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전통요리, 호텔급 잠자리.. 알프스 산장 가이드

글 사진 신준범 차장대우 입력 2021. 9. 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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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 정보] 그림같은 융프라우 산장들
트레킹으로 묀히요흐산장(3,657m)·파울호른산장(2,681m)
산악열차로 쉬니케플라테 산장호텔·그린델발트 피르스트 마운틴호텔·빅토리아 라우버호른 호텔
코로나는 여행 방식도 바꿔 놓았다. 알프스를 찾는 9할 이상의 한국 여행객들은 단체로 몰려와 빠르게 기념사진만 찍고 떠나기 바빴다. 제대로 산을 걷고 음미하기보다는 후다닥 기념사진 찍고 다음 여행지로 넘어가야 했다. 며칠간의 유럽 여행 후 “스위스 알프스 다녀왔고, 파리 에펠탑 보고 왔고, 이탈리아 베네치아 다녀왔고…”라는 자랑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이젠 양보다 질이 중요해졌다. 알프스를 스쳐 지나는 것이 아니라, 낮과 밤을 지내며 걷고 호흡하고 먹고 음미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알프스의 감미로운 비경이 아무렇지 않게 툭툭 펼쳐지는 꿈결 같은 숙소, 스위스 융프라우의 산장들을 소개한다.
빙하지대 설원을 따라 1.7㎞를 걸으면 닿는 묀히요흐산장. 사진 융프라우 철도
만년설산 아래에서 꿈같은 시간
묀히요흐산장(3,657m)
융프라우 3대 미봉美峰(아이거 뮌히 융프라우) 중 묀히와 융프라우 사이에 자리한 고산 알파인 산장이다. 묀히(4,107m)와 융프라우(4,158m)를 등반하는 이들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며, 여행객에겐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하는 특별한 장소다. 해발 3,657m 고지에 위치해 조망이 뛰어난 것이 특징. 융프라우와 피셔호른과 같은 명봉뿐만 아니라 알프스 최장의 빙하인 융프라우 알레치 빙하를 맘껏 감상할 수 있다.
해발 3,657m에 위치한 탓에 방문객은 고산 증세와 눈보라를 만날 수 있다.
산장까지는 1시간가량 만년설원을 걸어야 한다. 산장까지 가는 과정이 평생 추억이 되는 셈이다. 먼저 융프라우 산악철도의 정점인 융프라우요흐역(3,454m)에 올라서야 한다. 융프라우요흐에는 즐길 거리가 많다. 스핑크스 관측소 전망대에서는 알프스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크리스탈 레스토랑에서 알프스 설경을 바라보며 근사한 유럽식 식사를 맛볼 수 있다. 융프라우 VIP 패스를 이용하면 컵라면을 무료로 준다. 천혜의 경치를 즐기며 컵라면을 먹는 한국인 특유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다.
얼음궁전은 빙하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환상적인 기회다. 알파인 센세이션에서는 융프라우 지역의 역사를 관람할 수 있다. 독창적인 조형물과 불빛, 현지 음악이 더해져 융프라우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만년설원이 펼쳐진 동굴 밖으로 나가면 스키, 스노보드, 눈썰매 등 겨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융프라우요흐역에서 제설차가 닦아놓은 눈길을 따라 1.7km를 걸으면 산장에 닿는다. 열차로 급하게 고도를 높여서 올라온 탓에 약간의 어지러움증을 동반한 고소증세가 생길 수 있다. 천천히 걸어야 하며, 머리가 아플 때는 30초가량 멈춰 심호흡을 하면 회복된다. 외길이라 길찾기는 쉽다. 산장에서는 맥주와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스위스 음식을 판매한다.
스위스 치즈와 소시지, 달걀을 재료로 한 다양한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산장은 3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문을 연다. 하룻밤 숙박비는 60CHF(스위스 프랑·6만7,000원)이며, 저녁식사와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악천후에는 산장 접근이 어려울 수 있으며, 침낭을 준비해야 한다. 비용을 내고 전날 미리 주문할 경우 등반 중 먹을 샌드위치를 포장해 준다.
예약 moenchsjoch.ch/en
1830년부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파울호른 산장. 초기 모습 그대로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산장의 클래식한 경치
파울호른 산장
파울호른Faulhorn(2,681m) 정상에 자리한 산장으로 1830년에 지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정상의 산장이다. 산장 자체가 정상이기에 알프스 파노라마 경치가 화려한 것이 특징. 특히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2인실 2인 숙박료는 164CHF(약 20만 원)이며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2층 침대 형태의 단체 방인 도미토리 1인 이용료는 51CHF(약 6만5,000원)이며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이런 경치에서 맛없는 음식이 있을까.
고기, 빵, 치즈를 재료로 한 스위스 전통 요리를 제공하며 그린델발트에서 만든 와인과 맥주도 서비스한다. 휘르스트에서 걸어서 2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산행을 해야만 닿을 수 있는 산장인 것. 가바니Garbani 부부가 운영하는 가족형 산장이라 우리나라 스타일의 빠른 서비스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예약 faulhorn.ch/en
융프라우 연봉이 펼쳐진 테라스 테이블.
천국이 있다면 바로 여기!
쉬니케 플라테 산장호텔
죽기 전 꼭 하룻밤 보내야 할 장소를 몇 곳 뽑는다면,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산장호텔이다. 시설은 3성급이지만 경치는 과히 상업적인 별을 매기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아름답다. 최고로 꼽는 것은 융프라우 3대 미봉美峰이 한눈에 드는 황금비율의 경치가 펼쳐진다는 것.
알프스 조망 명소인 해발 1,967m의 쉬니케 플라테Schynige Platte는 차량으로 갈 수 없으며, 산악열차 혹은 도보로 오를 수 있다. 게다가 숙박 가능한 호텔이나 식당은 이곳이 유일하다. 최고 조망 명소의 유일한 숙소이니 단순히 시설이나 가격만으로 가성비를 논하기는 어렵다. 호텔보다는 산장에 가깝다.
스위스 전통 가정을 테마로 방을 꾸몄다.
과히 경치는 환상적이라 창문만 열어도 감탄이 나오지만, 오래된 만큼 최신 시설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스위스 전통을 객실에 담아, 방마다 독특한 개성이 있고 깨끗한 침구류와 경치를 보면서 즐기는 멋진 식사를 맛 볼 수 있다. 옥에 티는 화장실과 샤워실이 층마다 공동 사용이라는 것. 이런 소소한 불편만 감수할 수 있다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2인 1박 비용은 270CHF스위스프랑(약 34만 원)이다. 해발 2,000m에 육박하는 고산에 있어 5~10월까지만 영업한다. 경치가 좋은 방을 골라서 예약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창문을 열면 스위스의 깨끗한 풍경이 펼쳐진다.
빌더스빌Wilderswill에서 쉬니케플라테로 가는 열차는 1893년 개통한 융프라우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의 노선이다. 호텔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막차가 끊어지기 전에 빌더스빌로 내려가야 한다. 쉬니케 플라테 일원은 ‘천상 화원’이란 별명이 있는 곳이므로 주변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긴 산행의 출발점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휘르스트First까지 해발 1,000~2,700m를 넘나드는 16km의 장거리 산행이 가능하다.
예약 hotelschynigeplatte.ch
압도적인 험산 풍경이 맥주 안주가 된다.
아이거 연봉을 바라보며 스테이크를!
그린델발트 피르스트 마운틴호텔
경치 좋은 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피르스트First(2,168m)이다. 융프라우 철도와 곤돌라를 타고 오를 수 있어, 체력이 약한 사람도 편안히 오를 수 있는 경치 맛집이다. 그린델발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25분이면 닿는다. 피르스트에는 바닥이 유리로 된 전망대가 있어 기념사진 명소로 손꼽히며 바흐알프제호수Bachalpsee(2,265m)를 다녀오는 2시간 이내의 짧은 트레킹은 융프라우를 찾는 관광객에게 공식처럼 통용될 정도로 유명하다. 바흐알프제호수에서 산길을 오르면 파울호른에 닿는다.
피르스트의 명물인 전망대. 지붕이 보이는 건물이 그린델발트 피르스트 마운틴 호텔이다.
레스토랑을 겸한 마운틴호텔이 있으며, 2인실부터 가족방(6인실), 단체방(6~8인실), 도미토리(40인실)까지 다양한 숙소를 갖추고 있다. 숙박 가격도 54CHF(약 6만8,000원)에서 171CHF(약 22만 원) 다양하며,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300개 좌석이 마련된 숙소 앞 테라스에서 병풍처럼 펼쳐지는 아이거·묀히·융프라우 연봉과 그린델발트 빙하를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350석의 실내 식당도 운영한다.
예약 berggasthausfirst.ch
빅토리아 라우버호른 호텔 2인실 테라스에서 본 경치.
낭만적인 알프스 마을의 고풍스런 호텔
빅토리아 라우버호른 호텔
앞에서 소개한 숙소들이 알파인 산장, 즉 봄·여름·가을에만 문을 여는 높은 산에 자리한 산장이었다면, 이곳은 마을에 위치한 깔끔한 호텔이다. 전형적인 알프스 산간마을인 벵엔Wengen(1,247m)에 자리한 호텔인 것.
알프스의 낭만이 고스란히 담긴 작은 마을은 전기자동차와 일부 현지 차량 외에는 통행할 수 없는 무공해 마을이다. 마을 골목마다 환상적인 색감의 꽃으로 집 앞을 꾸며, 그저 동네를 걷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낸다. 이곳 사람들은 관광객들에게 예쁜 꽃으로 치장한 집을 보여 주는 것을 의무이자 즐거움으로 여긴다.
꽃으로 장식한 정원은 빅토리아 라우버호른 호텔Victoria-Lauberhorn도 마찬가지이다. 세월의 흔적이 깃들었지만 아기자기한 정원은 낭만이 있다. 객실에서는 테라스 밖으로 융프라우가 흰 드레스를 펼친 듯 웅장한 산세가 그대로 드러난다. 테라스 풍경만으로도 마음을 사로잡는 것.
벵엔 마을을 지나는 융프라우 철도.
호텔은 융프라우 열차로만 올 수 있으며, 인터라켄 동역과 라우터브룬넨역을 거쳐 벵엔에 닿는다. 벵엔은 트레킹과 레포츠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며, 여기서 케이블카를 타고 멘리헨에 올라 클라이네샤이데크까지 트레킹을 할 수 있고 산악자전거 기점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서 이용료를 받고 산악자전거를 대여해 주며, 레스토랑도 운영한다. 2인 기준 1실 이용료는 208CHF(약 26만 원)이다.
예약 arenasresorts.com/en/wengen
융프라우 철도 이용 꿀팁
융프라우 철도와 곤돌라를 탑승해야 이곳 산장들을 이용할 수 있다. 철도 노선과 여행 정보는 융프라우 철도 한국 지사인 동신항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모든 융프라우 철도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VIP패스는 1일권이 180CHF이며, 이용 기간이 추가될 때마다 20CHF씩 올라 6일권은 280CHF이다. 동신항운 홈페이지에서 할인쿠폰을 다운 받을 수 있다. www.jungfrau.co.kr

본 기사는 월간산 9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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