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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영 작가 개인전 '공간의 온도' ..실재와 가상의 사이

장재선 기자 입력 2021. 09. 17. 14:00 수정 2021. 09. 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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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시지각적 체험들을 환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공간에 들어갈 때 제한을 받는 요즘, 제 작업의 따스한 컬러와 빛의 느낌이 온기를 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차원으로 인식되는 선(線)을 평면이 아닌 3차원적 실제 공간에 제시함으로써 관람자가 드로잉 속을 거니는 듯한 공간 체험을 하도록 이끄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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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치·회화 장르가 섞인 이설영 작가의 작품들은 실재와 가상 이미지의 시지각적 착각을 체험하게 해 준다. 산지갤러리 제공

서초동 산지갤러리 10월 3일까지

사진·설치·회화가 섞인 18점 전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시지각적 체험들을 환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공간에 들어갈 때 제한을 받는 요즘, 제 작업의 따스한 컬러와 빛의 느낌이 온기를 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설영 작가는 개인전 ‘Temperature of Space’에 대한 소망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서울 서초동 산지갤러리에서 오는 10월 3일까지 전시를 열고, 사진·설치·회화가 혼재한 작품 18점을 선보인다.

이 작가는 지난 2009년 이화여대 회화·판화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첫 개인전을 연 2013년부터 꾸준하게 일상 현실 속에 가상 공간을 덧입힌 작품들을 내놓으며 미술계에 자신만의 자리를 구축해가고 있다.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융합해 평면과 입체, 현실과 이미지가 섞인 공간을 작품화하고 있다. 관람객으로 하여금 독특한 시지각(視知覺) 체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이 시도해 온 연작들을 두루 전시했다. ‘The Space - Photo Drawing’ 연작 9점, ‘My Artwork Box’ 연작 2점, ‘Moving Drawing’ 연작 5점 등이다. 드로잉 작품 2점도 볼 수 있다.

‘The Space - Photo Drawing’ 연작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진 작업인데, 마치 회화처럼 보이는 시각적 착각을 일으킨다. 실제 공간과 사물 모서리에 라인테이프를 부착한 후 이를 촬영한 것으로, 작은 트릭을 통해 2차원과 3차원, 실제와 이미지의 미묘한 간극을 보여준다. 결과는 한 장의 사진으로 나타나지만, 장시간의 설치작업 과정이 녹아 있다.

‘Moving Drawing’ 연작은 실제 사물을 페인트로 채색하고 그 모서리에 외곽선을 그려 넣은 후 전시 공간에 배치한 것이다. 회화와 입체 설치 작업이 함께하는 ‘드로잉 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평면과 입체 사이에 실재하는 사물들은 그것들이 점유하는 물리적 공간과 호흡하고, 관람자와의 관계 속에서 해석된다.

‘My Artwork Box’ 연작은 사진이나 드로잉 조각 등을 회화로 재현한 작업이다. 관람객은 그림으로 재현된 것들을 실재하는 전시 공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전시 공간 모서리에 라인테이프를 부착할 수도 있다. 2차원으로 인식되는 선(線)을 평면이 아닌 3차원적 실제 공간에 제시함으로써 관람자가 드로잉 속을 거니는 듯한 공간 체험을 하도록 이끄는 작업이다.

이 작가는 “현대사회는 현실과 이미지, 실재와 가상이 혼재돼 있으며 우리는 그사이를 자연스레 오가며 살아간다”며 “이처럼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일루전들의 시지각적 현상들과 그 체험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시지각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공존하는 공간들을 경험하는 것이 ‘이미지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체성과 연결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작가는 어느 누구와도 차별된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자신의 작품을 이루는 세계관을 분명한 언어로 설명한다. 이런 점은 한국 미술계에 현존하는 거장인 박서보, 이우환 등이 당대와 소통하는 방식이다. 젊은 작가인 그가 향후 자신의 예술 온도를 대중과 맞추며 한국 미술계의 미래를 짊어지는 거목으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그는 “앞으로 연필과 색연필, 라인테이프 등을 이용한 비교적 가벼운 드로잉을 하거나 우드록이나 폼보드를 이용한 미니어처 제작을 시도해보겠다”고 했다. 회화와 사진, 평면과 입체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중첩된 다차원적 공간을 지속적으로 천착하며 ‘본다’는 것에 대한 시지각의 문제를 성찰하기 위해서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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