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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내전'으로 번진 고발사주 의혹..'이낙연 VS 추미애' 격돌

박홍두 기자 입력 2021. 09. 15. 15:39 수정 2021. 09. 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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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내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1대1 토론에서 이낙연 경선 후보가 추미애 후보 옆을 지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이 여당 내전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의혹의 당사자인 윤 전 총장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등에 대한 인사 책임 공방전을 주고 받으며 정면 충돌하면서다. 야권발 의혹이지만 민주당 대선 경선이 중반전을 향해 가고 있는 시점에서 후보들 간 당 지지층에 대한 호소 전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14일 밤 TV토론에서 윤 전 총장의 측근이자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손 전 정책관과 당시 인사권자인 추 전 장관을 먼저 직격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손준성 검사가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걸 발견했으면 (추 전 장관이) 바로 인사조치를 했어야 했다”며 “누구 로비였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윤 전 총장의 로비였나, 혹은 장관이 그분이 그 자리를 지키도록 했나. 그러면 안 된다”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 로비도 있었고 (민주)당에서도 (손 전 정책관을) 엄호한 사람이 있었다. 청와대 안에서도 있었다”며 “(이 전 대표가 당 대표 시절) 그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나”라고 맞받았다. 지난해 이른바 ‘추·윤 갈등’ 당시 이 전 대표와 청와대 일부 관계자들이 윤 전 총장이 아닌 자신을 나무랐던 상황을 언급하면서 되려 역공에 나선 것이다.

추 전 장관의 발언이 청와대가 이번 의혹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들리자 박용진 의원도 “누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상대로 검사 인사를 청탁한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추 전 장관은 “내가 지금 말하면 이슈가 엉뚱한 것으로 갈 것”이라며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측도 당혹해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5일 YTN 라디오에 나와 “정치권에서는 사실 관계보다는 서로 정치적 의혹 공방을 갖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고 거기에 대해서 청와대가 왈가왈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만 말했다.

논쟁은 TV토론 이후에도 계속됐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잠이 오지 않는다”면서 “이제 와 (당시 나를 청와대에) 해임건의한 (이낙연 전) 대표가 탓을 바꾸려는 프레임 걸기를 시도한다. 이런 걸 정치라고 해야 하나 싶다”고 직격했다. 추 전 장관 측은 캠프 명의로 SNS에서 “손준성을 청부고발 사건의 시발점으로 단정한 것은 윤석열에게 면죄부를 주는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며, 윤석열의 전횡에 맞서 수사지휘권과 징계 청구를 단행한 (추 전) 장관에 대한 명백한 인신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낙연 후보의 TV토론팀장이 윤석열이 아닌 이상 같은 당 후보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질문을 가장한 네거티브”라고 규정하며 이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같은 공방은 추석 명절과 오는 25~26일 호남 경선 등 정치적 분수령을 앞두고 나왔다. 이 전 대표와 추 전 장관 모두 검찰개혁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당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상대 후보와 거센 설전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수사 상황과 별도로 각 후보별로 이번 의혹을 내부 경선 경쟁의 소재로 활용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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