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세계은행 시절 '中 기업환경평가 순위 올려라' 압력"

박수현 기자 입력 2021. 9. 17. 11:11 수정 2021. 9. 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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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WB) 고위급 인사들이 과거 중국의 기업환경평가 점수를 높게 주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로이터 등은 16일(현지 시각) 법무법인 윌머헤일이 WB 윤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게오르기에바 당시 WB 최고운영자(CEO) 등이 2018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8)에서 중국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과도한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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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WB) 고위급 인사들이 과거 중국의 기업환경평가 점수를 높게 주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특히 압력을 행사한 인사로 거론된 인물 중에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김용 당시 WB 총재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연합뉴스

로이터 등은 16일(현지 시각) 법무법인 윌머헤일이 WB 윤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게오르기에바 당시 WB 최고운영자(CEO) 등이 2018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8)에서 중국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과도한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윌머헤일은 보고서에서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CEO를 역임할 당시 중국의 데이터 수치를 구체적으로 변경하고 순위를 올리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대만과 홍콩의 수치를 본토 순위에 통합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

김 전 총재의 경우, WB 직원들에게 기업환경평가에서 중국에 유리하도록 점수를 책정하는 방법을 변경하라고 직·간접적으로 압박했다고 전했다.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는 각국의 규제 및 법적 환경, 창업 용이성, 자금 조달, 인프라 및 기타 비즈니스 환경 측정을 기준으로 국가 순위를 매긴다. 2017년 10월에 발표된 2018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의 순위는 데이터 수치가 변경된 뒤 초안보다 7단계 상승한 78위를 기록했다.

윌머헤일은 WB 고위급 인사들의 압력 행사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WB는 2018년 회원국을 대상으로 130억달러(약 15조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중국은 비교적 많은 금액을 납입해 지분율이 4.68%에서 6.01%로 올랐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총재는 아직까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다트머스대 총장 시절이던 2011년 10월 부인 임연숙씨와 함께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초대 만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

중국 외에도 국가 순위를 바꾸려는 압력이 가해진 정황은 또 있었다. 윌머헤일은 2019년에 발표된 2020 기업환경평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아제르바이잔의 순위가 압력에 의해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WB 총재 등이 이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라 라마나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보고서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우리가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국제 금융 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WB와 IMF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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