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①] 한국과 달리 '남성의 여성 대상 폭력' 명시하는 스웨덴 정부

정지혜 2021. 9. 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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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선진국 스웨덴을 가다' 특별인터뷰 ①정부 관계자편: 성평등부 차관, 성평등에이전시
세계 최고의 성평등 수준을 자랑하는 나라 스웨덴. 이곳 사람들은 성평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이라 여기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약 2주의 방문 동안 정부 관료부터 전문가, 일반 시민까지 최대한 다양한 배경의 현지인을 만나 의견을 물었다. 최근 수년은 한국의 여성인권 운동 및 성평등 의제가 역사상 가장 큰 주목과 백래시(반발 현상)를 동시에 겪고 있는 만큼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시리즈 첫 번째는 정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로 정했다. 국민이 뽑은 정부에서 국가 정책을 펴는 이들의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섭외 시점이 마침 여름 휴가 기간이고, 스테판 뢰빈 스웨덴 총리의 불신임, 사임, 재신임(이후 결국 사퇴 발표) 등으로 내각은 경황이 없는 상황이었다. 섭외가 미정인 상태로 스웨덴 도착 후 마지막까지 외신기자센터(IPC), 통역 담당자 등 현지 인력을 총동원한 끝에 카린 스트란도스 성평등부 차관, 안나 콜린스팔크 성평등에이전시 국제관계담당 수석을 만날 수 있었다.

2014년 세계 최초의 ‘페미니스트 정부’를 선언한 스웨덴은 노동부 산하에 성평등부를 두고 있다. 지난 7월 뢰벤 총리의 불신임 사태로 메르타 스테네비 성평등부 장관의 거취 역시 불분명해졌지만 총리 재신임 이후 스테네비 장관의 장관직 유지가 결정됐다. 그러나 인터뷰 시점에는 뢰벤 총리가 자진 사퇴 발표를 하면서 다시 상황적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장관이 아닌 차관과의 인터뷰로 변경해 진행했다. 이미 스톡홀름에서의 취재를 끝내고 예테보리로 이동한 상태라 스트란도스 차관과는 지난 1일 줌으로 화상인터뷰를 했다.

지난 1일 스웨덴 성평등부 카린 스트란도스 차관이 세계일보와 줌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화창한 가을날씨를 보인 이날 스트란도스 차관은 “날이 너무 좋아 밖으로 나와서 카메라를 켰다”며 소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또 다른 정부기관인 스웨덴 성평등에이전시(Swedish Gender Equality Agency)는 정부의 성평등 정책 시행에 보다 효과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 마련된 기관으로 2018년 1월 1일 설립됐다. 직접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정부 부처, 연구·시민단체, 고등교육 기관 등과 협업하거나 기존 자료를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뷰는 이곳의 국제관계 담당 안나 콜린스팔크 수석과 이메일 및 기관 방문으로 진행했다.
지난 1일 스웨덴 예테보리에 있는 성평등에이전시 사무실에서 안나 콜린스파크 수석이 스웨덴의 성평등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예테보리=정지혜 기자
아래는 주요 응답내용 일문일답.

Q. 현재 스웨덴 정부의 성평등 과제 초점은 무엇인가.

A. 스트란도스 차관: 남성의 여성 대상 폭력(Men’s violence against women) 문제다. 남성과 여성 간 불평등 문제에서 가장 궁극적인 이슈가 되는 부분으로, 이러한 폭력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지난 6월 정부는 이에 대해 매우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웹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는데 남성의 여성 대상 폭력 방지를 위한 40가지 패키지 방안을 제시했고, 더 추가할 계획도 있다. 남성의 여성 대상 폭력 문제는 스웨덴에서 10개년 전략을 세우는 등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는 문제다.

Q. 패키지 방안의 특징은.  

A. 스트란도스 차관: 지금껏 정부가 해 온 방안 중 가장 강력한 방안을 담고 있다. 폭력이 처음 행해지는 경우,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줄이는 것 모두를 예방하기 위한 전반적인 스펙트럼을 다루고 있다. (기존에 초점을 맞춰온 대로) 사건이 발생한 뒤 여성을 지지하고 보호하기 위한 방안 역시 포함한다. 가해자를 처벌하는 보다 강력한 제도도 있다. 

Q. ‘남성의 여성 대상 폭력’이라고 정부가 적시하는 부분이 놀랍다.

A. 안나 콜린스팔크 수석: 스웨덴에서는 아주 구체적으로 그렇게 명시한다. 이것이 여성에 대한 차별과 관련된 것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또한 이것이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폭력 문제와는 확실히 구분된다는 점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냥 ‘젠더 기반 폭력’이라고만 하면 너무 모호하다. 스웨덴에서 또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젠더 기반 폭력의 대부분이 남성이 가해자이고 여성이 피해자인 것이 통계적 팩트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실을 국가 전략의 제목으로 명시함으로써 이 문제의 ‘사회 구조적 측면’을 강조하고자 했다.

이는 남성과 여성 간 권력 관계와도 연관이 있다. 남성이 가진 권력이 파괴적으로 사용된다는 점 말이다. 그래서 이런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식적인 결정이 내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 용어를 쓰는 것은 정치·사회적으로 합의되었고, 공식 정책 등에서 쓰게 되었다. 무엇보다 정부가 이러한 방향성을 든든히 뒷받침하기에 계속 푸시가 가능한 것이다.

Q. 정부가 뒷받침해준다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A. 안나 콜린스파크 수석: 정말 그렇다. 때로는 법과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 그런 후에야 사람들이 이를 내면화할 수 있다. 법이 규범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Q. 한국에선 반대 같다.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으니 법을 못 만든다고 한다.

A. 안나 콜린스팔크 수석: 아직 그런 단계라면 일단 강하고 활발한 시민 사회와 여성인권단체 등이 압박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의회에서 통과시킬 정치인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필요한 것이 증거 기반의 데이터다. 스웨덴 성평등에이전시가 하듯이 이런 이슈들을 많이 분석하고, 협업하고 지원해야 한다. 국가 단위, 지역 단위로 수시로 사건은 발생한다. 우리는 성평등과 성 주류화를 위해 지역 대학이나 기관 등에 조언과 지원을 해 주는 일만 하는 부서도 있다. 이런 보고서 등이 많아지면 정치적으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금 이런 취재를 하는 것처럼 미디어를 통해서 이런 자료들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

Q. 한국에서도 최근 남성의 여성 대상 폭력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만 중복 없이 10건의 ‘아내 살해’ 사건이 보도됐다. 여성가족부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2019년 발생한 성폭력과 데이트폭력은 각각 3만1396건, 9858건으로 하루 113명꼴로 피해 여성이 두려움에 떨었다. 

A. 스트란도스 차관: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으리라고 짐작한다. 성평등 문제 전반은 물론 보다 구체적으로 젠더 기반 폭력 문제를 다루기 위해 공적인 논의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 특히 규범을 바꾸는(change norms) 것에 대한 자각, 인지(awareness)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수용가능한 정도냐는 기준에 대한 자각, 역사적으로 젠더 기반 폭력에 있어서는 피해자들이 수치심을 느끼도록 만들어진 데 따른 침묵에 대한 자각이 그렇다. 수치심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느껴야 마땅한 것이다.

Q. 규범을 바꾸는 것이라는 부분이 정말 공감이 된다. 쉽지 않은 일 같다.

A. 스트란도스 차관: 이러한 규범의 변화는 우리가 해내야 할 ‘굉장한 전환’(huge shift)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문제의 심각성을 직면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층위의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실은 아직 얼마나 갈 길이 먼지를 알아차리는 것까지 말이다. 

‘미투 운동’은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무엇이 수용 가능한 것이고, 규범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 등에 대해 어마어마한 양의 토론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말이다.

Q. 여성 대상 폭력의 예방적 차원에서 법을 강화하는 것 말고 어떤 방법이 있나.

A. 스트란도스 차관: 6월에 발표한 패키지 방안에 포함된 것 중 하나를 소개하면 ‘국가적 폭력 예방 프로그램(national violence preventive program)’이 있다. 국가 차원에서 폭력 예방의 다양한 측면을 점수를 매기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이러한 가치를 얼마나 잘 다루고 있는지, 관료들을 규제한다는 측면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소셜 서비스 분야에서 경찰에 더 쉽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 예가 있다. 피해자가 직접 가서 조사받는 것이 2차 피해 등으로 인해 너무 두렵고, 피해가 반복되는데도 신고하지 못할 위험도 있어서다. 따라서 소셜 서비스 담당자가 폭력의 재발 가능성 여부를 자체 판단해 경찰에 신고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었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변화를 만들고 있다.

Q. 스웨덴은 육아휴직 정착 등 성평등을 어느 정도 달성했는데, 그 다음 과제로 폭력이 수면 위에 올랐다고 보면 되나.

A. 스트란도스 차관: 스웨덴이 어느 정도 많이 왔다는 건 동의한다. 이에 대해 많은 나라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진전을 이뤄냈는지. 이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반드시 인정해야 할 성과이다. 성평등을 비롯한 여성 인권에 대한 얘기할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건 불가능해, 그게 자연스러운 거야’ 따위의 말들을 해 왔나. 하지만 스웨덴은 성평등에 진전을 이뤄냄으로써 그들이 틀렸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도 갈 길이 멀기도 하다. 스웨덴에서 전·현 파트너 남성에 의해 폭력을 당하는 여성의 숫자는 1년에 1만7000건 수준이다. 여전히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증오와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 임금 격차도 상존한다. 폭력 이슈는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현재 개선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6가지 세부 목표 중 하나다.

A. 안나 콜린스팔크 수석: 스웨덴도 민간 영역에서는 아직 여성이 충분히 관리자급에 가지 못하고 있다. 남성을 비즈니스 리더로 보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극복 못한 것이다. 할당제 관련해서는 반대도 있다. 사실 스웨덴은 할당제 없이 이만큼 왔는데 이건 조금 예외적 상황으로 본다. 지금 의회에 여성의원 비율이 47%인데 자발적으로 된 것이다.

여성이 소수에 불과할 때는 여성 문제를 제기하고 목소리를 내기가 매우 힘들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어떤 그룹이 30% 이하일 때는 임팩트 있게 무언가를 주장할 크리티컬 매스(변화를 일으킬 임계질량)를 가질 수 없다고 한다.

여전히 남아있는 불평등 문제, 새로운 문제 또한 계속 생겨난다. 최근 들어 나타난 사이버 폭력 문제,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고정관념 문제도 있고. 지금 이렇게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함께 공유하는 것처럼 세계적으로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 UN이 됐든 어떤 형태이든 각국의 경험을 더 많이 공유하고 함께 협업을 해야 한다. 무엇이 효과가 있고 무엇은 실패했는지 등을 서로 공유해야 한다.

A. 스트란도스 차관: 경제적 성평등 측면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금 격차 문제를 적극 공격해야 한다고 봐서다. 무엇보다 임금 격차 감소가 너무나 느리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남성이 돈을 더 받기 때문에 인생 전체 사이클로 볼 때 남녀간 경제력 차이가 너무 나게 된다. 자본소득으로 얻는 돈도 남성이 훨씬 많다. 펀드, 주식, 부동산 소유 등.

남성과 여성이 일하는 분야가 다르다는 부분에서 오는 임금 격차도 있다. 어떤 섹터 안에서 평등을 달성해서 같은 직업이라면 같은 돈을 번다고 치자. 그렇다 해도 스웨덴에서는 남성들이 전반적으로 임금 자체가 더 높은 분야에서 많이 일을 한다. 이는 연금 등의 격차로 이어진다. 유감스럽게도 아직도 해결 과제가 정말 많지 않은가.

Q. 스웨덴은 ‘페미니스트 정부’를 갖기까지 얼마나 걸렸나?

A. 스트란도스 차관: (난감한듯 웃으며) 아주 어려운 질문이다.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말 지난한 세월이 필요했다. 100년 전 획득한 여성의 참정권부터 70년대에 거세진 페미니즘 물결로 인해 개인별 소득세 법안과 고품질 저비용 보육정책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법안이 통과됐다. 이런 배경이 여성들을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했다. 스스로 수입이 생기고 배우자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게 한 점이 의미있다.

하지만 90년대에는 스웨덴도 사실 좀 힘들었다. 성불평등을 인지하게 만드는 것(awareness raising)에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규범을 바꾸기 위해서 분명한 근거와 통계수치를 직면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이것이 우리가 성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페미니스트 활동가들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를 추진하는 이유이다. 데이터로 계속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절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과정이다.

Q. 여성의 능력이 뛰어나질수록 한편으로는 ‘여성은 약자가 아니다, 피해자가 될리 없다’는 식의 편견에도 시달린다.

A. 안나 콜린스파크 수석: 그렇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남성의 여성 대상 폭력은 부나 교육수준 관계 없이 어디서든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대부분은 폭력 사실을 외부적으로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다. 피해자의 수치심이 연루된 부분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피해 사실을 말하고 나서기조차 힘들다. 말하더라도 사회가 그것을 믿지 않고 피해자 탓하기(victim blaming)를 한다. “그녀가 자극했어”, “성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한 것에 남성이 넘어간거야” 등등. 그러면서 “저 여성이 얼마나 대하기 어려운지 알아?” “정말 센 여성인데 희생자가 될리 없어”라고 한다.

이건 힘의 역학관계에 대한 문제다.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고 자신감이 있고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그것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것은 진보에 대한 두려움이자 힘 있는 여성에 대한 두려움이다. 여기서도 일부 남성들이 “내가 무력하게 느껴져, 관계에서 열등감을 느껴” 등 남성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곤 한다. 이때 남성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사회가 재정의를 해야 한다. 사회가 변화하고 관계의 양상도 변화함에 따라 남성들이 결국 대면하게 되는 문제다. 폭력은 이런 문제를 발산하는 방식이 되어선 안된다. 

Q. 백래시 현상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A. 안나 콜린스팔크 수석: 스웨덴은 규범을 변화시켰고, 성평등 관념은 이제 사회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관련된 괴롭힘은 존재한다. 극단적인 형태의 폭력 또한 발생한다. 전세계적으로 백래시가 일어나고 있다. 포퓰리즘, 극우정당, 일부 기독교나 이슬람 등에서 비롯된 공격으로 젠더 연구 기관들이 주요 타깃이 되어 많은 위협에 노출되고 있고 실제로 물리적 공격을 받기도 한다. 온라인에서의 공격도 심하고. 스웨덴에서도 여성 기자들이 악의적이고 성폭력적인 댓글과 이메일 공격을 받는다. 백래시를 성장의 과정으로 물론 볼 수 있겠지만 여기에 패배하지 않도록 함께 힘을 합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인터뷰 이후의 단상

남성의 여성 대상 폭력 문제에 대해 스웨덴 정부가 취하는 입장은 매우 강경했다. 무엇보다 ‘젠더 기반 폭력’이라거나 ‘가정폭력 문제’, ‘데이트폭력’ 혹은 ‘모든 폭력의 근절’ 등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정확히 ‘남성 의 여성 대상 폭력’이라고 가해자와 피해자 성별을 명시하는 부분이 그렇다.

스웨덴의 경우 초기에는 폭력의 피해 여성을 보호하고 지지하는 쪽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보다 전향적으로 폭력의 발생 자체를 막기 위한 고민을 하는 단계다. 어느 쪽도 큰 변화가 없는 한국의 상황을 생각하면 격차가 매우 크다고 느껴졌다.

또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굉장히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상당한 고민과 후속 대책을 보완하고 있는 점이 정부의 신뢰도를 끌어올릴 것이라 관측됐다.

인터뷰 직후 차관측은 답변내용에 대한 링크를 추가로 보내주기도 했다. ‘The Government presents package of measures to stop men’s violence against women’(남성의 여성 대상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40가지 조치 방안)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였다. 따로 자료 요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능동적으로 관련 내용을 정리해 보내주는 태도에서 정책에 대한 진정성, 무언의 자신감, 비록 급하게 진행된 짧은 인터뷰였음에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읽을 수 있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예테보리=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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