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웅 "'고발장 전달' 다 사실일 수도 있고..제보자가 조작 가능성도 있다"

유설희 기자 2021. 9. 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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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내가 받고 넘긴 게 아닌데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
“(뉴스버스 제보자) 그 사람을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김웅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영민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받아 당에 전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내가 받고 넘긴 게 아닌데 조작이 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의혹을 뉴스버스에 알려준) 제보자는 과거에 조작을 했던 경험이 많아서 인연을 끊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두번째 가능성은 (손 전 정책관에게 고발장, 판결문 등을 전달받은 것이) 다 사실일 수 있다”면서도 “정말 기억이 안 난다. (그런 경우라도) 내가 전달만 하는 게 무슨 죄가 될 수 있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후보 신분이던 지난해 4·15총선 직전 윤 전 총장의 측근인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에게 여권 인사와 기자들에 대한 고발장을 받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경향신문 기자와 약 2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김 의원은 이 의혹을 <뉴스버스>에 제보한 인물에 대해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여당 인사인지, 야당 인사인지)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 사람이 누군지 밝혀지는 순간 (제보의) 신뢰성이 다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손 전 정책관과 연락한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손준성이한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완전히 고립무원 상태인데 너라도 잘 보필해라’라는 문자를 보낸 건 기억이 난다”면서도 “만약에 그쪽(손준성)에서 이런 문건들을 보냈으면 잘 봐달라고 미리 전화를 했을 거고, 나도 그 정도는 기억을 해야 하는데 그런 통화를 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는 <뉴스버스>가 공개한 고발장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며 “저는 그런 식으로 안 쓴다. 서론, 본론, 결론 나가는 방식도 (제가 쓰는 방식과) 전혀 다르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대변인직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유승민 전 의원) 캠프에 가면 누만 끼치는 것”이라며 조만간 사의를 표할 뜻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뉴스버스 보도를 보면, 김 의원이 뉴스버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강욱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고발장은 “내가 초안을 잡았다”고 말했다고 나온다.

“(6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개한 뉴스버스 기자와 김 의원 간의)녹취록 보면 알겠지만, 제가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뉴스버스 기자의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뉴스버스 기자가 최강욱 의원 얘기를 꺼내길래, ‘최강욱 사건은 내가 안다’ ‘우리 당에서 제일 먼저 이 사건은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공표가 된다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기자가 ‘손준성한테 뭘 받아서 뭘 어떻게 하셨잖아요’라고 물었다. 내가 우리 당에 있는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한테 이렇게 종이에 써서 줬다고,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를 도표 같은 것을 그려가면서 (메모를) 건네줬다. 그 이후 잊어버렸다. 그런데 느닷없이 (뉴스버스 기자가) 고발장을 받아서 그걸로 고발을 했다고 말하길래 ‘내가 했을텐데’라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다.”

- 초안을 잡아줬다는 것은 고발장이 아니라 법사위 관계자에게 건넨 메모였다는 뜻인가.

“그걸 가지고 (뉴스버스 기자가) 내가 고발장을 작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자료는 내가 받아서 전달만 했다고 하고, 어떤 자료는 내가 만들어서 작성했다고 하는데 (뉴스버스 측의) 앞뒤 말이 안 맞는다.”

- 뉴스버스 측에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명예훼손 관련 고발장에 대해서는 “아마 검찰 측 입장에서 전달된 것 같다”고 말한 부분은 어떻게 된 것인가.

“두번째 뉴스버스 기자와 통화를 했을 때에도 ‘그런 게 없었을 텐데’ ‘그런 게 기억이 안 나는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기자가) 김건희씨도 (고발장도 당에 전달된 자료에) 들어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나는 김건희씨(사건)는 관심도 없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했다. (뉴스버스 기자가)김건희씨 자료를 확보했다고 재차 주장하니 ‘그러면 검찰 뜻이 반영됐겠지’라고 말했는데 ‘손준성이 윤석열 대리인이라는 것을 인식한 정황이다’라고 말도 안 되게 얘기를 한 것이다. (어제 장제원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개한 김 의원과 뉴스버스 기자의) 녹취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시면 뉴스버스 측이 얼마나 앞뒤 말을 자르고 (말을) 썼는지 나온다.”

- 뉴스버스 측이 제보자는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건 사실인가?

“그 사람이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관점의 차이인 것 같다. 그 사람이 누군지 밝혀지는 순간, 이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지가 다 무너진다.”

- 손준성 전 정책관에게 자료를 전달받았는지가 전혀 기억이 안나나.

“두 가지 가설이 있다. 첫 번째는 내가 받고 넘긴 게 아닌데 조작이 됐을 가능성이다. 제보자라고 하는 사람이, 나중에 알게 됐는데, 조작을 하고 이랬던 경험이 정말 많다. 그래서 그 뒤로 인연을 끊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 사람에게 보낸 다른 자료를 (손 전 정책관이 보낸 것처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 가능성은 (손 전 정책관에게 고발장, 판결문 등을 전달받은 것이) 다 사실일 수 있다. 그 자료…정말 기억이 안 난다. 선거 와중에 이렇게 보냈을 정도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자료를 보냈느냐는 보도도 있던데, 반대로 이 바쁜 와중에 내가 어떤 자료가 왔는지 파악할 시간이 없었다. 나한테 당으로 자료를 전달해 달라고 왔으면 왜 뭉개냐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일단 무조건 포워딩(전달)시켰다. 그 안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를 몰랐던 것이다. 나는 한참 뒤에 최강욱 의원이 고발됐을 때 내가 알려준 걸로 고발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여기(전달받은 자료에) 고발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내가 답변을 다르게 했을 것이다. 막말로 그쪽에서 나한테 보낸 것을 내가 우리 당에 전달만 한 걸로 나는 무슨 죄가 되느냐. 누가 거기서 불법적으로 자료를 빼내든 말든 나한테 보내줬고 내가 전달만 하는 게 무슨 죄가 될 수 있냐는 것이다. 나는 전달만 했다고 얘기하면 모든 게 끝나는 것이다.”

- 손 전 정책관이 고발장 같은 자료를 넘겼는지 여부는 기억이 전혀 안난다는 것인가?

“내가 손준성이한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완전히 고립무원 상태인데 너라도 잘 보필해라’라는 문자를 보낸 건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쪽에서 이런 문건을 보냈으면 ‘이런 문건이니까 잘 좀 봐달라’고 나한테 미리 전화를 했을거고, 나도 그 통화 정도는 기억을 해야 하는데 그런 통화를 한 기억이 안 나니까 나도 자신이 없다. 사실 ‘나는 손준성한테 뭘 받아서 전달만 한거 같다’ 그러면 나는 끝이다. 그런데 기자들이 손준성한테 받았다는 증거가 어딨냐고 물어볼 거 아닌가. 근데 나는 그 자료가 없다. ‘뉴스버스 자료 보니까 그렇게 돼 있더라’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 손 전 정책관과 연락을 주고 받은 내역이 없나.

“휴대폰 확인하면 바로 나올 텐데 제보 들어오는 게 많아서 보안 문제로 나는 6개월마다 휴대폰을 바꾼다.”

-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대변인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상황에서 내가 캠프에 가면 누만 끼치는 것이다. 캠프하고도 대화를 많이 하게 되면 나중에 김웅이 유승민 캠프 사람들과 하루에도 몇통씩 통화한다고 의혹을 제기할 것이다. 뉴스버스 측에서 나와 손준성하고 연락했다고 하는데 택도 없는 소리고, 가짜뉴스 막 만들어내고 있는데 여기에 관련된 사람하고는 전혀 연락 안 했다.”

- 일부 언론에서 공개된 고발장 봤나? 본인이 쓴 거 아닌가?

“저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 고발장은 제가 잡았던 초안과도 다른 내용이다. (언론에서 공개된)그 고발장 작성에는 저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 저는 그런 식으로 안 쓴다. 제가 잡았던 포인트도 아니고, 일단은 서론 본론 결론 나가는 방식도 제가 쓰는 방식과 전혀 다르다.”

- 일각에서는 손 전 정책관이 사법연수원 동기고, 검찰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은 사람인 만큼 손 전 정책관의 제보가 기억이 안 날 수 있느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저에게 제보하는 사람 중에는 (경찰) 총경도 있고, 검사장급도 있다. 그리고 내가 단순 포워딩(전달)한 자료까지 어떻게 다 기억하겠나. 100장이 넘는다는데 선거운동하는 사람이 그걸 언제 보고 있겠는가. 나중에 통화 내역이 확보되면 제가 검찰에서 누구와 통화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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