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월간 전원속의 내집

막다른 골목 오래된 다가구주택의 변신, OBJECT APT.

조재희 입력 2021. 09. 17. 06:30

기사 도구 모음

골목의 끝.

보석처럼 숨어 있는 건물 한 채.

익숙한 동네 어느 골목 안, 세월을 겹겹이 입은 건물을 눈여겨본 정안 씨.

아파트가 아닌 낡은 건물도 근사한 집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도 싶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4집4색 리모델링 3편] 상가주택 OBJECT APT.
집을 새로 짓는 대신 고치고 재구성하고 덧붙이는 방법을 선택한 이들.
오래된 단층집, 다가구주택, 상가주택, 목조주택까지 저마다 다른 이야기와 개성을 지닌 집들의 새로운 시작.


골목의 끝. 보석처럼 숨어 있는 건물 한 채. 옛 반지하와 1,2층에는 이제 와인바, 편집숍, 바버숍이 동네 손님을 반긴다. 옥탑방이 있던 자리엔 새로운 살림집이 들어섰다.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BEFORE

건축주 장정안 씨는 자, 비누, 주전자, 분무기, 화장품 등 품질 좋은 생활 속 물건을 오랫동안 생산해온 회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셀렉해 선보이는 일을 한다. 익숙한 동네 어느 골목 안, 세월을 겹겹이 입은 건물을 눈여겨본 정안 씨. 반지하에 불법 증축된 옥탑방이 있는 여느 다가구주택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문득 오래된 집이 이 물건들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가 아닌 낡은 건물도 근사한 집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도 싶었다. 좁은 골목의 막다른 곳이라 편집숍을 운영하기에 불리하다 여겨질 수 있었지만,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일이 별로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보다 찾아오는 동네 손님을 위주로 운영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깨끗한 화이트 컬러로 군더더기 없이 꾸민 1층 편집숍 전경. 진열된 상품은 대부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의 제품으로 구성되어 리모델링한 집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건축주가 천연 자재를 선호해 바닥에는 따스한 느낌의 원목 마루를 깔았다.


신축된 외부 계단. 이 역시 증축건물처럼 백색의 페인트 미장 마감과 난간을 적용해 시각적으로 구분되는 효과를 주었다.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주택 리모델링을 맡아줄 건축가를 찾아 숱한 미팅이 이루어졌다. 설계든 공사든 쉽지 않을 여정이 될 것이었다. 그러던 중 생각이 잘 통했던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의 전상규, 황은 건축가와 연이 닿았다. 중간중간 해외 출장을 오가느라 설계에만 장장 6개월이 걸렸다. 논의 끝에 붉은 양옥벽돌집의 외관은 최대한 보존하기로 했다. 창의 위치와 비례는 최대한 원형을 유지하고, 증축 건물은 백색의 금속복합패널로 마감해 시각적으로 구분해주었다.

지하로 향하는 계단실. 벽에 낸 창 덕분에 채광을 확보한 것은 물론, 작은 마당의 싱그러운 풍경을 그림처럼 즐길 수 있다.


오브젝트 아파트먼트의 입구. 기존의 대문을 철거하고 바로 외부 계단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다가구주택의 실내 벽은 모두 철거되었고, 철골 기둥과 보를 덧대어 보강했다. 법의 테두리 밖에 있던 옥탑방은 3층이 되었고, 그 위에 한 층을 증축하여 2개 층의 주택을 만들었다. 거실과 주방, 욕실을 한 층에 두고 침실을 위층에 단독으로 올렸다. 넓은 주방을 포기했다면 방이 하나 생겼겠지만, 개방감 있는 공간을 실현하고 싶었다. 크지 않은 면적이라도 욕실은 화장실과 꼭 분리했으면 했고 욕조는 꼭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은 정안 씨가 직접 맡았다. 조명과 수전, 가구 등은 해외에서 직접 골라 구매해왔고, 공사 내내 현장에 상주하며 소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빈티지 가구와 소품이 전시된 1층 편집숍. 문화공간으로도 활용될 2층 바버숍은 현재 공간 구성을 바꾸어 운영을 준비 중이다.


지하에는 원테이블로 구성된 와인바가 자리한다. 한쪽 공간엔 정안 씨가 직접 술을 만드는 작은 주조장도 있다.


복층형의 주택 내부는 바닥을 최대한 낮추고 천장을 최대로 높여 미니멀하고 개방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그리하여 상가주택으로 재탄생한 집. 지내보니 막다른 골목은 오히려 정면 창의 탁 트인 시야를 보장해준다. 주택을 쓰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어 오래된 건물의 쓸모를 널리 알리고 있다. 주택 아래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와인바, 편집숍, 남자의 방이 모티브가 된 바버숍이 자리한다. ‘오브젝트 아파트먼트’. 그 이름처럼 다양한 사물들이 층층이 모여 한 채의 아파트먼트를 이루는 집.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집은 담담히 지난 세월을 이어간다.

3층은 하나로 이어진 주방과 거실, 욕실과 화장실로 구성된다. 철제 계단을 오르면 침대와 협탁으로만 구성된 침실이 나타난다.


4층 침실에서 출입문을 열고 바로 나갈 수 있는 테라스.


욕조와 세면대로 구성한 욕실. 멋스러운 황동 수전은 건축주가 외국에서 직접 구매했다.


외부 풍경이 보이는 주방. 벽과 천장, 계단, 주방 가구, 침구 등 내부 전체를 화이트로 통일해 심플하게 디자인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마포구
대지면적 ≫ 90.52㎡ (27.38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4층  
거주인원 ≫ 1명  
건축면적 ≫ 54.04㎡ (15.14평, 기존과 동일)  
연면적 ≫ 168.66㎡(51.02평)  
층별 면적 ≫ 지하 1층 : 41.08㎡ / 1층 : 41.08㎡ / 2층 : 41.78㎡ / 3층 : 35.81㎡(증축) / 4층 : 8.91㎡(증축)  
건폐율 ≫ 59.91%(기존과 동일)  
용적률 ≫ 141.44%(기존 87.49%)  
최고높이 ≫ 12.8m(기존 9.1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연와조(기존) + 철골조(증축부)  단열재 ≫ 경질우레탄보온판(증축부)  
외부마감재 ≫ 기존 외벽 - 기존 적벽돌 클리닝 / 증축 외벽·지붕 –금속복합패널  
내부마감재 ≫ 벽·천장 – 벤자민무어 스커프엑스 / 바닥 –티앤피 타일  욕실·주방 타일 ≫ 티앤피 타일, 건축주 해외구매 후 지급  
수전·욕실기기 ≫ 건축주 해외구매 후 지급   
주방 가구 ≫ 이케아 + 윤현상재 포세린 상판  
계단재·난간 ≫ 스틸 플레이트 위 도장  
현관문·방문 ≫ 제작  
데크재&외부계단 ≫ 티앤피 타일   
창호재 ≫ 이건창호 THK24 투명로이복층유리  
에너지원 ≫ 도시가스  
구조설계(내진) ≫ 이든구조  
시공 ≫ 예현에스디  
인테리어 ≫ 오브젝트아파트먼트 010-7730-6883  
설계·감리 ≫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070-5213-1611 www.o-oa.com




테라스에서 바라본 4층의 증축된 매스. 출입문 위에는 깊은 처마를 설치했다.


침실에서 계단을 향해 바라본 모습. 높은 지붕선과 계단 난간의 곧은 선이 어우러져 미학적 장면을 이룬다.


취재_ 조고은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1년 9월호 / Vol.270  www.uujj.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의 기사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복사, 배포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오니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연재
    더보기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