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루이비똥!"..흥보 자식들 외침에 '웃음 만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5일 개막한 국립창극단 '흥보전(展)' 1막의 한 장면.
사람들에게 친숙한 흥보와 놀부의 이야기가 세련된 무대 미술과 만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제목 또한 한 편의 전시 같은 무대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흥보전(傳)'이 아닌 '흥보전(展)'으로 정했다.
제비가 박씨를 물고 흥보 집으로 날아가는 장면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판소리 '흥보가'와 미디어아트의 만남
설치미술가 최정화 참여로 볼거리 '풍성'
익숙한 이야기, 세련된 포장으로 담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아이고, 내 새끼들도 최고급으로 예쁘고 멋지게 차려 입어야지.” “난 조르지오 알마니!” “난 에르메스, 톰 브라운, 루이비똥!”
지난 15일 개막한 국립창극단 ‘흥보전(展)’ 1막의 한 장면. 제비가 물어다준 씨앗이 자란 박에서 고운 비단이 나오자 무대 앞으로 쪼르르 줄지어선 흥보 자식들이 옷을 해달라며 명품 브랜드를 외친다. 흥보 자식 역을 맡은 객원 아역 배우들의 앙증맞은 연기에 객석에선 웃음이 만발한다.
‘흥보전’은 국립창극단이 9월 정식 재개관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신작이다. 창극의 독창적 성격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연출가 허규(1934~2000)의 유작 ‘흥보가’(1998)를 원작으로 삼아 연출가 김명곤이 극본과 연출을 맡고, 안숙선 명창이 작창을, 박승원 음악감독이 작곡과 음악을 담당했다.
사람들에게 친숙한 흥보와 놀부의 이야기가 세련된 무대 미술과 만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최정화가 무대미술을 총괄하는 시노그래퍼로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제목 또한 한 편의 전시 같은 무대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흥보전(傳)’이 아닌 ‘흥보전(展)’으로 정했다.
포장은 한층 세련되지만, 그 속에 담긴 알멩이는 판소리 ‘흥보가’에 충실하다. 김 연출은 판소리에 담긴 전통적 가치와 재미, 감동을 지켜내기 위해 원작의 줄거리는 최대한 유지하면서 제비나라와 같은 독창적인 상상력을 가미했다. 김 연출은 “판소리 ‘흥보가’가 고달픈 세상살이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욕망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이번 창극은 다양한 인간의 면면을 드러내며 한 번쯤 판타지를 꿈꾸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익숙한 이야기에 볼거리까지 갖춘 만큼 추석 연휴 기간 명절 분위기를 가득 느낄 만한 전통공연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다. 2막 놀부가 박을 켜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제비마녀들의 장면은 젠더감수성에 예민한 젊은 관객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다가갈 수도 있다. 이야기를 담은 포장이 지나치게 세련되다 보니 작품과 잘 녹아들지 못한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흥보전’은 오는 21일까지 공연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연봉 천만원 인상·자사주 달라"..삼성전자 노조 요구안 '논란'
- 김범수 개인회사 자녀들 퇴사…"인재양성으로 사업목적도 바꿀 것"
- "월 500만원 벌고 집 있는 남자"…39세女 요구에 커플매니저 '분노'
- "안전벨트 안 맸네?"…오픈카 굉음 후 여친 튕겨나갔다
- 개그맨 김종국 子, 사기 혐의 피소…"집 나가 의절한 상태"
- [단독]SK 이어 롯데도 중고차 `노크`…대기업 진출 현실화 임박
- "겸허히 받아들여"…프로포폴 실형 면한 하정우, 향후 행보는 [종합]
-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비트코인·테슬라로 막대한 수익 얻을 것"
- '尹 장모 대응문건' 의혹에 추미애 "대검이 장모 변호인 역할 한 셈"
- 文대통령, 퇴임 후 '캐스퍼' 탄다.. ‘광주형 일자리 SUV’ 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