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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5년 간 돌려받지 못한 세금을 알고 있다"

백봉삼 기자 입력 2021. 09. 14. 13:40 수정 2021. 09. 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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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종합소득세 신고 서비스 '삼쩜삼' 개발 이야기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비행기·로켓을 만들고파 항공우주공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했지만, 그렸던 그림과 달리 몇 만 줄에 달하는 코딩만 보고 있는 현실에 꿈을 접은 공학도가 있다. 헬리콥터 공기 흐름을 모델링 하던 그는 문득 전공에 흥미를 잃었다.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그는 스키 사고로 병원에 입원,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를 보고 “나도 저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PD를 꿈꾸게 됐다. 전공과 전혀 다른, 어찌 보면 엉뚱한 꿈을 품게 된 것이다.

이것이 계기가 돼 그는 당시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던 KT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스타트업 사업계획 검토 업무를 맡게 됐고, 우연찮은 기회에 위자드웍스, 그루폰코리아 등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두루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직장인들의 필수인 명함앱 ‘리멤버’ 회사 드라마앤컴퍼니를 창업하는 등 창업가의 기질을 갈고 닦았다.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

그 뒤 간편 종합소득세 신고 서비스 ‘삼쩜삼’을 서비스 하는 자비스앤빌런즈를 2015년 설립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이상) 기업을 바라보게 됐다. 그가 바로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다.

현재는 삼쩜삼이 회사 주요 서비스로 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지만, 자비스앤빌런즈의 본 서비스는 B2B용 인공지능 경리 서비스인 ‘자비스’다. 회사의 모든 금융 정보를 한 번에 관리하고, 급여 자동계산 등 급여관리, 전용 앱을 통한 영수증 관리, 비용내역 자동 회계처리 등을 지원한다. 자비스는 현재 기업 1천500여곳이 유료로 사용 중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스타트업이 보통 그리는 성장 곡선을 놓고 볼 때 ‘각’이 부족했다. 더 크고 빠른 성장이 필요했다. 그래서 세무신고부터 환급까지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편하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삼쩜삼이 탄생됐다. 전문 세무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n잡러’들이 늘면서 삼쩜삼 서비스는 매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쩜삼 이미지

“2년 전쯤이었어요. 투자사들과 얘기하던 중 성장 추이가 중소기업으로서는 괜찮지만, 스타트업 성장성으로 볼 때는 작아 보인다는 말이 나왔어요. 더 큰 시장과 성장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시장을 탐색하다가 세금신고와 관련된 B2C 시장에 플레이어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삼쩜삼을 개발했습니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회사가 알아서 소득을 신고하고 연 1회 연말정산 등을 통해, 덜 낸 세금을 더 내거나 더 낸 세금을 돌려받는다. 하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나 크리에이터 등 프리랜서직은 자신도 모르게 월급에서 세금을 떼이고도 초과 지급된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라에서 소득과 비용을 잘 알고 계산해서 더 거둬들인 세금을 돌려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개인이 발품과 손품을 팔지 못하면 눈 뜨고 세금을 뜯겨도 모르는 것이다.

이에 삼쩜삼은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휴대폰번호 및 홈택스아이디 로그인)하면 곧 바로 과거 최대 5년 치 돌려받을 수 있는 세금을 찾아준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직장인들도 자기는 받을 게 없다고 하지만, 자비스앤빌런즈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3명 정도는 돌려받을 수 있는 세금이 평균 15만원 정도 있다. 근로소득자들도 이직할 때 놓치는 경우가 있고, 강연이나 심사비, 경품을 받는 등에서도 떼이는 세금이 있어서다. 삼쩜삼은 이용자들에게 손쉬운 세금 신고와 잠자고 있던 환급금을 돌려주고, 환급금의 10~15%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 정확한 소득 신고가 필요한 국가도, 돈을 벌어야 하는 회사도, 잠자고 있던 세금을 돌려받는 이용자까지 모두가 유익한 서비스인 셈이다.

자비스앤빌런즈, 종합소득세 신고 설문조사 통계자료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부업을 해야 하는 n잡러들이 많이 늘면서 삼쩜삼 이용고객도 더 빨리 늘어난 것 같아요. 또 코로나로 배달이 늘면서 쿠팡맨(쿠친)과 같은 간접고용 형태의 이용자도 많이 증가했죠. 회사에서 월급 받은 것 외에 어디서든 돈을 벌었다면 사업소득인데, 경품과 같은 기타소득도 삼쩜삼을 이용하면 5년 치 더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김범섭 대표는 자비스와 삼쩜삼 서비스만으로도 기업가치 5조원에 달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삼쩜삼의 경우 얼마 전 500만 가입자가 넘었고, 내년 3~4월이면 1천만 가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정산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일반보험료 등 환급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분야가 아직 많이 남았고, 소득 관리 등 기타 금융 서비스로 사업을 넓힐 여지도 많기 때문이다.

“2023년 정도가 되면 ‘B2C의 더존’이 될 수 있다고 봐요. 그 때면 기업가치 3조 규모로 회사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봄에는 삼쩜삼 가입자가 1천만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매출은 올해 400억, 내년 1천억, 2023년 3천억이 예상됩니다.”

자비스앤빌런즈 임직원

자비스앤빌런즈는 빠른 성장에 따른 고민도 있다. 그 만큼 서비스 개발에 전문 인재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40명 수준의 개발자를 올해 100명 이상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역삼역 인근에 위치한 사무공간도 이달 선릉역 인근으로 더 넓혀 갈 예정이다.

“한 달에 70만 가입자가 늘어나는데 그만큼 시스템과 데이터 베이스 구축에 어려움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제들을 협력해서 해결해 나가는 문화에서 일하고 싶은 개발자들이 필요합니다. 성과를 만들고 나누는 문화,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바로 저희 개발 문화입니다. 투자금으로 운영하는 회사라면 인센티브를 주기 어렵겠지만, 저희는 영업이익을 내고 성과를 내서 이것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나눌지 직접 결정합니다. 1년에 두 번 연봉인상과 인센티를 정하는데, 지난 5월에는 전직원에게 303% 인센티브를 지급했고요.”

김범섭 대표는 앞으로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더욱 쏟는다는 계획이다. 이미 회사는 흑자로 전환됐고 수익 모델이 뚜렷한 만큼 무리해서 속도를 높이지 않고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탄탄히 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저희 회사는 투자자들 압박 없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좋은 서비스도 잘 나가다 수익모델이 애매하면 무리를 하게 되는데, 저희는 그럴 일이 없죠. 내년 정도 되면 종합소득세 서비스는 완성된다고 보는데, 올해 삼쩜삼 앱을 출시하고 연말정산 등 다른 서비스로 확장하면서 1년에 한 번 들어오는 서비스를 매달, 매일 들어오는 플랫폼으로 확장시킬 계획입니다.”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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