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야기에 집중하면 심장이 반응한다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면 심장 박동수가 사람들 사이에서 동기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셀 리포츠 제공.

라이브 공연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대체로 음악의 비트 또는 이야기 전개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심장 박동수가 유사한 패턴으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파리뇌연구소와 미국 시티칼리지오브뉴욕 연구진은 상호작용이나 물리적으로 같은 장소에 존재하지 않는 환경에서 이야기에 집중해 듣는 것만으로 심박수가 동기화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14일자(현지시간)에 공개했다. 뇌의 신호에 따라 심장이 반응하는 것으로 뇌와 인체 각 부위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연구를 주도한 루카스 파라 시티칼리지오브뉴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들끼리 신체 기능을 동기화하는 현상이 훨씬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의 심박수가 동기화하는 데 뇌의 인지력과 주의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4종류의 실험을 연속으로 진행했다. 먼저 실험 참가자에게 ‘해저 2만리’를 오디오북으로 들려주고 심전도를 측정한 결과 이야기에서 일어난 사건에 따라 심박수가 동기화됐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감정 변화가 크지 않은 짧은 교육용 비디오를 보여준 뒤 재차 보여주면서 머리로 숫자를 거꾸로 세도록 하자 심박수 동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의력이 심박수 동기화에 중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세 번째 실험에서 짧은 동화를 들려주면서 한 그룹은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그룹은 주의를 산만하게 했더니 집중한 그룹에서 심박수 동기화가 잘 이뤄지면서 동화 속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실험에서 첫 번째 실험과 동일한 실험을 의식에 장애가 있는 환자가 포함된 참가자를 대상으로 했더니 예상대로 환자들은 심박수 동기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자코보 시트 파리뇌연구소 연구원은 “뇌의 신호에 심장이 반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뇌와 인체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