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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닝보 철수'에 中 현지 반발..삼성전자 '아름다운 철수'와 차이는

김도현 기자 입력 2021. 09. 16. 05:35 수정 2021. 09. 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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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철수결정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국 영파(닝보)법인 근무자들. /사진=在野說 유투브 캡처화면


해외사업장 운영효율 개선을 위해 중국 영파(닝보)법인을 철수하기로 한 삼성중공업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현지 근무자들이 반발하며 시위에 나섰다. '아름다운 이별'로 평가됐던 2019년 삼성전자 해주(후이저우) 철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15일 중국매체 차이신은 닝보법인 폐쇄 소식을 접한 노동자들이 집단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반발의 배경은 회사의 보상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차이신은 삼성중공업이 근무 연(年)수 당 1개월 치 임금과 이와 별도로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급여를 일시에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가령 4년(48개월) 근무자의 경우 4개월 치 월급과 추가로 월 급여의 세 배를 보상받는 방식이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측은 "근로자들에 보상안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면서 "회사가 제시한 금액과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금액 격차가 커 협상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닝보법인은 1995년 설립됐다. 선박건조에 필요한 블록제작을 위해서였다. 2006년에는 산둥성 영성(룽성)에도 신규 블록생산 법인이 신설됐다. 지난해 닝보·룽성법인은 각각 15만톤·20만톤 규모의 블록을 거제조선소에 납품했다. 룽성법인 설비합리화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블록 공급처를 룽성으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4일 닝보법인 철수계획을 발표했다. 닝보법인은 연말까지 잔여 공정을 완료하고 내년 초 인수인계 절차가 마무리된다. 기존 닝보법인 소유 자산은 중국 정부가 인수한다는 게 삼성중공업 설명이다. 철수 발표가 나오자마자 노동자들이 대거 반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거 '삼성전자 후이저우 철수' 때와 비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9년 10월 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이 문을 닫았다. 1992년 8월 휴대폰 생산을 시작한 이곳은 2007년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거듭났다. 한때 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물량의 17%를 담당했던 이곳은 중국 내 판매 부진과 베트남 신규공장 가동 등의 영향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운영효율 개선을 위한 철수라는 점에서 삼성중공업 닝보 철수와 유사하지만 잡음 없이 순탄하게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의 모습/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전자의 당시 보상 금액 등은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보상 외에 기존 근무자들의 재취업 등에도 신경을 썼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인접한 계열사 사업장과 협력사에 재취업 할 수 있게 알선했을 뿐만 아니라 재취업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퇴사 때는 직원들에 스마트폰도 선물했다. 10년 이상 20년 미만 근속자는 갤럭시S10를, 20년 이상 직원은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 증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철수 발표 후 최종 가동중단에 이르기까지 수개월 동안 근로자들의 재정착을 위해 애썼다"면서 "합당한 수준의 보상도 진행됐는데, 보상금 규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노동자는 없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의 후이저우 철수를 놓고 '사업장 철수의 모범사례'란 평가를 얻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철수 때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사업장 철수를 진행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옮기는 추세다"면서 "이른바 탈(脫)중국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이 빠져나간 지역에서 경기침체 현상이 공통적으로 발생했다"고 소개했다.

일자리가 사라지자 노동자들이 일거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 이에 지역상권과 부동산경기가 침체하는 현상이 반복됐다는 의미였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례들이 현지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도됨에 따라 삼성중공업 철수에 따른 근로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졌을 수 있다"며 노동자들이 반발하게 된 경위를 추정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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