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윤석열 장모 문건' 대검은 왜 만들었나

손현수 2021. 9. 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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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범여권 인사 고발사주 의혹에 이어 대검찰청이 지난해 3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 사건 대응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3~4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3월 언론 보도를 통해 최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대응 문건이 만들어지고, 그해 4월 범여권 인사와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이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점에서 이들 사건이 '사실상 하나의 사건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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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장모 관련 의혹 보도 쏟아지자 대응 차원서 정리 가능성
직후 고발장 전달 불거져..'사실상 하나의 사건' 시각도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서대문구 신촌 UCU 라운지에서 열린 청년 싱크탱크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검찰의 범여권 인사 고발사주 의혹에 이어 대검찰청이 지난해 3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 사건 대응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3~4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3월 언론 보도를 통해 최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대응 문건이 만들어지고, 그해 4월 범여권 인사와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이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점에서 이들 사건이 ‘사실상 하나의 사건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3월은 윤 전 총장 장모 관련 의혹이 언론을 통해 집중적으로 보도되던 시기다. <문화방송>(MBC) 탐사기획 프로그램인 <스트레이트>는 그해 3월9일부터 ‘장모님과 검사 사위’라는 제목으로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씨와 아내 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내보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검찰이 최씨 관련 사문서위조 및 의료법위반 혐의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씨는 현재 ‘의료법 위반’ 혐의와 ‘사문서위조’ 혐의로 각각 기소돼 두 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의료법 위반’ 재판은 2심이 진행중이고, 1심은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사문서 위조’ 재판은 1심이 진행 중이다.

<세계일보>가 지난 14일 공개한 대검의 ‘총장 장모 의혹 대응 문건’은 엠비씨의 윤 전 총장 장모 관련 보도가 이어지던 지난해 3월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A)4용지 3쪽 분량의 이 문건에는 최씨가 연루된 △ 경기 성남시 부동산 사기 사건 △동업자 정대택씨 사건 △ 파주 요양병원 의료법 위반 사건 △ 양평군 오피스텔 사기 사건 등 4건에 대한 사건 요지와 진행·처리 결과 등이 담겨있다.

검찰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검찰 안팎에서는 이 문건을 두고 대검이 당시 언론 보도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한 자료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이런 자료는 대검 기획조정부에서 작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장검사는 “대검은 일선 지검에서 진행하는 사건을 취합하는 곳이고, 당시 장모 사건이 논란이 됐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자료를 정리해 문건을 작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검에 근무했던 관계자도 “언론의 오보 대응과 국회 질의 등에 대비해 사건 파악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만든 문건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이를 고발 사주 의혹과 연결지어 윤 전 총장의 검찰 사유화 의혹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3월 최씨 의혹 보도 이후 대검의 대응 문건이 작성됐고, 바로 이어 4월3일과 8일에 ‘손준성 보냄’으로 기재된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유시민·최강욱 등 범여권 인사와 엠비시 기자 등의 고발장이 김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점에서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검에서 논란이 되는 사건을 보고받고 문건을 작성하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이후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진 상황도 함께 고려해봐야 한다”며 “검찰이 특정인을 위해 움직였다면 검찰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여권도 공세를 높이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발사주와 장모대응 문건 작성은 모두 하나의 사건”이라며 “지시자가 누구인지 밝히는 게 핵심이다.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쪽은 이런 의혹을 일축하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당시 위 문건을 보고받은 사실이 없고, 누가 어떤 경위로 위 문건을 작성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며 “문건 내용상 검찰 소관부서에서 언론 또는 국회 대응을 위해 기초적 사실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검찰총장에게 개별적으로 보고할 필요가 없는 통상 업무”라고 반박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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