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미디어오늘

이영돈 "'인간' 홍준표 다큐 제작하고 싶었는데" 억울함 호소

정철운 기자 입력 2021. 09. 15. 07:26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홍준표캠프 간다면 TV토론 등 체계적 홍보 전략 계획"
"수십년간의 탐사보도, 잘못된 것 바로잡으려 했던 것"
"잘못 알려진 부분으로 내 삶이 발목 잡히지 않았으면"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숙고 끝에 영입했는데 지지자분들께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지네요. 이영돈 PD와 방금 상의해서 일단 영입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인사라는 게 참 힘든 작업입니다.”(9월14일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선거캠프 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 이영돈PD를 영입했다고 밝히고 3시간 만에 SNS에 올린 내용이다. 이영돈PD는 어떤 입장일까. 14일 그와 통화했다. 이PD는 “제3자를 통해 홍 후보쪽에서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 윤석열 캠프로 많이들 가 있는 상황이고, 전체적으로 내가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 오케이했다. 홍준표 후보와는 통화만 했다. (내게)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왜 홍준표와 함께하기로 결정했을까. “홍준표는 혼자 고군분투하는 느낌이었다. 제 역할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정치를 했는데 지금까지 드러난 모습은 너무 단편적이다. 이재명 캠프를 제외하곤 후보의 긴 안목을 볼 수 있는 홍보전략이 없어 보인다. 다들 터지면 막는 식이다. 대부분의 캠프가 홍보전략 자체가 전혀 없는데, 체계적으로 홍보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홍준표 캠프에서는 무슨 일을 하려 했을까. “제일 큰 게 TV토론이다. 선거에서 역할이 큰 TV토론에서 구체적으로 홍준표의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대다수 후보들이 현안 가지고 치고받는 상황인데 전문가로서 홍준표의 인간적 측면이나 국가를 생각하는 비전 등을 제시할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보류'되었다. 이영돈PD는 자신을 향한 비판이 과도하고, 사실과 다른 대목도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영돈PD. ⓒ이영돈 페이스북

이영돈PD를 둘러싸고 가장 자주 언급되는 사건은 탤런트 김영애씨가 대주주였던 '황토팩' 업체 참토원 관련 방송이다. 이영돈PD는 “음해세력이 있는 것 같다. 황토팩 방송은 무죄가 나왔다. 내가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 그간 입을 다물어왔다. 방송내용은 문제 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일까.

KBS 1TV '이영돈의 소비자고발'은 2007년 10월 '충격! 황토팩에서 중금속 검출'이란 제목의 방송을 내보냈다. 황토팩에서 중금속과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내용이었다. 참토원은 “황토팩에 포함된 자철석은 황토 고유의 성분인데 허위보도를 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은 이영돈CP와 안아무개PD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으나 12심에 이어 2012년 대법원까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판결문에서 “참토원이 제조판매하는 시중의 황토팩 제품에서 검출된 다량의 검은색 자성체는 황토팩 제조과정에서 유입된 이물질인 쇳가루라는 취지로 보도한 것은 그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지 않는 허위의 사실이지만, 보도내용이 황토팩 제품의 유해성 등을 알리고 그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위법성조각사유를 인정했다. 이영돈PD는 “(당시) 참토원에서 일했던 공장장의 증언이 있었다”며 지금도 법원의 '허위사실' 판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참토원은 KBS를 상대로 20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2010년 1심 재판부는 1억원 배상판결을 냈으나 항소심에서는 “고의성이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다만 2008년 1월 KBS는 '소비자 고발'이 “방송에서 문제의 상품을 참토원 제품으로 인식할 수 없도록 하고 쇳가루 부분 등을 방송하지 말라”는 법원의 방송금지가처분 결정을 위반한데 대해 참토원에 3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영돈PD는 “모자이크를 철저히 하라는 조건이 있었는데, 모자이크가 흐리다는 이유로 배상하게 됐다”면서 “탐사보도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했던 것인데 자영업자를 망하게 하려 했다는 주장은 억울하다”고 했다.

방송 이듬해인 2008년 한국소비자원은 참토원의 황토팩 일부에서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송 이후 소비자 74명이 참토원을 상대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결과였다. 쇳가루로 인한 부작용 주장은 명확한 규명이 어렵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김영애씨는 췌장암으로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이영돈PD는 2019년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 나 역시 오랜 기간 괴로웠는데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 늦은 걸 알지만 김영애씨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PD는 “사람들이 나보고 살인자라고 했다. 나도, 김영애씨의 회사가 타격받은 것에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서 사과했다”고 전하면서 “나를 두고 살인자라고 하는 건 사실상 명예훼손”이라며 격한 심경을 드러냈다.

6년 전 '그릭요거트' 논란에 대해서도 “담당 PD가 실수한 게 있었고, 당사자를 만나 화해했다. 나도 방송에서 사과를 했다. 그런데 내가 방송이 나가고 광고를 찍은 게 있었는데 그것으로 과한 비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2015년 3월 JTBC '이영돈PD가 간다'에서 그릭요거트 편이 방송된 이후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후 이영돈PD가 파스퇴르 광고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파스퇴르측는 “그릭요거트 방송과 상관없이 사전에 이영돈PD를 모델로 섭외한 것”이라 해명했다. 이PD는 당시 “내가 특정 요거트 업체를 의도적으로 비판해서 이걸(베네콜) 더 많이 팔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PD는 “나는 당시 프리랜서였기 때문에 광고를 찍을 수 없다는 규정도 없었다”고 전하며 “광고출연료 1억원은 전남 신안군 의료개선사업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영돈'을 떠올릴 때 2017년 채널A '먹거리X파일'의 '대왕카스텔라' 방송 편 논란을 언급하는 이들도 있으나 이영돈PD는 2014년 채널A를 퇴사했기 때문에 이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PD는 “내가 퇴사하고 3년 후에 방송한 걸 가지고 내가 했다는 사람도 있다. 이번에도 그런 잘못된 사실을 가지고 캠프에 전화해 항의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홍 후보가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괴롭다고 했다. 이제는 이렇게 잘못 알려진 부분으로 내 삶이 발목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20년 이영돈TV의 한 장면.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