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면접관이 골수좌파"..유승민 "제가 배신자라 생각하나"
국민의힘이 야심차게 기획한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이 후보들의 정책공약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보별로 특정 질문에 쏠리거나 면접관의 질문을 무시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후보들은 면접관의 질문에 답변하느라 진땀을 뺐고, 때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 시그널 면접'엔 사전에 투표한 순서에 따라 장성민·장기표·박찬주·최재형·유승민·홍준표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10일 참석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면접을 진행했다. 주요 유튜브 채널 조회수를 합산하면 약 15만회를 기록했다.
면접관들은 후보들의 과거를 따지고 들었다. 박 교수는 박찬주 후보가 지난 2019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삼청교육대에 가야 한다고 한 발언을 지적했다. 박 후보는 "비유로 삼청교육대를 쓴 것은 맞다"며 "정치인으로서는 그런 용어 사용할 때 신중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장성민 후보가 민주당 의원이던 지난 2000년 5월 17일 광주 카라오케에 갔던 전적을 끄집어냈다. 장 후보는 "변명할 생각 없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밝혔다.
유승민 후보에겐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유 후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하태경 의원과 함께 '안티 페미니즘' 드라이브를 거는 게 아니냐는 진 전 교수 질문에 "전 양성평등주의자로 평생을 일관되게 살아왔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아무 일도 못하고 있는 여가부를 폐지하고 대통령 직속 양성평등위원회를 만들어 진짜 양성평등을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G7 국가에 여성부 부처와 장관을 많이 두고 있다는 김준일 대표의 반론에 "발표가 잘못된 것으로 안다. G7에서 장관만 상징적으로 있는 나라도 있다"며 "여가부 중에서도 '여성'이 아니라 '가족'이 문제인데 보건복지부를 보건과 복지로 분리해 복지에다 여가부의 가족 기능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교수는 "여가부의 방향이 한국의 여성들이 원하는 것과 간극이 크다"며 "요즘 젊은 여성들은 내가 여성이 아닌 인간으로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자유를 달라는 것"이라고 동의했다.
유 후보는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보느냐'는 김 대표의 질문에 "건너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다 건넜는데 유승민만 못 건넌 것이 아니냐'는 김 대표의 반론에는 "제가 배신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맞받았다.
홍준표 후보는 자신을 향한 면접관들의 질문에 강하게 역공을 펼쳤다. 진 전 교수 등이 자신이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쇄한 건에 대해 묻자 "좌파적 사고로 주장을 하는데 이미 당할만큼 당했다. 사실상 진주의료원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내가 대선 나가면 절대 나 안 찍는다"며 "억지논리 말씀하시는 면접관 상당히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가 민주노총 혁신에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하겠다는 과거 발언을 문제삼자 "면접관 분들이 아주 골수 좌파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남성 지지율이 높고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지지를 안 한다'는 김 대표의 발언에 "그럴 수 있죠"라고 인정했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의 성희롱 논란을 묻자 "그건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발끈했다. 류 전 최고위원을 '주막집 주모'라고 표현한 것이 성희롱이 아니냐는 질문엔 "그건 잘못된 것"이라며 "무혐의 처분됐는데 자꾸 시비를 거니까 내가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최재형 후보에게는 감사원장 재직 시절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질문이 나왔다. 최 후보는 '최재형 정부의 감사원장이 정권 심판하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면서도 "재직 중에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감사를 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원전 정책 감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최 후보는 가족의 '애국가 제창' 논란에 대해선 "삶을 지켜주는 울타리인 국가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표시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홍 후보는 이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전국을 다 누벼야 하는데 후보들 일정도 많다. 토론이 아니면 이런 행사에 안 불렀으면 좋겠다"며 "왜 자꾸 토론을 이리 회피하고 저리 회피하나"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면접 방식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수많은 공약을 발표했는데 여가부 갖고 시간을 다 끈 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 집이니 나가라" 장모 쫓아낸 남편…죽은 아내 핸드폰엔 끔직한 폭언 - 머니투데이
- 아들 결혼할 때 3억 준 부모…딸에겐 달랑 '토스터' 선물 - 머니투데이
- "춥다. 따뜻하게 입어라"…아빠 댓글에 '울컥' 성매매 그만둔 여성 - 머니투데이
- 가슴에 '장미 타투'한 여성BJ, "업소 출신같다" 악플에 이렇게까지 - 머니투데이
- "복수심에 불타 갚아주고 싶었다" 권민아, 지민에 보낸 문자 해명 - 머니투데이
- 교육부, '의대생 유급 방지책' 대학들에 요청…학년제 제시 - 머니투데이
-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 머니투데이
- 이상민, 69억 빚 청산 어떻게?…"돈 모으려고 했으면 이렇게 못했다" - 머니투데이
- "눈 마주쳤다"…술 취해 여대생 뺨 때린 서대문구 공무직 남성 - 머니투데이
- 친팔 시위대 재집결 위험에...뉴욕 컬럼비아대 졸업식 결국 취소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