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얇아졌다면.."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 [건강!톡]

김예랑 입력 2021. 9. 10. 15:52 수정 2021. 9. 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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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단백질은 탄수화물, 지방과 함께 우리 몸에 필요한 3대 필수 영양소 중 하나다. 단백질은 근육이나 내장, 뼈, 피부 등 신체를 이루는 주성분으로 몸에서 물 다음으로 많은 양을 차지한다.

다양한 기관, 호르몬, 효소 등 신체를 이루는 주성분인 단백질은 몸에 축적되는 탄수화물, 지방과는 달리 일정량을 사용한 후에 모두 분해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 매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단백질이 많이 든 육류의 소화 문제나 다이어트 등으로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중요한 단백질이 부족하다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단백질 부족…몸에서 보내는 신호 

단백질 결핍 상태가 되면 우선 신체가 단백질 섭취를 촉진하기 위해 단백질에 대한 선호가 증가할 수 있다. 위약감, 피로가 동반될 수 있으며 더 중요한 기관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 골격근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근감소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근감소증은 경미하 수준의 단백질 결핍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노인에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노인에서의 근육량 감소가 단백질 섭취가 가장 적은 그룹에서 가장 심했다는 연구가 있다.

단백질 결핍의 다른 증상으로는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손톱이 약해져 쉽게 부러지며 피부가 잘 갈라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골격이 약해져 부상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단백질 혹은 아미노산의 결핍은 면역 기능의 저하로 이어지고 감염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미노산은 T세포, B세포, NK세포와 대식세포, 림프구의 증식, 항체의 생성을 조절하여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면역 기능의 저하는 약간 낮은 수준의 단백질 섭취만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한 단백질 결핍증에서는 피부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저알부민혈증으로 인해 혈액 내의 삼투압이 저하되면 평형을 맞추기 위해 체액이 혈관에서 조직으로 유출된다. 이로 인해 조직 내에 체액이 축적되고 부종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같은 원인으로 인해 복강 내에도 물이 차서 부어오른 배는 기아, 빈곤 상태인 국가의 소아에서 흔히 보이는 단백질-에너지 영양실조 상태인 ‘콰시오커(Kwashiorkor)’의 특징적인 소견이다. 

 단백질 부족으로 인한 근감소증

근감소증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동반되는 근육의 양과 근력의 감소로 정의되고 있다. 1989년 어윈 로젠버그(Irwin Rosenberg)가 근감소증(sarcopenia)이라는 말을 도입하며 알려지게 됐다. 노인의 근육량 감소는 부적절한 영양 섭취와 필수 아미노산과 같은 영양에 대한 근육의 적응 실패가 한 원인으로 의심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인에서 단백질 섭취량이 단백질 섭취 권장량(0.8g/kg/day) 미만으로 섭취하는 비율이 거의 40%에 이른다고 보고되었고 이렇게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노인에서 근육량과 근력이 유의미하게 감소되었다.

나이와 관계없이 근육에 대한 아미노산의 반응은 유지되기에 나이와 관계없이 정맥에 아미노산을 투여했을 때 근육의 단백질 합성이 증가된다고 한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다른 연구에서도 경구 아미노산 투여 시 근육의 단백질합성이 나이에 관련 없이 증가되었다.

다만 단백질뿐만 아니라 같이 섭취하는 다른 영양분들도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포도당과 아미노산을 같이 경구 투여했을 대 젊은이와 노인 모두에서 근육의 분해 감소와 근육으로의 아미노산 이동은 차이가 없었다.

근육의 합성이 젊은이에서만 증가되고 노인에선 변화가 없었는데, 노인에서 나타나는 고인슐린혈증에 대한 근육을 만들어 내는 동화작용의 차이가 근감소증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골다공증, 비만과 달리 아직 표준화된 진단 기준이 없고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근감소증이 노인에 미치는 건강상의 영향은 매우 명확하고, 예방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시급하다. 근감소증은 넘어짐, 기초대사량 감소, 사망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 부족의 아이러니 ‘지방간’

음주량이 많은 사람에게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알코올성 지방간이라 부른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간 내 지방 축적을 유발하는 약제등의 원인이 없는 사람들에서 생길 수 있고 당뇨, 비만, 고지혈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단백질 부족도 지방간을 초래할 수 있다. 간은 지방 조직과 함께 지질 대사를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유리 지방산은 체내 에너지 대사에 가장 기본이 되며 혈중에서 타 장기로 이동하는 형태이며, 중성 지방의 형태로 간과 지방 조직에 저장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간에서 지방을 운반하는 아포단백이라는 지단백질의 합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간에서 생성된 지방이 이동하지 못하고 간에 쌓인다.

최근 동물 대상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단백질 부족 식단을 지속할 경우 지방산으로 분해시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 소기관과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저하되어 지방 축척을 야기하고 산화 스트레스까지 초래했다고 한다.

한편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 장내 세균총의 구성과 기능이 변할 경우 장과 간은 간문맥을 통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간 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장내 세균총은 짧은사슬 지방산을 만드는데, 이는 우리 몸에서 지방 축적을 방해한다. 따라서 아직 기전은 연구 중이지만 이러한 장내 세균총이 깨질 경우 지방 축적이 용이해질 수 있다고 한다.

서희선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우연히 시행한 검사에서 간 기능이 나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라며 "그러나 이를 방치할 경우 간염, 간경변증까지 진행할 수 있어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과도한 단백질 섭취가 좋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단백질,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하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콰시오커’는 식이 단백질 결핍과 관련된 심각한 영양실조다. 단백질의 극심한 부족은 위장과 장의 삼투압 불균형을 유발해 부종이나 수분 보유로 내장의 붓기를 유발한다. 콰시오커는 충분한 칼로리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도록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식이 요법 권장 지침은 성인1일 칼로리의 10~35%가 단백질에서 나오도록 권장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섭취하는 칼로리의 5~20%, 10대들이 매일 섭취하는 칼로리의 10~30%는 단백질로부터 얻어야 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2명 중 1명꼴로 단백질 섭취량이 필요량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충분한 단백질 섭취로 근육의 감소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50대 이상은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단백질을 자신의 체중 kg당 매일 1g 이상 섭취해야 한다. 체중이 70kg인 남성은 단백질을 하루에 70g 이상 보충해야 한다는 뜻이다.

해산물, 달걀, 견과류, 씨앗, 소고기나 닭고기, 콩, 두부와 같은 고단백 식품군 위주의 식사가 도움이 된다. 체중 60kg 내외의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단백질 필요량을 섭취하려면 매끼 지방이 적은 살코기 혹은 생선 약 100g이나 두부 한 모, 또는 달걀 2~3개 정도의 양을 먹어야 한다.

서 교수는 "근육 단백질의 합성을 촉진하는 류신(아미노산의 일종)이 풍부한 고단백 식품을 섭취하되,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매끼 단백질 반찬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단백질을 하루 세끼 고르게 섭취하여야 한다"고 전했다. 

보조 요법으로 단백질 보충용 건강기능 식품이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로 나뉘는데, 종류에 따라 필수 아미노산 종류가 다르며 체내 소화 시간이 다르다. 소화와 흡수가 잘되는 동물성 단백질인 유청 단백 분말은 근육 증진에,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 분리 대두 단백은 근육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돕는다.

서 교수는 "한 종류의 단백질만 먹는 것보다는 동·식물성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며 "한 두 가지 종류가 원료인 단백질 보충용 건강 기능 식품보다는 동·식물성 단백질 식품을 골고루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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