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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 '윤석열 청부 고발 의혹' 진상조사 지시

허진무 기자 입력 2021. 09. 02. 17:20 수정 2021. 09. 0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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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지난해 12월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재임하던 지난해 4·15 총선 직전 윤 전 총장의 측근인 대검찰청 고위 간부가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을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래통합당이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지는 않았지만 현직 검사가 야당에 고발장을 써주면서 여권 정치인 등에 대한 고발을 사주 내지 청탁했다면 그 자체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반하는 중대 사안이다. 해당 검사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대검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인터넷신문인 뉴스버스는 지난해 총선을 앞둔 4월3일 윤 당시 총장의 최측근인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미래통합당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이던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건넸다고 2일 보도했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수사정보담당관)은 범죄 첩보와 사회 동향을 검찰총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자리다.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전달한 고발장이라며 뉴스버스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피고발인란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의 이름이 있었다. 뉴스타파·MBC 기자와 PD의 이름도 있었다. 언론인들이 총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등을 보도했고, 여권 정치인들이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것이 고발장 내용이었다. 윤 전 총장과 그의 부인 김건희씨,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피해자로 적혔다. 고발인란은 빈칸이었다.

손 검사는 닷새 뒤인 4월8일에도 김 의원에게 다른 고발장을 전달했다고 뉴스버스는 전했다. 최강욱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추가로 고발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고발장 역시 고발인란은 빈칸이었다고 뉴스버스는 덧붙였다. 이후 미래통합당의 고발이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경향신문은 손 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대신 손 검사는 “황당한 내용이다. 제가 아는 바가 없어 해명할 내용도 없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김웅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문제되는 문건을 제가 받았는지,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제보받은 자료라면 이를 당에 전달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수 없다. 청부 고발이라면 그 부분을 당에서 고발하든지 제가 문제제기를 했어야 한다”며 “공익제보를 마치 청부 고발처럼 몰아가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대검 관계자는 “보도된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감찰관실에 사실 확인을 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며 “현직 검사가 연루된 것으로 보도돼 대검이나 법무부가 수수방관할 수 없는 사안이지만 대검도 진상 확인 단계인 만큼 감찰을 이야기하긴 어렵고 법무부는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이나 시민단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사건을 고발해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여권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진욱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이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면 이는 정치공작이다. 의혹 제기만으로도 엄중한 사안”이라고 했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검찰에 대항하면 없는 죄도 만들겠다는 타락이다. 국가사정기관의 격을 시정잡배 수준으로 끌어내렸다”고 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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