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전국서 보낸 분노의 조화

김은지 2021. 9. 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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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운영하던 택배대리점 터미널은 수 백개의 조화로 가득 찼습니다.

조화에는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전국 대리점 소장들의 울분이 담겨 있었는데요.

김은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숨진 이모 씨의 분향소가 차려진 택배대리점.

전국의 대리점 소장들이 보낸 조화들이 가득합니다.

조화에는 숨진 이 씨에 대한 안타까움과 택배노조를 향한 분노의 목소리가 적혀 있습니다.

빈소를 찾은 소장들은 하나같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하소연합니다.

[CJ대한통운 대리점 소장]
"(노조원들이) 아이스박스나 큰 물건은 안 가져가시죠. (대리점주가) 쌓이니까 갖고 나가서 배달하는 거죠."

대리점과 택배노조의 갈등은 지난 2017년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택배기사들의 노조 설립을 허용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택배업계는 본사와 대리점, 택배기사로 이어지는 계약 관계로,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들은 일하는 만큼 대리점이 책정한 수수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노조 조합원이 된 택배기사들이 단체행동에 들어가 일하지 않더라도 대리점주들은 업무를 강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대리점 소장]
"특별고용직에서 자기가 맡은 책임, 업무 구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노조가 하는 것은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는…."

[대리점 소장]
"대리점 소장은 1명인데, 10명이 태업을 해버리면요, 대리점 사장은 '멘붕(멘탈 붕괴)'이 와버려요."

택배노조 설립 이후 점점 번지고 있는 대리점과 기사 간 대립 구도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불행한 사태가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김은지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철 이영재
영상편집: 이혜진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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