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이제 못보나.. 정부 추가 구매 '불투명'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1. 9. 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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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얀센 뺀 백신 구매 계획이 불안한 이유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과 국산 백신에만 내년 예산이 편성됐다./헬스조선 DB

세계 각국에서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이, 한국에서는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 한 종류만 구매·도입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예산안에는 mRNA 백신만

최근 발표된 2022년 기획재정부 예산안을 보면 내년도 코로나19 백신 구매 예산은 2.6조원으로 mRNA 백신 8000만회분과 아직 개발되지 않은 국산 백신 1000만회분만 포함돼 있다.

AZ백신을 포함한 아데노 벡터 백신의 구매 계획은 명시되지 않았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지난 2월 AZ백신이 국내 처음으로 허가 및 접종된 후 8월 31일 정부와의 직접 계약했던 물량인 2000만 도즈의 공급을 모두 마쳤다"며 "그 뒤 백신 추가 구매 계약에 대한 정부 입장이 없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구매 계획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화이자·모더나의 mRNA백신을 선호하는 것을 감안한 계획”이라며 “AZ, 얀센 등 아데노 벡터 백신 결과가 좋게 나오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백신 수급을 직접 담당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총괄팀 관계자 역시 “앞으로 mRNA 백신 중심으로 백신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변이바이러스 대응, 안정적 백신 공급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백신과의 계약이나 구매 계획은 협상 전략 등을 감안해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AZ백신 없어도 괜찮을까?

국민 선호도 등만 의존해 한 백신만 도입하는 전략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현재까지 화이자가 약속을 잘 지켜서 계획대로 백신이 도입이 되고 있지만, 일례로 ‘화이자 공장에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장기화된 팬데믹 상황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하나의 백신에만 의존하지 말고 여러 플랫폼의 백신을 다양하게 확보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mRNA 백신 제조사 모더나는 7~8월 수급 일정이 여러 차례 변경되면서 접종이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올해 총 400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한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 전 세계 어디서도 승인되지 않아 언제 국내에 도입될 지 불투명하다.

국내 개발 백신의 경우 기대감이 상당하지만, 역시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산 백신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지난 달 5일 "내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백신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사 개발 백신의 임상 3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시행하는 3상 임상은 기존 개발 백신의 위약 대조군 임상 연구가 아닌, AZ백신과의 효능을 비교하는 비교 임상이라 실제 허가 및 상용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아직까지 사용 허가가 된 백신 중에 비교 임상을 한 백신은 없는 상황. 일부 전문가는 국내에서 허가가 나도 부작용·효능에 민감한 한국인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은 부스터 샷으로 AZ백신 접종

한편, AZ백신은 효용성을 다했다는 의견도 있다. AZ백신의 경우 부스터 샷으로서의 효과가 밝혀져야 추가 구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경우 초기 접종을 통해 감염 및 중증화 예방에 역할을 다했다”며 “국내에서는 접종할 사람은 거의 접종을 했기 때문에 추가 구매의 요구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Z백신의 경우 부스터 샷으로 사용한 임상결과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다. 다만 AZ 백신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얀센 백신의 부스터 샷 효과 임상시험 결과는 있다. 얀센 백신 제조사인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은 얀센 백신을 접종한 지 6개월 지난 참가자들에게 두 번째 백신을 투여한 결과 이들의 항체 수준이 최초 접종 4주 뒤와 비교해 9배 높았다고 발표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AZ백신을 부스터 샷으로 사용 승인을 했다. mRNA 1차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있었거나, 아나필락시스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강하게 일어났던, mRNA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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