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경기지사가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위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공익처분’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리스크를 감수해가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수백억 적자에 시달리던 운영사를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흑자 전환)시켰는데, 이후 경기도가 운영사를 ‘악덕 업자’로 매도하며 운영권을 일방 회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민간 자본이 인프라 사업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본지가 일산대교 운영사인 ‘일산대교(주)’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일산대교가 운영을 시작한 2008년 5월부터 2016년까지 순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국민연금공단이 인수한 뒤에도 8년간 누적 적자가 557억원에 달했는데 2017년 순이익 11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산대교는 작년에는 매출 294억원, 순이익 43억원을 올렸다. 주 이용층인 김포·일산·파주시 인구가 늘어난 것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
그런데 이 지사는 공익처분 방침을 밝히면서 일산대교에 대해 “과도한 수입을 올린다는 측면에서 봉이 김선달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이십 년 전에 금리 높을 때 든 보험 약관인데 지금 금리가 너무 내려버리니 보험업자가 ‘탐욕스럽다’ ‘도저히 감당 못 하겠다’며 계약을 없던 걸로 하자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경기도가 공익처분에 따른 보상 금액을 2000억원대로 추산했지만, 2038년까지 최대 7000억원에 달하는 기대 수익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이 최대 7000억원의 기대 수익을 포기당하게 생겼다”며 “대선 가도를 위해 직위와 경기도 재정을 이용할 심산인 모양”이라고 했다.
경기도는 7일 보도 자료를 내고 “국민 노후 자금을 훼손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국민연금의 주주 수익률을 존중해 정당하게 보상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도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소송 없이 매각되면 국민연금 관리자가 ‘선량한 관리자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며 “소송을 통한 해결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도 결정을 그대로 수용하면 배임 시비 등에 휘말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당사자인 국민연금은 여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지사와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이 부담스러워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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