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의 장기기증, 9명에게 새 삶을.."더 많은 참여 필요해요"
[앵커]
씨앗 모양의 이 동그란 스티커는 장기기증을 희망한다는 표시입니다.
장기 기증을 신청하면 받는데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에 붙이기도 합니다.
훈장처럼 뿌듯하다는 사람도 있던데요.
하나의 씨앗에서 두 개의 싹이 돋아난 것처럼 한 생명이 다른 생명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9월 9일 오늘은 '장기기증의 날' 입니다.
한 사람이 많게는 아홉 명까지 살릴 수 있다는 의미인데 현실을 따져보니 국내에 장기이식을 원하는 사람은 3만 5천명이 넘지만 지난해 기증을 희망한 사람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적었습니다.
서윤덕 기잡니다.
[리포트]
8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해 신장을 이식받은 한유미 씨.
지금이라도 다행이라며 안도하지만 그동안 기약 없는 기다림에 매일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한유미/신장 이식 수혜자 : "'이번에는 기회가 안 돼서 다음에'라고 그런 말씀 하셨을 때 조금 허탈하죠. '언제 전화 올까? 언제 전화 올까?' 이런 생각을 계속하게 돼요. 거기에 약간 집착하고."]
지난 3월 기준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3만 5천여 명.
하지만 한 해 장기를 기증하는 뇌사자는 4, 5백 명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하루 평균 5명이 숨지고 있습니다.
국내 장기기증 희망자는 15만 명이 넘었던 2013년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최근 10년 새 가장 적은 6만 7천 명에 그쳤습니다.
[김동엽/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처장 : "(장기기증 홍보가) 대면 캠페인 위주로 그동안 진행돼 왔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됐잖아요.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선 기증자를 예우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2007년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를 기증한 홍순영 씨의 유가족도 같은 생각입니다.
[최기숙/장기기증자 유가족 : "위로해주고 위로받을 수 있는, 아픔은 아픔을 가진 사람만이 안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활성화되면 홍보도 되고 더 좋을 텐데..."]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초 정부와 지자체에 장기기증자 예우 근거 등 활성화 대책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약속인 장기기증.
생명나눔의 이웃사랑이 꽃 피울 수 있게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김종훈
서윤덕 기자 (duc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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