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흥하는 무당 콘텐츠, 급격한 '대중화' 괜찮을까

장수정 2021. 9. 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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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시대 지속되면서 자신을 확인하고, 미래 예측하는 콘텐츠 인기"

그룹 AOA 출신 권민아부터 김상혁과 양상국, 이성진 등 최근 방송에서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연예인들이 유튜브 점사 콘텐츠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해 AOA 활동 시절 멤버 지민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던 권민아는 최근 유튜브 채널 점점TV 토크쇼 ‘신(神)의 한 수, 복 받으Show’를 통해 3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


해당 프로그램은 만신 5인이 출연자의 과거와 미래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점사 토크쇼로, 권민아는 이 방송에서 지민의 괴롭힘에 대해 재차 폭로했다. 또 친구였던 고(故) 설리를 향한 그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설리에 대해 “힘듦을 나눌 수 있는 첫 서울 친구였다”며 “서울에서 정말 외로웠다. (같은 부산 출신인) 설리와 서로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 영상은 7일 오전 기준 2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내용이 방송된 이후에는 권민아의 발언들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는 등 유튜브 콘텐츠임에도 꽤 놀라운 파급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상혁과 이성진이 유튜브 채널 ‘베짱이엔터테인먼트’의 ‘애동신당’에 출연, 실제 무당들과 토크를 나눈 바 있다. 양상국은 같은 채널의 ‘만신포차’에서 과거 소속사에게 돈을 떼인 일화들을 털어놨으며, 안혜경과 김경란, 김동성 등 다수의 방송인들이 해당 콘텐츠에 출연했었다.


이들 대다수가 과거 이슈와 최근 근황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으며 화제 몰이를 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무속인들은 점괘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꿰뚫거나 혹은 고민 해결을 위한 조언을 건네며 더욱 과감한 이야기들을 끌어냈다.


다만 많은 연예인들이 무당 콘텐츠에 출연을 하면서, 이 같은 소재가 대중화되는 것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성대학교 글로컬문화학부 장은진 교수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불안의 시대가 지속되면서 자신을 확인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당 콘텐츠들의 인기 이유를 분석하며 “문제는 이런 자극적이고, 한때 지상파에서 미신 조장 등을 이유로 자제하던 콘텐츠가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에서는 무속인들의 이야기를 담을 때에도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정하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41조에 따르면 방송은 미신 또는 비과학적 생활태도를 조장해서는 안 되며 사주, 점술, 관상, 수상 등을 다룰 때에는 이것이 인생을 예측하는 보편적인 방법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심의에서 자유로운 유튜브가 무분별하게 무속인들의 이야기를 담을 경우 맹신하는 이들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콘텐츠들이 흥미 위주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문제가 될만한 발언들도 필터링 없이 담기면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권민아는 오랜만에 복귀하는 방송에서 뜬금없이 설리를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편집상 제가 갑자기 이야기한 것처럼 나와서 많이들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저도 감히, 함부로 제가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촬영장에서 이야기를 했기에 당연히 통째로 안 나올 줄 알았다”라고 해명했다.


김상혁은 전처 송다예 관련 질문을 받고 “개인사면 이야기를 하겠는데 상대 때문에 함구하고 있는 게 많다. 그 친구는 말하고 싶지도 욕하고 싶지도 않다. 서로의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고, 이에 송다예가 불쾌감을 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성이 ‘만신포차’에서 ‘배드파더스’ 등재에 대해 해명하는 등 일부 논란 연예인들까지 출연을 하게 되면서, 무분별한 복귀 발판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모으기도 했다.


장 교수는 “중요한 것은 이런 소재 예능이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복귀 수단이나 혹은 자학적 개그의 수단으로 사용되며 슬며시 용인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한 면죄부로 이용하는 게 바람직한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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