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장기간 개방하자..흰수마자·숭어 등 멸종위기종들이 돌아왔다
[경향신문]
장기간 완전 개방한 금강산 보 구간에서 멸종위기 1급 생물들이 발견되는 등 생태계 건강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안에서 뿐만 아니라 수변 공간에서도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환경부는 2017년 6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그동안 개방한 4대강 13개 보에 대한 4년간의 모니터링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기간별 차이는 있지만 개방됐던 보는 금강 세종·공주·백제보, 영산강 승촌·죽산보, 낙동강 상주·낙단·구미·강정고령·달성·합천창녕·창녕함안보, 한강 이포보다. 올해 6월 기준으로는 9개 보가 개방 중이고, 금강 3개보가 완전 개방, 영산강 2개 보와 낙동강 하류 4개 보는 물이용 문제로 부분 개방 중이다.
장기간 개방 중인 금강은 물흐름이 다양해지고 하천 주변 환경이 개선되면서 수생태계 건강성이 크게 개선됐다.
올해 6월 기준 1254일째 개방 중인 세종보의 어류건강성지수는 개방 전 35.6에서 개방 후에는 51.3으로 44% 개선됐다. 저서동물건강성지수도 개방 전 34.6에서 현재 64.7로 87% 개선됐다. 1144일째 개방된 공주보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찰됐다. 개방 전 35.4였던 어류건강성지수가 44로 24% 올랐다. 다만 저서동물건강성지수는 개방 전 52.6에 비해 45.9로 오히려 떨어졌는데, 환경부는 “공주보 구간의 잦은 수위 변화가 저서동물 군집에 교란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수위가 안정된 2020년 이후에는 건강성지수가 41.4에서 50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멸종위기종들도 더 많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깨끗한 모래톱을 좋아하는 멸종위기 1급 흰수마자의 분포 범위가 넓어졌으며, 올해 5월에는 또 다른 멸종위기 1급인 미호종개가 세종보 상류 합강습지에서 발견됐다. 미호종개는 원래 금강이 주 서식지였으나, 수질오염과 하천 개발로 서식 범위가 점차 줄고 있는 종이다.
백제보와 공주보 상류 구간에서는 지난해 여름부터 담수와 해수를 왕래할 수 있는 어종인 가숭어와 숭어도 관측됐다. 환경부는 “강의 연결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보를 개방한 후 조성된 모래톱과 식생대, 습지 등 다양한 수변공간도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 및 휴식환경이 됐다. 보 개방 후 금강 수계의 모래톱은 1.343㎢로 축구장 면적의 188배에 달한다. 수변공간도 2.133㎢로 축구장 면적의 299배다. 올해 6월에는 백제보 상류에서 멸종위기 2급인 표범장지뱀이 완전 개방된 백제보 상류에서 발견됐다.
멸종위기 1급인 흰꼬리수리, 2급인 흰목물때세, 큰고니, 큰기러기 등도 관측됐다.
박미자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장은 “보를 개방해 4년 간 관측한 결과 개방을 꾸준히 해왔던 금강에서 생태계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며 “보 개방의 수질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고 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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