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 가면 할 수 있다, 열대정글로 순간이동

최승표 2021. 9. 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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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식물원 안에 자리한 거제정글돔은 국내 수목원·식물원 온실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바위와 폭포를 활용해 여느 온실보다 화려하다.

거제도 하면 바다와 섬부터 떠오른다. 파도 소리 청량한 학동 몽돌해변, 그림 같은 외도 보타니아, 동백섬 지심도. 거제를 가면 으레 예쁜 해변과 섬을 찾았고 대구탕이든 멍게비빔밥이든 바다에서 나는 것으로 속을 채웠다. 그러나 이제는 거제도 여행에 변화를 줄 때가 왔다. 국내 최대 규모 온실을 갖춘 거제식물원이 최근 개장했다. 먼 남쪽 지역인 거제는 곳곳이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지만, 식물원이야말로 열대 정글로 순간 이동하는 기분을 선사한다.

유리조각 7500장의 기적

거제정글돔에는 곳곳에 포토존이 조성돼 있다. 새 둥지 포토존이 특히 인기다.

2020년 1월 17일. 거제시청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인 거제면 간덕천 인근에 식물원이 개장했다. 거제시가 280억원을 들여 조성한 야심작이었지만 코로나19 탓에 2020년 한 해 74일밖에 문을 못 열었다. 그리고 올해 2월 17일 재개장한 후 비로소 거제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9월 12일까지 누적 방문객이 36만 명을 기록했다. 거제시 김영미 농업관광과장은 “식물원이 거제 내륙여행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방문객의 90%가 외지 관광객”이라고 말했다.

식물원 자체보다 주목을 받는 건 초대형 온실 ‘거제정글돔’이다. 단일 온실로는 국내 최대 규모(4468㎡)다. 국립세종수목원이나 서울식물원 온실이 전체 규모는 크지만, 이들 온실은 여러 동을 합한 규모를 말한다. 거제정글돔은 국내 온실 중 천장이 제일 높다. 기둥 없이 유리 조각 7500장을 이어 붙여 30m 높이의 돔을 만들었다. 멀리서 보면 공룡 알 같다.

정글돔에 들어서면 이름처럼 열대 정글에 들어선 기분이다. 안경에 김이 훅 서린다. 미스트를 뿌린 듯 살갗이 금세 촉촉해진다. 온대·열대 식물이 어우러진 초록 세상을 보면 눈이 환해지고, 밀도 높은 산소를 들이켜면 폐부까지 정화되는 기분이다. 계절에 따라 실내 온도는 22~30도, 습도는 60~75%로 맞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온실 속은 언제나 열대 세계다.

온실 밖 식물원은 무료

거제식물원에는 정글돔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사진은 호빗의 정원.

온실에는 300여 종 식물 1만여 그루가 살고 있다. 가장 흔한 건 야자다. 야자 종류만 해도 수십 종에 달한다. 곤봉야자, 대왕야자, 성탄야자 등 모양도 제각각이다. 파파야, 바나나 같은 열대 과일도 볼 수 있다. 흑판수, 보리수, 바오바브나무 등 거대한 나무도 많이 산다.

정글돔은 가족여행지로 제격이다. 건물 2~3층 높이에 데크가 설치돼 있고, 전망대에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입체적으로 식물과 정글을 관람할 수 있다. 여느 수목원과 달리 인공 바위가 많은 것도 색다르다. 길쭉길쭉한 돌기둥에 식물이 자란 모습이 중국 장자제(張家界) 풍경구를 축소한 것 같다.

식물원은 포토존이 많다는 걸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전망대, 폭포, 새 둥지 모형이 인기 장소다. 특히 새 둥지는 긴 줄을 서야 한다. 거리두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동시간대 최대 입장 인원을 360명으로 제한하고, 식물원 곳곳에서 직원이 방역 감독을 한다.

방문객 대부분이 정글돔만 보고 돌아간다. 그러나 식물원에는 훨씬 다양한 전시공간이 있다. 심지어 정글돔(어른 5000원)을 제외하면 무료다. 호빗의 정원,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물문화센터, 곤충·파충류체험관 등을 볼 수 있다. 10월에는 야외에 키즈 어드벤처 공간도 열 예정이다.

거제=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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