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수 선진국보다 적은 한국, 자영업자는 후진국만큼 많다"

백일현 입력 2021. 9. 9. 14:35 수정 2021. 9. 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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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체감실업률 25%, 넷 중 한 명은 실업 상태

‘청년실업, 여성 경력단절, 자영업 포화, 성장 멈춘 중소기업, 정규직 과보호.’
한국경제연구원이 9일 발표한 ‘한국 고용시장의 5대 특징’이다. OECD 통계와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고용시장 현황을 분석했다.


청년 넷 중 한 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


한국의 청년(15~29세) 고용률은 42.2%로 G5국가(주요 5개국,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평균(56.8%)보다 14.6%포인트(p) 낮았다. 한국의 청년 경제활동참가율(46.4%)도 G5국가 평균(62.5%)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로, 청년 체감실업률이 25.1%에 달했다. 지난해 청년 구직단념자는 21만9000명으로 2015년 대비 18.3% 늘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구직단념 이유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가 33.8%로 가장 많았다. 한경연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구직단념 청년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료 한경연]

자영업자 비중 35개국 중 6번째 높아


여성 고용도 부진했다. 한국 여성 고용률은 OECD 평균(59.0%)보다 낮은 56.7%에 그쳤다. 특히 35~39세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60.5%)은 터키, 멕시코 다음으로 낮았다. 전체 근로자 중 여성 시간제 고용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9.3%)은 OECD 평균(11.2%)보다 낮았다.

자영업자 비중은 여전히 크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4.6%로 OECD 국가 35개국 중 6번째로 높았다. 한국보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 멕시코, 그리스, 터키, 코스타리카였다. 대개 자영업자 비중은 소득이 증가할수록 하락하는데, 한국은 예외적으로 높은 편이다.

[자료 한경연]


한국은 대기업 수가 G5 국가에 비해 부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경우 1만개 기업 중 44개가 대기업인데 반면 한국은 9개 수준이었다. 대기업 수가 적다보니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이 86.1%로 G5 국가 평균 53.6%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중소기업이 글로벌 대기업까지 성장하기 위해 총 275개의 규제에 직면한다”며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 규제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노동생산성이 28.7%로 OECD평균(64.8%)을 하회하는 만큼, 중소기업 근로자 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규직 해고비용 1주일 급여의 27.4배


한경연은 또 정규직 해고규제 유연성 순위가 OECD 37개국 중 20위에 불과하고, 법적 해고비용도 1주일 급여의 27.4배로 G5 평균에 비해 크게 높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노동 규제를 완화해 기업 고용 부담을 완화하고,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가되는 차별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 한경연]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은 작은 편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날 ‘지난 10년(2011~ 2020)간 주요 고용지표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1~2019년간 한국 고용률과 실업률의 OECD 국가 중 순위는 꾸준한 하락세였다. 한국 고용률은 2015년 이후 66%대에서 정체되면서 OECD 평균과 격차가 점점 더 커진 반면, G7 국가와 노르딕 4국은 고용률이 꾸준히 상승했다.

고령층은 한국이 OECD 평균보다 높았으나, 청년층은 한국이 OECD 평균보다 매우 낮은 편이었다. 2011~2019년간 실업률은 우리나라는 높아진 반면 G7 국가와 노르딕 4국, OECD 평균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은 OECD국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해 한국 고용률(15~64세)은 65.9%로 전년보다 0.9%p 하락해 OECD 평균 하락폭(2.6%p)의 1/3 수준에 그쳤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3.9%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경연은 이날 “세계경기의 빠른 회복에 따른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장기화에 따라 소비의 회복세가 하반으로 갈수록 약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한경연은 “상황이 악화돼 확진세가 증폭하고 백신보급마저 지연된다면 성장률은 3% 초반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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