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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상회담 제안 시진핑이 묵살"..백악관은 부인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입력 2021. 09. 15. 12:11 수정 2021. 09. 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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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시 주석이 이를 묵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상 연내 첫 대면 정상회담 성사는 힘들어진 상황이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제안 사실을 부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쪽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0일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양국 관계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대면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시 주석으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 간 통화 내용을 확인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고 대신 미국이 중국에 대해 덜 강경한 어조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앞서 두 정상은 지난 10일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으로 90분 가량 전화 통화를 했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지난 2월 이후 7개월만이었으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였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고위급 대화와 실무 접촉에도 중국과의 대화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시 주석과의 직접 대화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직후 양측은 폭넓은 전략적 소통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정상간 대면 접촉 논의가 오갔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미국 언론들은 두 정상이 비공개 회담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쪽 소식통들은 코로나19 상황을 시 주석이 정상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은 첫 번째 이유로 꼽고 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이전인 지난해 1월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한 번도 중국을 떠나지 않았다. 중국에서 해외 정상과 대면 접촉을 한 것도 지난해 3월 아리프 알비 파키스탄 대통령을 맞은 것이 마지막이다. 시 주석은 오는 16∼17일 타지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와 다음달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직접 가지 않고 화상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부담이 더 결정적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싱크탱크인 독일마셜펀드의 중국 전문가 보니 글레이저는 “코로나19 요인도 있지만 그것에 얼마나 무게를 둬야할 지 모르겠다”면서 “시 주석은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 없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는 게 정치적으로 위험하며 낮은 수준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시 주석이 정상회담 제의를 거절한 것이 사실이라면 연내에 두 정상이 대면 만남을 가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두 정상이 적절한 시점에 화상 회담을 할 수는 있다. 복수의 소식통은 FT에 “미국은 정상회담에 대한 시 주석의 관심 부족에 실망했다”면서도 “양측이 G20 정상회의를 즈음해 화상 회담에 합의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이 자신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것에 실망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성명에서 FT 보도가 정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한 소식통은 보도가 정확하다고 확인했다”면서 “시 주석은 양국 관계의 분위기가 먼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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