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규제 조사 40% 줄었지만.. 韓, 중국·러시아 다음으로 많아"

무역협회 '2021년도 상반기 수입규제 현황 및 현안 점검' 보고서
신규 조사 감소, 코로나·철강 시황 개선 등 영향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수입규제 신규 조사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4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앞으로 경기 회복과 함께 한국을 향한 수입규제 신규 조사가 늘어날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5일 발간한 ‘2021년도 상반기 수입규제 현황 및 현안 점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올해 상반기 중 신규 개시한 수입규제 조사는 139건이다. 전년 동기 236건보다 41%(97건) 줄었다.

부산신항에 접안해 있는 선박에 화물이 가득 실려 있다. /연합뉴스

품목별로 철강·금속의 신규 조사 건수가 지난해 상반기 111건에서 올해 40건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학제품 신규 조사 건수도 14건 줄어든 27건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76건→21건)과 인도(59건→25건)의 신규 조사가 가장 많이 줄었다.

무역협회는 수입규제 신규 조사가 감소한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전 세계 교역 침체를 꼽았다. 2019년부터 감소세로 반전된 전 세계 수입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더 둔화했다. 수입규제에 관한 결정은 조사 개시 직전 1~3년간의 수입의 흐름을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입의 증감이 이후 개시될 신규 조사 건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수입이 감소한 해로부터 약 2년 후, 수입규제 신규 조사 건수도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 전체 수입규제 신규 조사에서 40%(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철강·금속에 대한 수입규제가 완화된 영향도 컸다. 특히 최대 제소국인 미국 내 철강 시황이 개선되면서 올해 상반기 철강·금속에 대한 미국의 신규 조사가 한 건도 없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감산 계획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입규제 판정에도 최종 관세부과 조처가 내려지지 않는 사례가 늘어난 점도 신규 조사 유인이 줄어든 요인으로 분석됐다. 인도는 지난해 상반기에 개시한 59건의 조사 가운데 34건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늘었다.

한국을 대상으로 개시된 신규 조사는 올해 상반기 총 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6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34건)과 러시아(10건)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터키가 최근 수입규제 조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신규 개시한 10건의 조사 중 3건이 한국을 대상으로 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도 한국을 대상으로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

이유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신규 수입규제 조사건수가 감소하기는 했으나 이를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코로나19로 악화됐던 경기가 회복될 경우 수입규제 조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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