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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12~15살 백신은 한번만"..12~17살 접종 앞둔 한국은?

김지훈 입력 2021. 09. 14. 17:06 수정 2021. 09. 1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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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방역당국 "건강한 아동·청소년, 접종 이득이 감염 위험보다 크지 않다"
겨울철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어린이·임신부 등 고위험군에 대한 독감 백신 접종이 시작된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김학원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접종 대상 어린이가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이 12~15살 아동·청소년에게도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되 심근염 등 이상반응 우려로 인해 16~17살처럼 1회만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12살 이상을 대상으로 얀센을 제외하면 모두 2회 접종을 했던 미국과 다른 선택이어서, 4분기 12~17살 아동·청소년 접종을 앞둔 국내에서도 접종 횟수와 백신 안전성 등을 두고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정부는 성인과 달리 건강한 아동·청소년에게는 “접종 이득이 감염 위험보다 월등히 크지는 않다”며 ‘강제성 없이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으로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4일 “기저질환이 있는 12~17살 아동·청소년은 감염 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접종이 필요하지만, 건강한 아동·청소년에게도 접종 이득이 감염 위험보다 월등히 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12~17살에는 접종을 강요하거나 유도하지 않고, 접종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부모나 접종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도록 과학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12~17살 아동·청소년을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구체적인 일정 등을 담은 4분기 예방접종 계획을 이달 중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6월부터 12~17살에 대한 접종을 시작했고, 기저질환이 있는 5~11살 어린이에게도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캐나다·일본·싱가포르도 12살 이상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접종을 하고 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는 16살 이상은 모두 접종할 수 있지만, 12~15살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 한해 접종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이터> 통신 등은 13일(현지시각) 영국 정부가 잉글랜드 등 4개 지역을 책임지는 최고 의료 책임자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백신 접종 대상을 12~15살까지 확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학교 내 감염을 줄이고 학생들이 학교 출석을 계속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영국은 12~15살 학생들에게 16~17살처럼 화이자 백신을 1회만 접종한다. 다만 뇌성마비나 다운증후군, 암이나 유전적 문제 등으로 고위험군인 경우나 에이즈(HIV) 환자 등과 같이 거주하는 경우 등은 2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1회만 접종하는 이유는 심근염 등 이상반응이 주로 2차 접종 이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다음 주부터 학교별로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 접종을 실시할 것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는 별도의 접종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보건부 자문기구인 ‘백신 접종·면역 공동위원회’(JCVI) 역시 한국 정부처럼 건강한 청소년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지 않으며 백신 접종의 이득이 미미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최종 결정을 위해서는 다른 요소들도 함께 검토할 것을 권했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영국의 12~17살 1회 접종 방침을 따르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어떤 방식이 맞는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1회만 접종하는 건 2회 접종보다 근거가 적은 상황”이라며 “영국은 접종 간격을 선제적으로 넓히는 등 여러 측면에서 근거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1회만 접종을 하는 나라가 영국밖에 없기 때문에 영국 접종 결과가 나와야 평가가 가능하다”며 “국내에서는 다음 달부터 12~17살 접종을 시작하더라도 2차 접종까지는 3~4주가량 시간이 더 있기 때문에 영국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할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국이 심근염 등 이상반응을 우려해 1회 접종으로 제한한 것이 되레 12~17살 연령대의 접종 효용성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아동·청소년은 코로나19에 감염이 되더라도 위중증 환자가 될 확률이 낮고 국내 0~19살 중에선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에 견줘 심근염 등 화이자 백신의 이상반응이 적다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팀은 남성 청소년들이 백신을 2회 맞았다가 심근염에 걸릴 위험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할 위험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낸 바 있다고 <가디언>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연구팀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한 12~17살 청소년의 이상반응 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12~15살 남성이 심근염에 걸릴 확률이 100만명당 162.2건, 16~17살은 94건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는 이 확률이 100만명당 13건 정도였다. 남성 청소년의 심근염 위험은 건강한 미국 청소년이 앞으로 120일 안에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할 확률(100만명당 44건)보다 높았다. 다만, 이 연구는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접종이 전체 유행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손우식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연구팀장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수리모델링 연구에서 13~17살 백신 접종으로 예측되는 효과는 ‘누적 중환자 2명, 사망자 1명 감소’ 정도로 “이들에 대한 접종 여부가 감염 확산과 중환자 및 사망자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다”고 분석했다.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집단면역 때문에 아동·청소년에 대해 접종을 하자는 것이면, 이미 고위험군은 접종을 완료한 상황이어서 아동·청소년 접종은 유행 상황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된다”며 “심근염 등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이 코로나19로 인한 입원보다 더 높다는 미국의 임상 결과가 나온 만큼 이들에 대한 접종은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합의가 나온 이후에 신중하게 판단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원석 교수는 “앞으로 대면수업이 늘어나면서 아동·청소년의 코로나19 발생률이 우리가 경험했던 것보다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고, (학교 정상화 등) 사회적 이득도 고려하면 접종을 하는 쪽에 더 가까운 의견을 가지고 있다”며 “접종이 가능하다고 허가가 났다면 접종의 위험과 이득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주고 접종을 가능하게 길을 열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지훈 신기섭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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