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만 맞아 좋아했는데..美 얀센 접종 1400만 떠는 이유
델타 변이에 감염돼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얀센 백신의 장점을 강조했던 건 보건 당국이 아니었나.
지난 3월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백신을 맞은 미국인 일리아나 베니테스(41)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20대에 신장을 이식받은 이후 꾸준히 면역 억제제를 먹고 있는 그에게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에 의한 돌파 감염 가능성은 생명에 대한 위협과도 같다. 그러나 얀센 접종자들에게 부스터샷(백신 추가접종)이 언제일지 요원해 두렵기만 하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14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얀센 백신 접종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백신 수급이 가능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부스터샷 접종 결정이 확대되고 있지만, 얀센 백신은 포함되지 않으면서다.
이에 따르면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부스터샷 사용을 승인한 상황이다. 이탈리아는 면역 취약층과 고령층 등에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추가접종 사용을 허가했다. 독일‧프랑스‧이스라엘 등 이미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거나 도입이 확정된 국가들에서도 얀센 백신은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오는 20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에 들어가는 미국도 우선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만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지난 5일 미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모더나 백신까지 동시에 부스터샷 승인 명단에 포함하고 싶지만 당장 그럴 수 없다면 순차적으로 할 것”이라며 “처음부터 우리는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화이자는 관련 데이터가 있고 시한을 맞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미국 보건 당국은 혼합 백신 접종을 권하지 않고 있어 다른 백신을 통한 부스터샷 접종도 어렵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인 모더나, 화이자와 달리 얀센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방식의 백신이다.
당초 얀센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최소 8개월간 면역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초저온 보관시설도 필요 없어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 4월 미 보건 당국이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증 사례를 검토한다며 접종 중단을 권고하는 등 안전성 우려를 샀다. 접종은 10일 만에 재개됐다.
문제는 얀센 백신 접종자들이 돌파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FDA 취합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예방률에 있어 모더나, 화이자 백신은 90%대인 반면 얀센은 66.9%로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1차 접종으로 끝내는 형태인 데다 접종자 수도 적다보니 면밀한 효과 연구도 더딘 편이다. 재닛 우드콕 FDA 국장 권한 대행과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얀센 백신에 대한 자료를 더 많이 검토해야 부스터샷 접종 백신 명단에 이를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30일까지 발생한 돌파 감염 추정 사례 3800여 건 중 얀센 백신 접종자의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얀센 접종자의 돌파 감염 발생률은 0.131%(10만 명당 131.1명)로 아스트라제네카 0.042%, 화이자 0.023%, 모더나 0.008%보다 높다.
이에 국내의 얀센 백신 접종자들도 불안을 표하는 중이다. 예비군 자격으로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한 30대 직장인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이 확보한 얀센 백신 물량은 801만 회분으로 이 중 151만4000회분이 국내에 도입된 상태다. 지난 6월 예비군‧민방위 대원을 중심으로 접종이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얀센에서 돌파 감염이 높게 보고되는 건 맞다”며 “다만 4차 유행은 20~30대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얀센 접종 대상자 중에서 유행이 컸던 영향도 있다. 백신 종류별로 어떤 간격으로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에 대해 전문가들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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