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신 후 백혈병'은 우연?.. 전문가 "면역력 약한 사람, 접종 전 혈액 검사하세요"

김자아 기자 2021. 9. 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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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연합뉴스

직장인 김모(33)씨는 지난 6일 병원에 혈액 검사 결과와 관련한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의사로부터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 백혈구 수치가 정상 범위를 밑돌아 일반 사람들보다 면역력이 약한 상태인 만큼, 조심하는 게 좋다는 권고였다. 의사는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접종 후 백혈병’ 사례는 대부분 당신과 같은 경우라고 본다”고 했다.

김씨는 “의사 얘길 들으니 청와대 청원에 올라온 ‘백신 접종 후 백혈병’ 사례들이 떠올라 마음이 안 좋았다”며 “백신 접종 전에 알게 돼서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지만, 이런 건 정부가 백신 접종 예약 전에 미리 관련 안내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사실일까.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면역력이 약하다고 느끼는 경우 백신 접종을 재고하고 혈액 검사부터 받으라’고 권고한다. 백신과 백혈병 간 정확한 인과관계는 확인된 바 없지만, 백혈구 수치를 미리 점검하는 것은 여러모로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박병주 대한보건협회장은 10일 조선닷컴 통화에서 “백신의 원리는 몸의 면역 반응을 이용하는 것인데, 백혈구 수치가 낮다는 건 면역반응이 약하게 나타난다는 의미”라며 “백혈구 수치가 낮은 상태에서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우선 백신 자체의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느끼거나 의사가 예진을 통해 면역 반응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접종 전 혈액 검사를 먼저 받아보는 게 게 좋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백신은 몸 상태가 건강할 때 맞아야 한다”며 “몸에 열감이 느껴지거나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느껴질 땐 혈액 검사를 통해 정확한 건강 상태를 진단한 뒤 이상이 없는 경우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게 안전하다”고 했다.

천 교수는 “혈액 검사 만으로도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다 파악할 수 있다”며 “백신 접종 직전에 혈액 검사 결과를 받으면 추후 백신 접종 후 몸에 이상반응이 생겨도 인과성을 쉽게 따져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면역력이 떨어질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잦은 감기 ▲식욕 부진 ▲무기력함 ▲대상포진 ▲구내염 등을 꼽으면서 해당 증상이 나타나면 백신 접종 전 혈액검사를 권고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백신 접종 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청원글이 다수 올라왔다./청와대 홈페이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는 글이 20건 이상 올라왔다. 백신 종류는 물론 접종 나이도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이 중에는 백혈병 진단을 받고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 글도 다수 포함됐다.

잇따른 부작용 의심 사례에 백신 포비아도 확산됐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최근 발표한 제6차(8월) ‘코로나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 중 예방접종을 받을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14.5%로 한 달 전 7.9%보다 6.6% 포인트(p) 상승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예방접종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 때문에’(81.6%)였다.

그러나 정부는 백신과 백혈병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정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평가과장은 “현재까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도 백신과의 인과성은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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