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9000명 사상' 중공군 영화.. 정부, 정식으로 국내 상영 허가

장상진 기자 2021. 9. 7.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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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금성전투 스크린에 담아
中 '항미원조 70년' 717억원 투입
中영화 소개엔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
영화 ‘1953 금강 대전투’의 한 장면. /유튜브

‘금성전투’는 6·25전쟁 막바지이던 1953년 6~7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일대에서 벌어진 국군과 중공군 간 전투다. 이 전투에서 국군은 압도적 수적 우세를 앞세운 중공군에게 밀리며 영토 193㎢를 북한에 내줬다. 바로 이 전투를 배경으로 중공군의 ‘영웅적 활약상’을 그린 영화가 국내 상영 허가를 얻어 이달 중순 IPTV에서 VOD(주문형 비디오)로 풀린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 따르면, 영등위는 지난달 30일 심의를 거쳐 ‘1953 금성 대전투’(원제 ‘금강천’)란 중국 영화에 대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했다.

이 영화는 1953년 7월 강원도 금성 지구에서 벌어진 전투를 그린 영화로 제작비 4억위안(약 717억원)을 투입, 중국 현지에서는 작년 10월 개봉했다. 애국주의 항일 전쟁영화 ‘팔백’(八佰)의 관후(管虎)와 SF영화 ‘유랑지구’의 궈판(郭帆) 등 현지 흥행 감독들이 공동 연출했다. 특수부대 전랑(戰狼) 시리즈로 유명한 우징(吳京) 등 유명 배우도 출연했다.

금성전투는 국군 입장에선 뼈아픈 기록이다.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이던 1953년 강원도 김화군, 화천군 간동면 일대에서 중공군 대대적인 공세로 시작됐다. 남쪽으로 밀렸던 국군이 빼앗긴 지역 일부를 회복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첫 주둔지에서 후방으로 약 4㎞ 후퇴한 상태로 휴전이 이뤄졌다. 그 결과 한국 땅이 될 수 있었던 영토 193㎢를 잃었다. 국군 공식 발표에 따른 피해는 전사자 1701명, 부상자 7548명, 국군 포로 혹은 실종자 4136명이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는 해당 영화가 이달 16일 개봉하는 것으로 나온다. 줄거리 소개에는 ‘6·25전쟁 끝 무렵인 1953년 여름, 40만 명이 넘는 미군과 중공군이 금강산 금성 돌출부를 두고 최후의 전투를 준비한다’고 짤막하게만 나와 있다.

하지만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다르다. 영화 소개에는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하는 이 영화는, 의용군 전사들이 적과 아군의 전력 격차가 현격한 상황에서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억척같이 싸워 나가는 영웅적인 행위를 담고 있다”고 적혔다. 온라인에서는 “미군의 무자비한 폭격과 함께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의 대규모 공세가 시작된다. 인민군 공병대는 결사 항전을 준비했다. 금강천을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들인 인민군 최후의 전투”라고 적힌 홍보 포스터도 찾을 수 있었다.

이 영화에 대한 국내 등급 분류 신청 주체는 경기 일산에 주소지를 둔 ㈜위즈덤필름이라는 회사로 나타났다. 작년 설립된 회사다. 이 영화사 대표 이모씨는 본지 취재에 “극장 개봉용은 아니고, 가정용 VOD로 판매하기 위해 수입했다”며 “영화에는 미군과 중국군의 대결만 나오고, 한국군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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