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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건희 논문검증 '회피'..국민대 침묵 배경에 한국당 출신 교수회장?

CBS노컷뉴스 백담 기자 입력 2021. 09. 17. 05:06 수정 2021. 09. 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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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국민대 연구윤리위 "김건희 논문 검증 시효 만료 조사 대상 아냐"
일부 교수들 "대학 명예 실추된 건, 교수회의 개최하라"주장
교수회 지도부는 공식 논의 한 번 없이 '뭉그적' 의혹 키워
국민대, 예비조사 결과 발표 후 꺼지지 않는 '회피' 논란
국민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는 지난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검증 시효가 지나 조사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국민대 교수 사이에선 "논란이 있는 논문을 조사조차 않겠다는 것은 학교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구인 교수협의회에서 어떠한 입장도 나오지 않자, 일부 교수들은 "지도부가 특정 정치 성향에 경도된 결과, 회의 개최 등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교수회장인 H교수는 자신에 대한 의혹을 부인하며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연합뉴스
국민대학교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조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교내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학생들과 동문 위주로 여론이 조성된 가운데, 그간 침묵했던 교수들도 일부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1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특히 교수들의 눈총은 교수회로 향하고 있다. 현 교수회장의 개인적인 정치 성향이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교수회장인 H교수는 과거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을 맡은 바 있다.

교수회는 재직 교수들의 여론을 취합해 반영할 것을 해야 하는데, 망설이는 배경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반면 교수회 측은 논의 요구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향후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회의체를 구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예비조사 결과 발표 후, 학내 교수들 비판 목소리 쏟아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
지난 10일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는 예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2012년 8월 31일까지 연구 부정행위에 대해선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난 김씨의 논문에 대해 본 조사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에 국민대 민주동문회는 입장문을 내고 "철저한 검증을 통해 하루빨리 결과를 공개하고 검증 결과에 따른 신상필벌 원칙을 예외 없이 강력히 적용하라"고 주장했다. 학내 구성원인 교수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는 논문에 대해 조사도 않겠다는 예비 조사 결과는 적절하지 않으며 이는 학교에 대한 명예훼손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반면 교수들은 침묵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국민대 재직 중인 A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연구윤리위 결과를 두고) 학교 안에서 많은 교수들이 분노와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연구 윤리 위반 행위가 의심되는 논문은 조사를 해서 명명백백히 밝히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교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같은 의견을 가진 교수들과 모여 회의를 진행했고 조만간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고 밝혔다.

B교수 또한 "교수들 사이에서는 김건희씨 논문 예비 심사 결과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학교 차원에서는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급기야 C교수는 이날 교수회 전체 회원에게 메일을 보내 국민대 연구윤리위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해당 대학원은 김건희씨가 박사학위를 받은 곳이다.

C교수는 연구윤리위 결정을 두고 "참으로 부끄러운 결정"이라며 "검증시효가 지나서 검증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량한 변명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일에서 "이 문제가 최초 공개되었을 때, 가장 신뢰하는 대학원생이 자괴감이 든다는 취지의 얘기를 해 '조사에 착수한다고 하니 그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애써 다독인 적이 있다"며 "이런 결정을 예비조사위원회에서 내릴지는 몰랐고 그 학생에게도 얼굴을 들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회에서 이 일을 공론화하고 다뤄야 한다"며 "(연구위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내부의 목소리를 알리는 것이 실리적으로도 더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교수 총의 수렴하는 교수회, 아직 공식 논의 한번 없어

비판적 관점의 교수들 사이에선 "연구윤리위 발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학내 이슈에 대한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교수회에서는 아직 어떠한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일부 교수들은 친야 성향 교수들이 교수회 지도부 자리에 있어 교수 회의 개최 등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교수회장인 H교수는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당시 비상대책위는 당 최고위원회를 대체하는 사실상의 지도부였고, 비대위원은 지도부 구성원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D교수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교수회에서 (연구윤리위 발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교수회장인 H교수가 국민의힘 쪽하고 친분이 있는 등 지도부의 성향 때문에 (예비조사 결과에 대해) 비판하는 공식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B교수는 "이런 이슈가 생기면 교수회와 같은 조직을 통해 교수들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한 상황"이라며 "교수 회장의 정치적 입지와 지향에 따라 교수들의 어떤 의견을 적극적으로 모으고 어떤 것은 회피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교수 전체의 총의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교수 또한 "교수회 내 평의원들이 문제제기 하는데 회장단 선에서 의견 수렴이 막히고 있는게 맞다"며 "(일부는) 이 문제를 정치적인 사안으로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편향성 논란에 대해 H교수는 "원칙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축했다.

H교수는 통화에서 "교수 회의를 개최하자는 공식적인 요청을 16일 오전 메일을 통해 한 건 받은게 전부다"며 "이메일 받자마자 20분 이내로 회의 개최 의견 묻는 전체 메일을 보냈다. 이후 회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회의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석 전은 교수회가 학교 환경 미화원 등 어렵고 힘든 일 하시는 분들 명절 선물 챙기고 하느라 정신 없이 바쁜 시기"라며 "회의 개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교육부는 국민대가 김건희씨의 박사논문을 검증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국민대에 재검토를 요청하고 조치 계획을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은혜 부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교육부는 2011년 검증 시효를 폐지했다"며 "국민대 예비조사위원회 결정은 이런 취지를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연구윤리를 확립하고 부정행위를 방지하려는 취지가 현장에서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 백담 기자 d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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