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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혜의혹'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사업계획서 접수 하루 만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유희곤 기자 입력 2021. 09. 15. 06:01 수정 2021. 09. 1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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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사업계획서 접수 하루 만에 선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1조5000억원 규모 사업의 계획서들을 하루 만에 심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1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2월13일 대장동 개발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이어 3월26일 사업참여를 희망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사업제안서를 접수했다. 성남의뜰 컨소시엄, 메리츠컨소시엄, 산업은행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이 사업제안서를 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이 3개의 사업제안서를 심사해 3월27일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2014년부터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은 92만481㎡(약 27만8000평)에 5903세대가 입주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미니신도시’ 사업이다. 환수된 공공개발이익을 도민에게 분배하는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를 내세워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 사업자가 특수목적법인(SPC)을 공동 설립해 개발하는 방식이다.이 같은 대규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컨소시엄들로부터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지 하루 만에 심사해 선정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모지침서를 보면 사업계획서는 사업계획과 운영계획으로 나눠 평가하고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혼용한다고 공고돼 있는데 이를 하루 만에 평가하는 것은 업계 상식에 반한다”며 “‘심사결과는 공사 홈페이지에 게시하되 심사과정은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도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성남의뜰은 그 해 7월 정식으로 설립돼 시행사로서 사업을 수행했다. 지분율은 우선주와 보통주를 합해서 성남도시개발공사(50.0%), KEB하나은행(14.0%),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동양생명보험(각 8.0%), SK증권(6.0%), 하나자산신탁(5.0%), 화천대유자산관리(1.0%) 순이다.

성남의뜰 주주 중 한 곳인 화천대유자산관리는 전 언론사 기자 김모씨가 그 해 2월6일 4999만원을 출자해 설립한 곳으로, 지난 3년간 배당금 577억원을 받았다. 또 다른 주주인 SK증권이 받은 배당금 3463억원도 상당 액은 김씨 등 투자자 7명에게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김씨 등은 SK증권에 투자금을 맡기고 운용수익을 배당하는 특정금전신탁을 했다.

화천대유가 불과 3년 사이에 거액의 수익을 내다 보니 성남시로부터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 연장선에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지 하루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배경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경기연구원은 2019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SPC의 주주인만큼 명도·수용, 인·허가를 지자체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면서 “시행사업의 주요 리스크 중 두 부분을 공공분야가 책임진다면 민간사업자는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기’를 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자는 “공모지침서에서 밝힌 평가표대로 채점하는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오랜 시간이 걸릴 이유가 없다”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최대한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남는 몫을 다른 참여사가 갖고 가는 사업구조이며 현 정부 들어 부동산값이 폭등해 수익도 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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