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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지원금 나왔다 한우 먹자"..돈 풀리자 또 소고기 가격 급등했다

오찬종 입력 2021. 09. 15. 17:39 수정 2021. 09. 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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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입금 시작된 후
한우 1kg 가격 5000원 인상
배추 등 식재료 값도 들썩
요식업 자영업자들은 '울상'
"원재료 가격 부담만 커져"

◆ 벼랑 끝 자영업자 ◆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또다시 '소고기 파티'가 시작됐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집중 관리에 들어갔던 소고기 가격이 재난지원금이 입금되자마자 5% 뛰었다. 지원금 지급에 따른 소비효과는 긍정적이지만 가장 절박한 생계절벽에 내몰린 자영업자 등에게 집중 지원하는 대신 전 국민의 약 90%에게 현금을 지급한 결과 일회성 소비에 그치고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자영업 부담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등급 한우(1㎏) 소비자가격은 14일 기준 10만3696원을 기록했다. 불과 나흘 전 가격(9만8315원)보다 5000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소고기 가격은 지난 13일과 14일 연속으로 각각 1800원과 3540원 껑충 뛰었다. 1개월 전보다는 3.1% 올랐고 평년 수준 대비 22.2% 오른 가격이다.

실제로 소고기 가격은 재난지원금 살포에 따라 요동쳤다. 한우 등심 1등급 가격은 지난해 5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같은 해 6월 4일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당 10만원을 돌파했다. 업계는 재난지원금이 소고기 수요를 급증시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5월 소비자 패널 88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차 재난지원금을 농식품 구입과 외식 등 먹거리에 사용했다는 답변은 59.9%에 달했다. 돼지고기 구입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44.6%였고, 한우는 34.4%를 기록했다. 당시 재난지원금 사용처인 편의점 GS25에서는 국내산 소고기 매출이 전년 대비 150배나 급증하기도 했다.

그나마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재난지원금 때 2만원대 중반까지 올랐으나 공급을 확대해 가격이 떨어져 현재 2만3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평년보다는 9.9% 상승한 가격이다. 가파른 가격 상승은 육류뿐이 아니다. 명절 주요 물품인 배추는 2주 전 300g당 463원 수준에서 14일 기준 546원으로 18% 올랐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이 주로 사용되는 전통시장 기준 추석 상차림 비용은 올해 25만4296원으로 전년 대비 4.1% 상승했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은 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예산을 투입해 추석 물가를 잡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규모 조치를 실시했다. 배추, 무, 사과, 소, 돼지고기, 닭고기 등 16대 성수품을 누적 15만5000t 공급해 당초 계획인 14만t보다 초과 공급했다. 여기에 더해 추석 성수품 농축수산물 할인대전을 개최해 주요 농축수산물 22개 품목에 대해 20% 할인을 지원했다.

이번 물가 상승은 재난지원금이 소진되는 시점에 따라 점차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처음 재난지원금이 집행될 때도 두 달 뒤인 7월에 소고기(-5.9%), 돼지고기(-1.2%) 등 축산물 가격이 하락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전 국민 소고기 파티로는 재난지원금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아 호소한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 모씨는 "식당을 많이 찾을 수 있는 물리적 조건이 막혀 있기 때문에 정부가 뿌린 재난지원금이 수익 보전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수익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부 방역지침에 희생되는 직군에게 직접적 보상이 없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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