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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칼로리 코카콜라가 세계를 지배한 비법

전지현 입력 2021. 09. 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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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비밀 / 어맨다 시아폰 지음 / 이지민 옮김 / 성안당 펴냄 / 2만2000원
1886년 코카콜라를 발명한 존 펨버턴은 두뇌 강장제이자 두통, 신경통, 우울증 등 온갖 신경장애를 치유하는 약으로 홍보했다. 당시 광고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강력한 효능은 라틴아메리카 코카 잎과 아프리카 콜라 열매에서 비롯된다. 혹사당하는 공장 조립라인 노동자와 사무직 종사자의 질병을 완화시켜 주는 음료라고 홍보했다. 사람들은 카페인과 코카인 추출물, 다량의 설탕이 혼합된 탄산음료인 코카콜라를 마시면 원기가 회복되는 느낌을 받았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코카콜라사는 미국 외 지역을 원자재 생산지뿐 아니라 소비시장으로 설정하고 홍보 전략을 세웠다.

우선 미국 점령지와 새로운 식민지, 무역 상대국에 주목했다. 1906년 쿠바와 파나마에 최초로 해외 보틀링 공장을 세웠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푸에르토리코, 하와이, 필리핀, 괌에도 공장을 지었다. 1928년 이후 카리브해 지역과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안티과섬, 버뮤다제도, 콜롬비아,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아이티, 온두라스, 멕시코, 베네수엘라, 유럽에서는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아시아에서는 미얀마와 중국이 포함됐다.

지역적이고 독립적인 프랜차이즈 보틀러 시스템을 통한 생산으로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급성장했다. 보틀링 업체는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청량음료 원액을 구매하고 음료를 생산해 코카콜라 상표를 붙여 판매할 수 있는 독점권을 받았다. 보틀링 업체가 세부 사항을 어길 경우 언제든 계약 파기도 가능해 코카콜라사는 이들 기업들을 소유하지 않고도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945년 7월 55개 국가 대표가 새로운 세계 질서를 유지해줄 초국가적 단체인 국제연합(유엔)을 창설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모였을 때 제임스 알로이시오 짐 팔리 코카콜라 엑스포트 회장은 이들이 묵는 호텔에 머물렀다. 팔리 회장은 국가원수와 외무부 장관 등 각국 대표를 위한 만찬과 파티를 주최해 와인과 코카콜라, 식사를 무료 제공하면서 환심을 샀다. 코카콜라사는 미국의 국제 영향력이라는 물결을 타고 전후 급성장했으며 수입의 75%를 외국에서 창출하게 됐다.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은 욕망을 정당화하기 위해 본사의 산업 전략, 기술 경험, 마케팅으로 프랜차이즈가 이득을 봤다고 홍보했다. 현지 근로자를 고용하고 현지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등 현지 산업에 뿌리내렸다고 주장했다.

고칼로리 청량음료가 공격을 받자 영양학 연구에 자금을 댔으며 건강 산업 종사자와 유색인종 지역을 대변하는 단체를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상당 금액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투자했으며 비만에 자유로운 칼로리 제로 콜라를 생산해 이미지를 상쇄했다. 그 덕분에 브랜드 평가 기관인 인터브랜드가 2000년 전 세계 브랜드 가치 순위를 매기기 시작한 이래로 12차례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 자본주의 문화사학자 어맨다 시아폰의 저서 '브랜드의 비밀'은 코카콜라라는 기업 역사를 통해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의 변화 과정을 담아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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