천 영종도 해양경찰중부청 항공구조대 활주로에서 헬기 한 대가 순찰을 위해 이륙하고 있었다.

인천해경이 이날 바다에서 구조한 인원만 5명.

운용 시간을 다 채운 헬기는 분리해 철저히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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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해경 항공구조대 활주로에서 지난 19일 헬기가 야간 순찰 비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붉은 원처럼 보이는 것은 신호수가 양손에 지시봉을 들고 머리 위로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며 이륙신호를 보내는 모습. 3700시간 조종 경력을 가진 항공구조대 이진보 경감은 “야간의 해상에선 시야가 차단돼 비행착각을 일으키기 쉽다”며 야간 작전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서해 하늘로 해가 넘어가던 지난달 19일. 인천 영종도 해양경찰중부청 항공구조대 활주로에서 헬기 한 대가 순찰을 위해 이륙하고 있었다. 곧 깜깜해질 이 시간에 조종사들은 가장 예민해진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줄기 하나 없는 바다를 날다 보면 내 헬기가 수평인지 기울었는지 감각만으론 판단하기 어려워 매순간 계기판을 살펴야 한다.

지난달 19일 인천 영종도 하늘에서 밝게 뜬 달 앞으로 해경 구조헬기가 순찰 비행을 하고 있다.


누군가를 구조하러 가면서 나의 안전을 계기판 바늘과 숫자에 의존하는 위험한 비행. 그 임무를 감당하기 위해 항공구조대원 29명은 헬기 3대로 매일 세 차례씩 이렇게 순찰비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출동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해경의 본 업무인 해상치안과 인명구조, 환자후송 등 신고가 접수되면 출동해야 한다. 해경 항공구조대원들은 그런 부분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달 12일 인천 영종도 앞바다에서 해경 항공구조대원이 입수 훈련을 하고 있다.


해경 특성상 바다나 섬 등 헬기가 착륙하기 힘든 곳에서 구조활동이 벌어지기 때문에 구조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태현 인천해경 항공구조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구조활동으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서 고립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해 6월 5일 조개를 캐던 한 가족이 물 때를 놓쳐 바다에 고립됐다.

지난달 12일 인천 영종도 해양경찰중부청 활주로에서 헬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해경 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선 20시간 교육생 비행과 100시간 부기장 비행 시간을 채워야 기장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여름철 성수기와 물 때가 겹쳐 미리 헬기를 격납고에서 꺼내놨던 게 주효했는지 신고 1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고립됐던 요 구조자들은 밀려든 물에 익수자가 돼 있었다. 산발적으로 퍼져 있던 익수자들을 확인하던 구조사들은 혼자 생존수영을 하며 버티던 아이부터 구조하기로 했다.

지난달 12일 주간 순찰을 나간 항공 구조대원들이 영종도 해경 중부청으로 복귀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구명튜브를 건네자 아이는 엄마와 동생의 안부부터 묻는 구조 장면은 유튜브를 통해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인천해경이 이날 바다에서 구조한 인원만 5명. 이 구조사는 “꼬마 아이가 엄청 어린데도 울면서 엄마나 동생을 찾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뭉클해졌고 이런 따스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20년 무사고를 자랑하는 인천 영종도 해경 항공정비대 격납고로 운용 시간을 다 채운 헬기가 점검을 위해 들어오고 있다.


이런 해경의 활약 뒤엔 불철주야 헬기 상태를 점검하는 정비대의 노고가 컸다. 창설 이후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20년간 헬기를 조이고 닦았다. 운용 시간을 다 채운 헬기는 분리해 철저히 점검한다.

지난달 12일 해경 항공정비대 격납고에서 한 정비사가 헬기 바닥 부분에 염분과 녹을 긁어내고 있다.


바다에 나가는 헬기여서 녹이 슨 부분을 확인하고 꼼꼼하게 염분을 닦아야 한다. 정비대의 철칙은 정해진 매뉴얼을 지키는 것이다. 평균 2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베테랑 정비사도 언제나 처음 기계를 다루듯 정비한다.

정비대의 철칙은 메뉴얼대로. 절대 해봤던 작업이라 생각하지 않고 처음하는 것처럼 반복한다.


간단한 정비도 실수하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에 신중에 신중을 더한다. 박용희 정비대 품질관리팀장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마음으로 헬기 정비와 유지 보수를 한다”며 “물속에서 끊임없이 발을 구르는 백조의 물갈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정비사가 헬기의 회전 날개를 분리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영종도=사진·글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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